'2009/04'에 해당되는 글 43

  1. 2009/04/30 울지 마라, 노무현 27
  2. 2009/04/29 영화 <더 리더>, 깨우친다는 것에 대하여 13
  3. 2009/04/28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 41
  4. 2009/04/27 비트겐슈타인의 <비망록> 중에서 7
  5. 2009/04/26 정치인 박찬종과 가짜 미네르바 논란 70
  6. 2009/04/25 조선일보 방사장과 장자연 문건의 관계는? 21
  7. 2009/04/24 진중권과 촘스키, 그들이 사는 법 150
  8. 2009/04/23 강유원의 웃기는 강의, 억울하면 출세하라 29
  9. 2009/04/22 노무현과 왕의 목을 치지 못한 사람들 44
  10. 2009/04/21 노무현,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30
  11. 2009/04/21 미네르바 사건의 재구성, 그리고 게임의 법칙 100
  12. 2009/04/20 미네르바 무죄선고, 어떻게 볼 것인가 56
  13. 2009/04/20 누가 노무현을 무릎 꿇리려 하는가 14
  14. 2009/04/19 김보슬, 조선일보에 소송 검토하겠다 14
  15. 2009/04/18 노무현, 까라는 건 안 까고.. 웬 신파는 -_ 29
  16. 2009/04/17 김보슬과 결혼? 니들은 기자도 언론도 아니다 104
  17. 2009/04/17 철부지 진중권, 새색시의 손목 수갑에 미치다 83
  18. 2009/04/16 김태동,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보냈나? 63
  19. 2009/04/16 신경민 앵커, 클로징멘트 하지 말라는 거냐? 87
  20. 2009/04/15 신경민 클로징멘트, 함량미달의 마스터베이션 180
  21. 2009/04/14 노무현과 박연차, 진실게임의 끝은 어디인가 20
  22. 2009/04/13 신경민 앵커 교체, 당연한 결정이다 224
  23. 2009/04/12 노무현, 루비콘 강을 건너다 29
  24. 2009/04/12 박찬종, 노무현 동지께 드리는 글 2
  25. 2009/04/12 오마이뉴스, 따옴표 언론과 증오 바이러스 95
  26. 2009/04/11 조선일보, 장자연리스트 이종걸·이정희 고소 32
  27. 2009/04/11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11
  28. 2009/04/10 안희정, 박연차 상품권 5천만원 받았다고? 14
  29. 2009/04/10 오픈캐스트, 하민혁의 민주통신 발행하다 23
  30. 2009/04/09 노무현,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 8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금 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도착했습니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다음에 하죠."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기 직전, 현재 심정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통이 밝힌 짤막한 답변입니다. 짧은 답변을 하는 노통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해보입니다. 카메라워크 때문이 아니라면 살짝 울먹이는 듯한 기미까지가 읽힙니다. 

노통이 봉하 사저를 나설 때의 상황을 전하는 뉴스를 듣보다보니, 노통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노통이 집을 나설 때 눈물을 흘린 모양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막 나왔을 때는 여유로운 모습이었으나 취재진들 앞에서 심정을 말할 때는 감회에 젖은 듯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다. 부인 권양숙씨는 노 전 대통령을 배웅하다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 ··· 571.html

그래서 하는 말인데,
노통께서는 찌질하게 눈물 좀 보이지 마시라.


노무현의 눈물

울지 마라, 노무현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노통은 오늘과 비슷한 상황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대선전이 한창일 때 '노무현 지지'를 천명하고 창당한 개혁국민정당의 창당대회장에서입니다.

이를 두고 노무현의 그 눈물이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술책에서 나온 가짜 눈물이었다는 등의 얘기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노무현의 저 눈물은 가짜가 아니었습니다.

무튼, 그래서입니다. 그때는 아직 후보자 신분이었으니 그렇다 쳐도, 지금은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지낸 신분입니다. 그런 이가 자신의 감정 하나 컨트롤하지 못 하고 공공연히 눈물 찔찔 짠다면, 그 모습을 보는 일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구차할 것같아서입니다.

당당하세요.






2009/04/30 14:02 2009/04/30 14:02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오랜만에 본 영화다. 아니, 영화는 그동안에도 더러 보긴 했지만 리뷰를 남기는 게 오랜만이다. 그만큼 인상에 남는 영화가 없었다는 의미일 터다.

이 영화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더 리더

영화 <더 리더>


영화 <더 리더>는 우선 장르상으로 다양한 층위를 갖고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을 지배하는 청춘의 한 시기를 짚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성장 영화이면서,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파격적인 노출신에 담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물이고, 한 개인의 행적을 통해 그의 내면 깊숙히 자리한 비밀을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종의 미스테리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또한 역사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혹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거대 담론으로서의 역사, 곧 한 시대와 그 사회를 통째로 굴려가는 거대한 수레바퀴로서의 역사와 그 역사의 수레바퀴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견뎌가야 하는 한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역사를 영화는 그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은 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것은 '깨우침'이다.

영화는 청소년기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대해 혹은 세상을 더 할 수 없이 푸르고 빛나도록 하는 사랑에 대해, 어른이 되어가면서 맞닥뜨리는 현실적인 좌절과 새로운 희망에 관해, 역사를 만들어가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 '깨우친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있다. 늘 약간씩은 때늦은 후회로.

영화를 보고난 다음 가슴이 아리거나 먹먹해오는 건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관객 스스로도 늘 그렇게 세상을 때늦게 깨우쳐간다는 데서 오는.  


더 리더

더 리더




<덧붙이는글> 영화의 부제가 '책 읽어주는 남자'다. 원제에도 이같은 부제가 붙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부제는 영화랑은 전혀 겉도는 부제가 아닌가싶다.
<덧2> 아, 중요한 얘기를 빼먹었다. 이 영화 아직 아니 보신 분은 함 보시기 바란다. 추천한다는 뜻이고, 봐서 후회하지 않을 영화라는 얘기다. 한나역을 맡은 케이트 윈슬렛이 참 이쁘게 나온다.
 
2009/04/29 15:43 2009/04/29 15:43
이 블로그에는 하민혁의 연락처가 나와 있다. 이메일 주소, 메신저 주소가 다 공개되어 있다. 전화번호도 당근 공개되어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이 직접적으로 통할 수 있는 창구를 두고 굳이 멀리까지 우회하여 메시지를 전하는 친구들이 있다. 애써 회사 관계자나 지인 등에게 전화를 하는 친구들이다.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


그런 친구들이 요즘 자주 전하는 메시지가 저 말이란다.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

회사 관계자나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무튼 이 친구들이 회사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건 다음 다짜고짜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라고 한댄다. 

전에는 뭐라고 한참 하민혁에 대한 비난을 퍼붓더니(회사 관계자에게는 주로 회사에서 짤르라는 말이고, 지인들에게는 하민혁이 나쁜 넘이다고 욕하고 하더니) 요즘은 그런 것도 없단다. 그냥 저 말만 하고는 끊어버린단다. 그것도 공중전화를 이용해서(소심하기는.. -_-) 그렇게 말한댄다.  

"블로그에 글 썼다고 안티 당하는 건 아마 선배가 유일할 겁니다."
방금 전에 전화를 받았다는 친구 하나가 농반 빈정거림 반 섞어서 비릿하게 던지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딴은 그렇다. 맞는 말이라는 얘기다. 도대체 변방의 블로거 하나가 블로그에 글 몇 개 썼다고 오프에서까지 욕을 먹는다는 건 내가 듣보기로도 금시초문이다.

당근 반성해야 할 일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일 없다는 말이 있다. 내가 뭔가 저 친구들한테 아픔을 준 게 있으니 그렇게 애써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입수하고 공중전화까지 찾아가서 전화를 했을 일이다. 그런 점에서 반성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까지 이 블로그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댓글을 달았을까싶기도 하다. 그리고 나와의 소통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다른 이에게 하소연하는 길을 택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역시 반성하고 또 반성할 일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보다 몇 배는 더 친절하게 답을 해드리겠다. 그러니 지인들에게 전화하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특히 회사로 전화하는 건 안습 그 자체다. 그것도 새파랗게 어린 친구한테까지 그러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무엇보다 쪽 팔린다).

그래서다. 앞으로는 애써 전화할 필요 없다.
그대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내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신 전한다. 그러니 이제 그만 두시라.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보세요~"


하민혁

블로거 하민혁의 하루




  
<덧붙이는글> 구글에서 '하민혁'을 쳐봤다. 도아산성 쌓은 친구 글부터 시작해서 가관이 아니다. 나도 모르는 하민혁이의 비화 내지는 일대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참 할 일 없는 친구들이다. -_ 
 
2009/04/28 14:23 2009/04/28 14:23

1.
나의 이상은 어떤 냉철함이다. 열정을 위한 장소는 제공하되 그 열정에는 관여치 않는 하나의 신전과도 같은.

1.
장황한 서문의 위험성 : 한 권의 책이 갖는 정신이란 그 책 자체에서 드러나야 하는 것이지,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1.
비록 어떤 사람이 시대를 앞서간다고 할지라도, 시대는 언제고 그를 따라잡기 마련이다.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


1.
나의 책이 오직 작은 모임의 사람들을 위해서만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경우, 그것은 내가 이 모임을 인류의 엘리트로 믿고 있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것 보다는 이 모임이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낫거나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나의 문화적 환경, 다시말해 내게 낯선 사람들에 반대되는 나의 동료 시민들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1.
재능이란 새로운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 하지만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 이 원천은 그 가치를 상실한다.

1.
자신이 다만 정신에 의해 부풀려진 속빈 튜브처럼 보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1.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서 기꺼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경우, 사람은 누구나 다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어떤 사람도 부상 당한 개와 마주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상처를 입힌 사람에게 친구로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끈기있고 관대하게 그를 피하는 것이 훨씬 쉬운 노릇이다.

1.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선량한 기질 뿐만 아니라 대단한 요령 또한 지니고 있어야 한다.

1.
자신이 성취한 것이 자기 자신에게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하여 의미를 가질 수는 없다. 거기에 들인 비용이 얼마이건 간에 사람들은 그만큼의 값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1.
멀리 있는 지역의 굉장한 대상들 사이를 유랑하는 일은 얼마나 쉬우며, 바로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그 유일한 대상을 붙잡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1.
오늘날 철학을 가르치는 사람은 학생의 기호에 맞출 목적이 아니라 그 기호를 변화시킬 목적으로 자신의 학생을 위한 음식을 내어놓는다.

1.
나는 다만 나의 독자가 그 자신의 사고가 지닌 그 모든 결함을 보고 그리하여 그것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

1.
참회란 새로운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1.
코페르니쿠스나 다아윈 같은 사람이 실제로 이룩한 업적은 참된 이론의 발견이 아니라 풍부한 새로운 관점의 발견이었다.

1.
다른 사람의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을 희롱하지 말아라! (독문확인요함)

1.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 - 예술에서 그만큼 좋은 어떤 것을 말하기는 어렵다.

1.
모든 사람들처럼 나의 사고에는 이전의 내 (시들어버린) 관념들의 말라붙은 잔여물들이 남아 있다.

1.
희생을 감수한 사람이 자신의 그 희생에 우쭐해 한다면, 그 사람과 그 희생은 저주를 받게 될 것이다.

1.
오만이라는 마음 속의 거대한 집은 철거되어야 한다. 그것은 엄청나게 힘든 작업이다.

1.
때로는 채 익기 전에 나무에서 떨어지는 관념들도 있다.

1.
철학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계속하여 자세를 바꾸는 일이다. 한 쪽 다리로 너무 오래 서 있는 바람에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는 높은 산을 등정하는 사람이 짬짬이 뒷걸음질을 함으로써 원기를 회복하고 몇몇 다른 근육들을 풀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1.
어떤 사람도 자신이 쓰레기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는 경우, 그것이 비록 어떤 의미에서는 참일 수 있다고 하드라도, 이 말은 그 자신이 바로 거기에 영향을 받는 그런 어떤 진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이것이 진리라고 한다면 그는 미쳐버리거나 그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 터이다.

1.
자기를 기만하지 않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아무것도 없다.

1.
철학에서의 승자는 가장 천천히 달릴 수 있는 자이다. 혹은 마지막으로 경주에 참가하는 자이다.

1.
질투는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말해 질투에 고유한 색깔은 깊이 착색되어 있지 않으며, 보다 깊은 곳에는 열정이 다른 색깔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물론 질투가 열정보다 덜 실제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1.
천재에게 다른 정직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빛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천재는 이러한 빛을 연소점으로 모을 수 있는 특별한 종류의 렌즈를 지니고 있다.

1.
그 자신이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에 있다면, 어떤 사람도 진리를 말할 수는 없다. 진리를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러나 그가 아직 충분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한 때문은 아니다.
진리란 이미 그것을 깨달은 사람에 의해서만 언급될 수 있을 뿐이며, 여전히 거짓 안에 살고 있거나 거짓에서 벗어나 어쩌다 한번 거기에 이른 사람에 의해서는 이야기될 수 없는 것이다.

1.
승리의 월계관을 쓰는 순간 휴식에 빠지는 것은 눈보라 속을 걷는 중에 휴식을 취하는 것만큼이나 위험스러운 일이다. 꾸벅꾸벅 졸다가 잠이 들면 그대로 죽게 되는 것이다.

1.
소망이란 공허한 것이다. 소망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는, 예쁜 공책을 가진 사람이 가능한 한 그것을 빨리 써서 채워 놓으려는 소망에 몸 달아 하고 있는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가 이러한 소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시말해, 그가 그것을 소망하는 것은 그런 행위가 자신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은 아니며, 그것은 다만 자신에게 익숙한 어떤 것에서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은 갈망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그가 거기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는 다시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며, 그런 전체적인 일은 여전히 반복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1.
나는 마치 어설픈 기수가 말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그렇게 삶에 걸터앉아 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곧장 내던져지지 않고 있는 것은 순전히 말의 좋은 품성 덕분이다.

1.
내게 만일 독창성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씨앗에서라가 아니라 토양에서 비롯된 독창성일 것이다. (어쩌면 내게는 내 자신에게 고유한 씨앗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씨앗이 나의 토양에 뿌려지는 경우, 그것은 다른 토양에서와는 달리 자라나게 될 것이다...

1.
용기는 언제나 독창적이다.

1.
오늘날의 사람들은 과학자란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고, 시인이나 음악가는 기쁨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들은 시인이나 음악가가 뭔가를 가르칠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1.
천재란 용감하게 발휘된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1.
찬미 받기 보다는 사랑 받기 위해 노력하라.

1.
찬미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극복된 공포이며, 삶을 영위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만드는 것 역시 극복된 공포이다. 용기 -- 영리함이나 심지어는 영감 따위가 아니라, 바로 이 용기가 하나의 거대한 나무를 있게 하는 그 씨앗인 것이다.

1.
바로 눈 앞에 있는 올바른 것을 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1.
어떤 것에 대해서도 변명하지 말고, 어떤 것도 빠뜨리지 말며, 실제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보고 말하되, 오직 사실에 새로운 빛을 주는 그런 어떤 것을 보아야 한다.

1.
가장 큰 어리석음이 매우 현명한 것일 수도 있다.

1.
끊임없이 '왜'라고 묻고 있는 사람들은, 건물 앞에 서서 여행 안내서를 들여다 보며 그것이 축조된 역사 따위를 읽기에 바빠 정작 그 건물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마는 관광객들과 비슷하다.

1.
누군가의 사랑을 이미 받고 있는 경우라면 그 사랑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크다고 할 수 없겠지만, 값을 치르고서 사랑을 사야 하는 경우라면 거기에는 어떤 희생도 크다고 할 수 있다.

1.
과학자들이 쓴 인기있는 과학 책들은 힘든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 정상에 서서 휴식을 취하면서 씌어진 것들이다.

1.
깊은 잠과 얕은 잠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과 꼭 마찬가지 방식으로, 사상에도 저 아래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사상과 그저 표면에서 요란을 떨어대는 그런 사상이 있다.

1.
씨앗을 땅 속에서 굳이 끌어낼 필요는 없다. 사람은 다만 거기에 온기와 수분과 빛을 공급해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그 씨앗은 틀림없이 자라게 된다. 그것을 섣불리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
어떤 사람이 안쪽으로 문이 열리는 방에 있으면서 그 문을 잡아 당길 생각은 하지 않고 밀기만 한다면, 잠기지 않은 방에 있으면서도 그는 갇혀 있는 셈이 될 것이다.

1.
말은 곧 행위이다.

1.
매우 불행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길 자격이 있는 법이다.

1.
어떤 사람이 죽은 후에는 우호적인 관점에서 그의 삶을 보게 된다. 그의 삶은 안개로 원만해진 윤곽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에게 있어 원만한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삶은 들쭉날쭉하고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에게는 어떤 화해도 없었다. 그의 삶은 쓸쓸하고 비참한 것이었다.

1.
그것은 마치 길을 잃은 사람이 누군가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물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는 그렇게 해 주겠노라고 말하고는 아주 평탄한 길을 함께 동행한다. 그리고 그 길이 끝나는 곳에서 그가 멈춰서며 말한다. "이제 당신은 다만 여기서부터 집으로 가는 길을 찾기만 하면 됩니다."

1.
인간은 자기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잘 알아볼 수 있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는 잘 알아보지 못한다.

1.
깊이 내려가기 위해 굳이 멀리까지 여행을 할 필요는 없다. 가장 직접적이고 친숙한 환경을 떠날 필요가 없는 것이다.

1.
사람들이 때로 멍청한 짓거리를 하지 않는다면, 이지적인 어떤 작업이 행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1.
투우에서 황소는 비극의 영웅이다. 황소는 처음에 고통으로 미쳐버리고 그런 다음 느리고 무서운 죽음을 겪게 되는 것이다.

영웅은 죽음을 직시한다. 단지 죽음에 관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적인 죽음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다. 어떤 위기에서 당당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무대에서 영웅의 역할을 잘 연기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죽음 그 자체를 직시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배우란 많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자신도 결국에 가서는 하나의 인간으로써 죽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1.
삶이 견디기 어렵게 되면, 우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변혁을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변혁인 우리 자신의 태도 내에서의 변혁은 마음 속에 거의 떠오르지조차 않으며, 또한 그런 결심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1.
지혜는 전적으로 차거운 것이다. 그리고 차거운 상태에서는 철을 제련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차거운 지혜로써 삶을 바로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혜는 냉정하다. 반면에 믿음은 하나의 열정이다.

종교란 이를테면 가장 깊은 바닷속의 고요한 밑바닥이다. 그곳은 수면의 파도가 아무리 높아도 고요함을 유지한다.

1.
지혜란 차거우며 그만큼 어리석은 것이다. 이와는 달리 믿음은 열정이다... 지혜는 사람에게서 삶을 은폐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지혜는 차거운 회색 재와 같아서 빨갛게 타고 있는 불을 덮어버린다.

1.
우리는 근본에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잊고 있다. 우리는 의문 부호를 충분할 정도로 깊이 던지지 않는다.

1.
"지혜는 회색이다." 삶과 종교는 그러나 색으로 가득차 있다.

1.
나라의 좋지 않은 살림살이가 가족의 살림살이를 좋지 않게 하는 법이다. 항상 파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 노동자 또한 자기 자식들이 질서를 존중하도록 기를 수는 없을 것이다.

1.
삶이란 산등성이를 따라 나있는 작은 길과 같다. 길의 좌우에는 미끄러운 비탈이 있으며, 사람들은 그 어느 한쪽으로 자신을 주체하지도 못하는 채 곧장 미끄러져 내려가게 된다.

1.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가 어렵다.

1.
삶의 문제들은 피상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오직 심층적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피상적인 차원에서는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1.
일을 하고 있을 때, "이제 그만 끝내도록 하자"고 말하는 것은 인간의 신체적인 욕구이다. 철학을 할 때는 이러한 신체적인 욕구를 무릅쓰면서도 생각을 계속해야 하는 경우가 끊임없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 때문에 철학하는 일이 그토록 힘이 드는 것이다.

철학자들이 다루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그들보다 훨씬 더 미칠듯이 생각하는 것 뿐이다.

1.
사람은 자신이 가진 스타일상의 결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자신이 지닌 용모상의 추함을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1.
영리함의 메마른 고지에 머물러 있지 말고, 어리석음의 푸른 계곡으로 내려가라.

1.
독자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독자에게 맡겨 두라.

1.
야망(명예Ehrgeiz)은 곧 사유의 죽음이다.

1.
씨를 뿌리는 비평(Bemerkungen)이 있는가 하면 거두어 들이는 비평이 있다.

1.
뭔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마치 모르고 있는 듯이 행동하기란 어렵다.

1.
평범한 작가는 거칠고 부정확한 표현을 너무 빨리 정확한 것으로 대체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그 자신이 애초에 지녔던 독창적인 생각을 죽이는 일에 다름 아니다. 그 생각은 적어도 그때까지는 아직 살아 있는 어린 나무였지만, 이제 그것은 시들어서 더 이상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그것은 차라리 쓰레기 더미 위에 던져버리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랬더라면 그 비참한 어린 나무는 그나마 어떤 가치를 지닐 수가 있었을 것이다.

1.
걱정이란 병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며, 거기에 반기를 드는 것은 가장 나쁜 태도이다.

1.
철학자들은 서로에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 "느긋하게 하시지요!"

1.
사람들이 유머에 관한 동일한 감각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서로에게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어떤 풍속 중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공을 던지면 상대방은 그 공을 잡아서 다시 되던져야 하는 게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 공을 되던지지 않고 자기 주머니 속에 집어넣어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1.
문화란 하나의 관례(Ordensregel)이다. 혹은 적어도 관례를 전제한다.

1.
한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속해 있는 문화 또한 좋아해야 한다. 거기에 무관심하거나 혐오감이 든다면 그에 대한 찬미는 곧 식기 마련이다.

1.
말에 그 의미를 주는 것은 실천이다.

1.
한 세대는 다른 하나의 세대를 오해한다. 그런데 어린 세대는 자기 나름대로의 밉상스런 방식으로 모든 세대를 오해한다.

1.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은 사랑이다.





 

<덧붙이는글> 이 글을 올린 27일에 네이버의 오늘의 역사인물에 비트겐슈타인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글은 이날 거의 비몽사몽으로 하루를 보낸 다음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비밀글로 올려둔 글이었습니다. 자정이 되기 전에 일어나서 글을 하나 쓴다는 생각이었지만, 만에 하나 혹시라도 제 시각에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예비적으로 작성해둔 거였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그 약속 때문입니다. 무튼, 결국 제 시각에 일어나지 못 했습니다. 새로운 글은 당근 쓰지 못 했고 비밀글로 묶어둔 이 글이 4월 27일의 글이 되었습니다.
사실 비트겐슈타인에 대해서는 살짝 할 얘기도 좀 있고 했는데 말이지요.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요즘 하고 있는 일들이 그렇게 좀 많이 빡빡하네요. 이같은 땜빵용 글 말고, 글 하나를 쓰더라도 맘 먹고 쓸 수 있는 그런 좋은 날이 언능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당근 면피용으로 하는 말입니다.  ^^  
2009/04/27 21:17 2009/04/27 21:17
미네르바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찬종이 자신의 블로그에 미네르바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세력'에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습니다. 정확히는 박찬종 자신의 말이 아니고, 김승민 보좌관의 글을 통해서입니다.

"박대성이 가짜여만 하는 이유는? - 박대성이 가짜이길 간절히 원하는 분들께"라는 김승민 보좌관의 글을 보면서 문득 정치인 박찬종이 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박찬종

정치인 박찬종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는


약간의 이설은 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서 정치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특정 지역을 확실한 지지기반으로 갖는 것입니다. 지역을 백그라운드로 하는 정치인은 외부 환경이 어떻게 바뀌든지에 관계없이 상당 기간 자신의 정치 인생을 이상없이 영위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조직의 논리(이건 진영 논리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양아치 조직의 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에 충성을 다 하는 것입니다. 조직이 아무리 가이같은 소리를 하고 있더라도 기꺼이 자신을 죽이고 그 가이소리에 장단을 맞추면 일정 기간 확실한 정치 인생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정치인으로 가는 길 - 지역적 배경과 조직에의 충성
박찬종이 여기서 어드밴티티지를 가질 수 있는 길은 어느 길일까요?

지역적 배경? 이건 '박찬종' 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박찬종 하면 떠오르는 지역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건 해당사항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입니다. 조직의 논리에 충실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익히 알고 있듯이 박찬종의 별호가 '독불장군'입니다. 충성 논리와는 거리가 멉니다.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이 박찬종이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정치인 박찬종이 성공하기 힘든 까닭은 

정치인 박찬종은 스스로를 '무균질'의 '깨끗한 정치인'으로 세팅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정치인 박찬종은 '깨끗한 정치인'으로 자신을 세팅하는 순간, 이미 정치적 생명력을 잃었습니다. 깨끗한 정치에 대한 어떤 지지세력도 구축하지 않은 채 이상만을 앞세웠습니다. 그 결과 스스로를 고립무원의 지경으로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왜 패착인지는 이후에 박찬종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견고한 지지세력이 없다면, 박찬종은 이제부터라도 그것을 만드는 길을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당근 한나라당의 길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민주당이나 민노당에서 지지세력을 구하면서 길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박찬종은 전혀 엉뚱한 길을 택합니다.

그는 한때 한나라당에 자신의 몸을 의탁합니다. 하지만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한나라당에서 자신의 길을 모색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누가 뭐래도 한나라당은 '부패정당'의 이미지가 가장 강한 정당입니다. 새로운 길에 대한 모색은 커녕 살아남기조차가 힘들다고 봐야 하는 길입니다. 박찬종의 선택은 한마디로 말해서 패착, 그 자체였던 셈입니다.

박찬종이 정치인으로 재기하려 한다면

그렇다면 박찬종에게 이제 다른 길은 없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박찬종에게 남아 있는 선택지란 없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한다 해도 박찬종은 패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세팅한 이미지가 그 어느 쪽에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찬종에게 남아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정치세력을 갖는 일입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박찬종에게 이 일이 가능하리라 믿을 사람은 없습니다.

이는 이번에 김승민 보좌관이 올린 "박대성이 가짜여만 하는 이유는? - 박대성이 가짜이길 간절히 원하는 분들께"라는 저 글이 아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김 보좌관은 진보진영 일부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더라고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본인들이 이번 정권을 타도하고 싶으면 제대로 된 명분을 만들어서 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 죄도 없는 박대성을 이용하여 정권타도의 명분으로 삼는 것이 진보의 강령이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진보라고 하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순수하고 정직한 진보인사들이 당신들 때문에 욕을 먹습니다. 그리고 보수진영에서는 그것을 트집삼아 진보를 공격할 것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순수한 이념을 가지고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결과를 도출하는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모습은 타락할 대로 타락한 오물통에 빠진 오늘날의 가짜진보의 모습입니다.


단순히 불편해 하는 정도를 넘어 그들을 '가짜진보'로 내치면서 "앞으로 진보라고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일개 개인은 희생양으로 삼아도 된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라. 이런, 명분 없이 결과만을 바라보는" '참 무서운 자들'로 이들을 규정한 다음, "감히 말하건대, 이 사회에서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가짜 미네르바 논란과 정치인 박찬종, 그 스탠스 잡기에 대하여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선은 후련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쥔장 역시 같은 얘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footnote]"내심 미네르바 박이 계속 감옥에 있어주길 바라던 사람들로서는 살짝 허탈한 판결이 아닐까싶은데요. 그동안 재판부를 성토하며 '미네르바에 대한 유죄선고'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해온 김태동 교수와 아고라의 일부 철부지들로서는 특히 심적 타격이 클 것같습니다. 유영현 판사한테 제대로 한 방 맞은 셈이니요."
- http://blog.mintong.org/546[/footnote]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블로거 하민혁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얘기이지, 정치인 박찬종이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 저 얘기를 한다고 해도 블로거 하민혁은 잃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개념 없는 악플 몇 개 상대해주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박찬종의 경우는 다릅니다. 정치인 박찬종에게 저 주장은 얻는 것 하나 없이 잃을 것만 하나 가득인 얘기가 됩니다.[footnote]이는 블로거뉴스에 쏘아올린 저 글이 블로거뉴스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거의 왕따를 당하는 수준입니다.[/footnote]

박찬종이 앞으로 정치를 재개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정치인의 길을 가려 한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이어서는 앞으로도 여전히 힘들 거라는 생각입니다. 정치적일 필요가 있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지난 2007년 박찬종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풀려났다 는 소식을 접하고 쓴 "박찬종과 2:8 가르마"라는 글에서 적고 있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박찬종은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독불장군으로 바른 말만 하면서 실패한 정치인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조직에 기대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가? 나는 박찬종이 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봅니다.


 

[서비스]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아고라에서 인기 있다는 개념글 들쳐보기


<덧붙이는글> 이 글에도 역시 논리는 없습니다. 논리 찾는 댓글은 정중하게 사절합니다.
 
2009/04/26 23:42 2009/04/26 23:42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으로 불거진 장자연 사건이 24일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로 일단락을 맺었습니다. 결과는 '무혐의', 곧 조선일보 방사장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고인을 두고 이런 말 하기 살짝 거시기하긴 하지만, 경찰의 발표대로라면 고 장자연씨는 아무 관계도 없는 조선일보 방사장을 엉뚱하게 들먹이고 거기에 도장까지 찍어 확인한 살짝 이상한 사람입니다.

일본에 있다는 김 머시기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친구 또한 엉뚱하게 조선일보 방사장을 일정표에 끼워넣어서 조선일보 방사장을 욕 먹인 셈이 됩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 방사장을 더리한 사건에 얽기 위한 의도까지 읽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보강조사에서 혹 누군가의 사주는 없었는지도 단디 함 조사해볼 일이겠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수사 자체에 상당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가 이미 고인이 되었고, 술자리에 대한 유일한 키를 쥐고 있는 김 머시기까지 일본으로 날라버린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경찰도 이같은 사실을 들어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증명할 피해자가 사망했고, 중요 피의자가 외국으로 달아나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




피해자가 죽었고, 피의자 하나는 날랐고..


만일 일부에서 제기되는 의혹처럼 경찰이 부러 건성으로 수사를 한 거라면 경찰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핑계꺼리도 없다 하겠습니다. 무튼,

아직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완전히 종결된 건 아닙니다.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까지 섣부른 판단을 하는 데는 무리가 따릅니다. 그러나 당장 드러난 결과만으로도 몇 가지 미심쩍은 점은 없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조선일보 방사장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한 1. 고 장자연씨가 무엇 때문에 참석하지도 않는 조선일보 방사장을 모셨다고 문건에 남겼는지, 2. 일본으로 날라버린 김 머시기 대표는 또 왜 조선일보 방사장을 일정표에 끼워넣었는지 등이 그것입니다.

이밖에도 금세 들올 것처럼 나발을 불어대던 김 머시기가 왜 일본에 누질러앉아 있는지, 듣기로는 경찰이 그 소재조차도 파악을 못 하고 있다는 것같던데, 이는 한마디로 토낀 거라는 얘기겠고, 그렇다면 이 친구가 이렇듯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토껴버릴 생각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도 함 살펴봐야 하는 대목이 아닌가싶습니다.

이에 대한 얘기를 함 해봤으면 합니다.[footnote]쥔장이 지난 주에 일을 살짝 소홀히 한 탓에 어제부터 시쳇말로 뺑이를 치고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이라고 탱자탱자 놀기만 한 건 아니었지만, 암튼 이번 주말이 조금 버거운 건 사실입니다. 급한 거 우선 몇 개 처리하고 나서 곧 썰을 함 풀어보겠습니다. 제대로.[/footnote]




<덧붙이는글> 존재하지도 않는 '땡땡일보'까지 만들어서 입에 게거품 물던 언론사 기자들은 뭐 하시는지들 모르겠어요. 입으로 썰 풀 시간에 몸으로 뛰면 그거 하나 제대로 특종 못 할까싶은데 말이죠. 하기사 그러니 만날 일등신문 조선일보 찬양하면서 마이너로 죽치고 있는 거긴 하겠지만. -_  
 
2009/04/25 23:16 2009/04/25 23:16

얼마 전 쥔장의 미네르바 관련 글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작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미네르바 사태 이후 많은 지식인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침묵했다'는 어느 댓글러의 주장에 대해 쥔장이 그 사례를 요청하면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결론은 댓글러 분이 승리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댓글러 분이 말한 지식인이라는 게 제 예상과는 달리 경제 관련 찌라시에 제멋대로의 예측을 쏟아내는 친구들, 그것도 도무지 그 사실성을 확인하기 힘든 A씨, B양, C군 등이었기 때문입니다. 쥔장이 질 수밖에는요.

그런데 방금 전, 진중권이 또 동일한 논리를 쎄우고 있습니다. 엠비씨 100분토론에서 미네르바와 구글의 경우를 놓고 무슨 표현의 자유인가에 대한 논쟁을 하는 모양인데 거기서 진중권이 아주 당당하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footnote]디엠비를 통해 귓전으로 흘려들은 터라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나중에 엠비씨에서 스크립트가 나오면 다시 올리겠습니다.[/footnote]


"미네르바 사태 이후, 유명한 블로거들이 자기 글 다 지우고 사라졌어요."
 

진중권

견강부회, 진중권이 사는 법


결론 먼저 말하자면, 진중권의 저 말은 거짓말입니다. 새빨간.

쥔장은 진중권 만큼은 블로고스피어가 돌아가는 상황은 꿰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쥔장이 아는 한, 유명한 블로거 가운데 자기 글 지우고 사라진 블로거는 없습니다. 그랬다는 얘기조차도, 적어도 지금 이 시각까지 쥔장은 듣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진중권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보는 공중파 티비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저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합니다.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당당하게 말하고, 그걸 자기 주장의 논거로까지 삼고 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배짱일까요? 아니, 무엇이 진중권으로 하여금 저렇게 뻔뻔한 거짓말을 거리낌 하나 없이 하게 만드는 걸까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것이 진중권이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견강부회입니다.
'견강부회'를 네이버 백과사전은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견강부회[牽强附會] :
가당치도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다 대어 자기 주장의 조건에 맞도록 함을 비유하는 한자어.
 
전혀 가당치도 않은 말이나 주장을 억지로 끌어다 붙여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려고 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도리나 이치와는 상관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합당하다고 우기는 꼴이니,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견해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킬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이와 유사한 표현에는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있는데, 제 논에 물 대기라는 뜻으로,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한다는 말이다. 또 '수석침류(漱石枕流)'는 돌로 양치질을 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는다는 뜻이니, 가당치도 않게 억지를 부린다는 말이요, '추주어륙(推舟於陸)'은 배를 밀어 육지에 댄다는 뜻이니, 역시 되지 않을 일에 억지를 쓴다는 말이다.

그밖에 '영서연설(?書燕說)'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는 영 땅의 사람이 쓴 편지를 연나라 사람이 잘못 해석하고도, 자신이 해석한 내용대로 연나라를 다스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우리말에 '채반이 용수가 되게 우긴다'는 속담이 있으니, 가당치도 않은 의견을 끝까지 주장한다는 말이요, '홍두깨로 소를 몬다'는 속담 역시 무리한 일을 억지로 한다는 뜻으로, '견강부회'와 통한다.


그렇습니다. 진중권의 일용할 양식은 바로 이같은 견강부회의 논리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 가당치도 않는 논리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또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진중권이 뛰어난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진중권은 거의 천부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탁월한 포지셔닝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논쟁에서 포지셔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논쟁이란 결국 내 편 네 편을 갈라 벌이는 편먹기 싸움이고, 이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논리가 아니고 이기는 쪽에 서는 포지셔닝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이 글은 "진중권에게는 3가지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걸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http://blog.mintong.org/348 
진중권의 논리, 그리고 날로 먹는 인터넷 <부제> 진중권은 전설이다


예컨대, 이번에 주제가 된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쟁에서 이를 옹호하는 쪽은 어떤 경우에도 질 수가 없습니다. 그 반대는 어쨌거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주장이나 논리가 가당치 않거나 말거나에 관계없이 이길 수밖에 없는 쪽에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엄 촘스키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미국인의 양심'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 등으로 불리면서, 대한민국의 진보연 하는 아해들 사이에서 거의 우상에 가까운 우러름을 받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살아가는 방식이 바로 저 진중권이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탁월한 포지셔닝으로 가당치도 않은 말을 내뱉으면서 침소봉대하는 걸로 먹고 삽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촘스키, 그가 살아가는 방식

견강부회 혹은 침소봉대 - 노암 촘스키, 그가 살아가는 방식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라는 책에서 촘스키가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게 안 보인다면, 촘스키가 세팅한 '이길 수밖에 없는 포지셔닝', 곧 개인은 약자고, 기업은 강자 혹은 악인이라는 바로 그 포지셔닝에 빠졌다고 봐도 좋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제약기업 중 두 회사, 즉 릴리와 스미스클라인이 주의사항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약품을 유통시켜 8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이유로 기소당했습니다. 이때 두 회사는 80명을 죽인 대가로 겨우 8만 덜러의 벌금을 물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길거리에서 80명을 죽였다면 곧바로 사형실로 직행했을 것입니다. p.113


아예 삽화까지 그려서 강조하고 있는 이 글에서 촘스키는 기업은 범죄를 저질러도 기소를 당하는 일이 없을 뿐더러, 예외적으로 기소를 당하는 경우에도 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가벼운 처벌만을 받게 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디.

그러나 그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게 도대체 타당한 비유가 아님을 이내 캐치할 수 있습니다. 촘스키는 여기서 일종의 언어유희, 곧 말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80명을 죽였다면 그것은 살인이 맞습니다. 가스실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러나 제약회사에서 주의사항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야기된 죽음을 길거리의 저 고의적인 살인과 똑같이 등치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식 일반에도 부합하지 않는 어거지입니다.

그런데도 촘스키는 저 사례를 당당하게 자기 주장의 전거로 삼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우상처럼 떠받들어지는 한편, 또다른 일부에서는 아주 쌩양아치 수준의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습니다. 몇몇 사람을 계속해서 속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항상 속일 수는 없습니다."


에이브라함 링컨이 했다는 말입니다. 이길 수밖에 없는 편에 포지셔닝한 다음, 쌩양아치 수준의 견강부회를 일삼으면서 그걸로 먹고사는 친구들이 한번쯤은 깊이 되새겨봄직한 말이 아닌가싶습니다.


 

<덧붙이는글> 오늘 백분토론을 한 줄로 평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패널들의 완패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길 수밖에 없는 포지셔닝에 있었으면서도 토론의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부재했고 사전 준비 또한 부실했던 게 패착의 원인이었던 것같아요.

특히 진중권은 언제까지 그렇게 삽질 정부 하나 갖고 우려먹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동안 써먹던 거에 한계가 왔다싶으면 과감히 판을 접고 새로운 충전의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은데 말이지요.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 또 그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토론 내내 특유의 웃음을 흘리고는 있었지만, 예의 그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웃음이 아니라 웬지 그렇게 허해보일 수가 없는 웃음으로만 보이기에 해보는 말입니다.[footnote]진중권이 두호리 얘기 하면서 무슨 익명 적발 등의 얘기를 한 모양입니다(쥔장은 이 부분을 듣지 못 했음), 만일 그렇다면 이 친구가 오로지 까대기에 바빠서 이제 개념조차 상실해버렸다고 봐야 할 겁니다. 내가 알기로 두호리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간 건 그리 오래된 게 아닌 때문이지요. 게다가 굳이 블로그에 그거 쎄워 알릴 필요도 없는 일이겠구요.[/footnote] 

김보라미인가 하는 여변호사는 그나마 준비를 한 것으로 보였지만, 오늘 넘 강적을 만났지 않나싶습니다. 김승대 교수에게는 아무래도 역부족으로 보였습니다. 그나마 가장 돋보인 부분이 실명제 무용론의 근거로 제시한 '아이피만으로도 추적가능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막강 김승대마저 순간적으로 말문을 닫게 만들었으니요. 그래서인지 같은 주장을 몇 차례나 반복해 쎄우더군요. 하지만, 이건 순전히 상대 패널이 '아이피는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footnote]"구글의 가장 중요한 비지니스 모델은 Gmail이다" 일하다가 이 부분 듣고 좀 어이없다 싶어서 혼자 웃었는데, 그게 저만 그런 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footnote]

백분토론은 언젠가부터 토론의 장이 아니고 언 넘이 더 튀는 멘트 날리는가를 다투는 말장난 개그의 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백분토론, 이런 식이라면 문 닫는 게 낫지 않을까싶어요. 그래서 말인데, 손석희씨, 패널 섭외에 신경 좀 쓰시지요? 쯧~
 
2009/04/24 04:33 2009/04/24 04:33
탁월한 낚시꾼은 낚시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위대한 낚시꾼인 선지자 하민혁도 가끔은 물고기과가 되어 낚시질에 걸리곤 한다. 이번에 선지자가 걸려든 것은 낚시라기보다는 거의 그물망 수준이다.

올블에 잠시 들렀다가 우리 시대 지역 문제 해소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두 열혈 기자, 김주완 김주훤의 지역에서 보는 세상이 쳐둔 그물망에 아주 제대로 낚였다. 바로 노 전 대통령 사는 봉하 마을의 배후는 무엇일까?라는 글이다. 그 배후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신 분은 직접 함 들어가보세요~ ^^


김주완 김주훤의 지역에서 보는 세상

노 전 대통령 사는 봉하 마을의 배후는 무엇일까? (그림을 누질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아, 혹시 오해하실까봐서 한마디 하자면, 낚시에 걸려들었다고 해서 그걸 꼭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 낚시에 걸려들었다고 해도 선지자 하민혁의 블로그에서 익히 보는 것처럼 걸려들기를 백번 잘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그 내용이 훌륭한 경우다.

김주완 김주훤의 지역에서 보는 세상도 그런 블로그 가운데 하나다. 이들이 쎄우는 글들은 대개가 수준급이다. 경향성에 치우친 나머지 아주 가끔씩은 골 때리는 글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 경향성만 제하고 본다면 대개는 아주 훌륭한 글들이다. 그래서 말인데, 이 참에 두 기자께서는 그 경향성을 벗는 노력을 살짝 함 해보시는 것도 좋은 일이겠다. 당근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서도.

쓸데없는 사설이 길었다. 내일 중간고사 보는 얼라가 자꾸 들락거리면서 뭔가를 묻는 통에 글을 쓰다 말다 쓰다 말다 하고 있다. 여기까지 쓰는데 (아, 절마 저거 또 들온다. -_-)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언능 본론만 적고 끝내자. 조금 있으면 신데렐라맨 연속극 한다.

두 기자가 쳐둔 그물망에 걸려들었다가 철학박사 강유원의 강의를 듣봤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왜 문제냐면…이라는 강의란다. 긴 말 하면 입 아프고 긴 글 적자면 손꾸락 아프고, 일단 함 보시라.





지난 8일 마산ymca 수요인문학교실에서 있었던 강유원 박사의 강의 중 일부라는데, 강의 제목이 무엇인지 저 동영상이 그 강의의 어떤 맥락에 있는 건지 등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요즘 기자님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건 뭐 기사쓰기의 ABC부터가 안 되어있다. -_-).

무튼, 강의를 들으면서 몇 번이나 울대를 꺾고 ㄲㄲ거리며 웃었다. 그렇게 하도 ㄲㄲ 웃다보니 그때는 한참 울대가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다. 얼라한테 목청을 올리다보니 그 아픔은 그만 잊어버린 듯하다.

이 글은 원래 동영상만 올리고 한 줄 감상평으로 '강유원 강의 진짜 웃긴다'만 쓰고 치울 요량이었다. 근데 얼라가 들락날락 하는 통에 횡발수발하다보니 두 기자 얘기까지 나왔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살짝 걱정이다.

이 글을 만일 여기까지만 적고 올린다면, 당근 몇몇 재밌는 친구들이 또 으레 들고 일어나서 '하민혁이 니가 지금 감히 웃기잡게도 강유원 박사의 강의를 보고 웃긴다고 했단 말이지. 좋다. 웃긴다고 말한 근거를 대라'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그야말로 '웃기는' 댓글들을 쏘아올릴 것임이 뻔히 보여서다.

그래서 말이지만, 어떻게 된 게 요즘 애들은 웃기는 거를 보고 웃긴다고 말하는 것까지 다 트집을 잡아서 그걸 또 근거까지 대라고 지달들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대학 셤에서 무슨 논술인가 논리인가를 도입한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기는 하지만, 그게 이렇게까지 애들을 망가뜨려 놓을 줄은 진짜 몰랐다.

무튼, 그래서다. 말해주겠다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사람들이 쥔장을 '선지자 하민혁'이라는 공식 명칭보다 '친절한 민혁씨'라고들 부르고 있겠는가. 좀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기꺼이 친절한 하민혁이 되어 강유원의 저 강의가 왜 웃기는지 그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로 하겠다.
 

강유원

강유원 특강,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의 문제점


강유원은 말한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에는 문제가 있다"고. 아놔~ 진짜 웃기는 말 아닌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문제가 있는 말이라면, 그렇다면 '날아가는 새가 천사라면 강유원의 강의는 똥파리다'는 말도 문제가 있는 말일 꺼나? 그럴까나? ㄲㄲ ..

아놔, 또 모가지 울대 아파올라고 한다. 그만 하자.




<알립니다> 부득이하게 이 블로그의 댓글쓰기를 댓글쓰기 창 바로 아래 있는 '다음 블로거뉴스'의 글에 추천을 쌔린 분들에 한해 혀용하기로 합니다. 이 시각 이후로 추천을 하지 않은 분들의 댓글쓰기는 엉금합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쥔장 빽 (아, 쪽 팔리게 추천 수 '0'이 뭡니까? '0'이.. -_-)
 
2009/04/23 22:03 2009/04/23 22:03
노무현 전 대통령이 22일 다시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신파'입니다. 박연차 건과 관련하여 자신을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있다"는 심정을 전하면서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을 통해 "더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지지자)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다"고 밝히면서, 자신은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고 말합니다.

결론 먼저 말하자면, 노통의 이 말은 틀렸습니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왕의 목을 치지 못한 사람들과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노통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은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으니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노무현은 이 글을 쓰는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금 전 '노무현을 버리라' 말해놓고는 이내 '협의하자'는 투로 말이 바뀝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자기가 하는 말이면 뭐든 들을 거라는 자신감이 배어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말이 협의인 거지, 자기 말은 곧 통보로 받아들일 것임을 알고 하는 말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노통의 이 말에는 진정성이 없습니다. 이들이 누구인가요? '왕못사'입니다. 유사 이래 '단 한번도 왕의 목을 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들에게 한다는 말이 기껏 '사람사는 세상을 닫는다' 혹은 '사람사는 세상을 닫겠다'도 아니고 '사람사는 세상 닫는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해보자'라구요?

노통은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걸 정말 모르고 이 말을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내가 보기에는 노통은 이미 그 답이 어떻게 나오리라는 건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하나마나한 얘기를 굳이 쎄워 올리는 걸까요? 자기 말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이 중차대한 시기에 말이지요. 그 이유를 짐작하는 일은 독자의 몫으로 남깁니다. 무튼,


'노사모'와 '왕의 목을 치지 못한 사람들'


노사모 - 왕못사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왕의 목을 치지 못한 사람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다"는 노통의 제안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마치 노통이 글을 쎄우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이같은 의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의견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왕의 목을 치지 못한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이곳은 바로 그들의 '사람사는 세상'인 때문입니다.

저들에게 노무현 없는 세상은 '희망'이 없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노통은 왜 이렇듯 저들에게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주고 있는 것일까요? 내가 보기에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노통은 지금 한 편의 신파극을 펼치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입니다. 내가 노통의 비장미 가득한 저 발언을 '신파'라 말하고, 도대체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 말하는 까닭은요.


노사모, 왕의 목을 쳐야 한다


노통은 글의 허두에서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건 또 과연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 말일까요?

이 건에 대해 노통은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2008년 11월 28일에 있은 방문객과의 대화에서입니다. 이 자리에서 노통은 어느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합니다. “형님을 믿으면 좋겠는가, 보도를 믿으면 좋겠는가” 

 
노 전 대통령은 11월 28일 오후 3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사람들이 큰 사고를 냈으니까 수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수사결과 다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때까지는 말을 아끼는 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형님을 믿으면 좋겠느냐, (언론)보도를 믿으면 좋겠느냐"고 되묻고 "형님을 믿어야 한다”는 방문객들의 외침에 “그게 제 희망사항”이라는 답변으로 심경을 대신 했습니다.
 

이것이 노통의 기본적인 인식틀입니다. 좋게 말하자면,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한 것이겠지만, 한때는 바로 그 검찰을 휘하에 둔 일국의 국가 수반을 지낸 이가 할 말은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노통은 '형님'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 뒤에도 지금 자신의 글에서 밝히고 있는 사과 따위는 끝내 한 적이 없습니다.

노통은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상문 비서관이 잡혀들어간 바로 그날 즉각적인 '법적 대응' 논리를 편 것에 비한다면 이는 한낱 변명에 지나지 않는 말입니다. '형님'의 범행 사실이 밝혀진 것과 박연차 수사와는 사과를 해도 수십 번은 해도 될 만큼의 충분한 텀이 있었습니다.


오욕의 역사도 역사다


오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노통은 "더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지지자)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다"면서 자신은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나아가 '홈페이지를 폐쇄하겠다'는 의견을 전합니다.

그러나 오욕의 역사도 역사입니다. 노통의 글을 불편해 하는 것은, 노통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다는 사실 때문이 아닙니다. 그 글들이 노통이 말하는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게 아니라 제식구 감싸기로만 흐르는 듯해서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홈페이지를 폐쇄하겠다니요?

민주주의, 진보, 정의와 같은 말들은 부끄러운 오욕을 감추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사실 그대로를 역사로 남기는 데 저 말들의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허두에서 노통의 말이 틀렸다고 말한 까닭입니다.

이쯤에서 한홍구와 한겨레가 나서 한마디 하라고 말하고싶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허물이 드러날 때마다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그렇게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것이 이제는 가능하지 않다고, 이참에 아주 분명하게 함 못을 박아두라는 얘기입니다. 이제 그렇게 하나쯤 왕의 목을 칠 때도 되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 한홍구군, 한 말씀 하시지요.

"노사모, 왕의 목을 쳐라!"  하고 말이지요. 와이낫?



다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는 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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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글> 노무현 전 대통령님, 문을 닫을 거면 걍 닫으세요. 그러나 네티즌의 한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그렇게 맘대로 닫을 홈피를 뭐 하러 열었는지 묻고싶습니다. 게다가 인터넷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가지신 분으로 아는데, 그렇게 자기 한 몸 빠져나가자고 거기에 있는 수많은 컨텐츠를 하루아침에 없애버리겠다는 건 무슨 고약한 심사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개혁당 홈피를 폐쇄하고 다른 당으로 날라간 유시민의 행패를 보는 듯만 싶습니다.

하지만 아셔야 합니다. 공당의 홈피도 그렇겠거니와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이가 운영하는 홈피도 그게 단순한 한 개인의 홈피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그건 하나의 역사입니다. 자기 하나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고 맘대로 폐쇄해서 안 되는,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역사.  
 
2009/04/22 21:29 2009/04/22 21:29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늘 또 신파를 하나 읊으셨네요.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징징징..

노통은 자기 집이 감옥이라고 합니다. 언론이 사방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해는 갑니다. 절절한 그 심정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가슴 한 켠이 싸아~ 해 옵니다. 짠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를 꼭 올려야 했을까 하는 데 이르면, 력시 '노무현스럽다'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_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노통은 감옥 같다고 하지만, 틀린 말입니다. 실제로 감옥 생활은 지금 노통이 겪고 있는 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당근 노통께서도 그걸 모르진 않을 테고, 비유적으로 한 얘기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노통을 취재하는 언론의 행태에 대해서는 며칠 전에 글을 하나 쓸 작정이었습니다.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래서 몇 군데 기사를 캡처하기도 하고 했는데, 늘 그렇듯이 그게 잘 안 되었습니다. 맘 먹고 차분하게 글 하나 올리는 일이 어디 그렇게 만만한 일이어야 말이지요.

무튼, 그때 캡처해둔 자료를 함 찾아봤습니다.
거의 없습니다. 보호 모드로 설정된 폴더에 저장된 몇 개의 캡처 그림을 올립니다.


노무현
노무현
노무현


노무현




노무현


노무현

그림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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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글> 즐감하셨는지요. 언론의 문제, 남의 일만은 아닙니다.
 
2009/04/21 23:41 2009/04/21 23:41
미네르바가 오늘 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고 풀려났습니다. 우선 미네르바의 석방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검찰이 항소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인데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것 말고는 크게 변한 건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사건이 온전히 종결된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함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하민혁의 민주통신에서 지금까지 짚어온 이 시건의 맥락을 제대로 읽은 이라면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법 하지만, 지난 글을 다 읽으라 말하는 것은 넘 불친절한 일이겠기에 다시한번 간단히 이 사건을 요약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하민혁까들은 특히 잘 듣보시도록 하세요.)


미네르바 사건의 본질은 집단발광과 삽질에 있습니다.


미네르바

미네르바 사건의 본질은 집단발광과 삽질이다


'명바기 까자면 자다 인나 삽들고 키보드 두드리기'로 날밤을 지새는 친구들이 미네르바라는 희대의 백수 논객에 낚여, 그를 '경제대통령'으로 모시고 집단적으로 열광하는(미쳐 날뛰는) 사태에 대해, 삽질 정부가 나서 말 그대로 삽질을 해버린 결과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는 뜻입니다. 민변의 다소 정치적이고 변호사틱한 표현을 빌어 말하자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의사 표현을 형사 처벌로 입막음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이 이 사건의 본질인 셈입니다.

민변은 여기에 사족을 덧붙입니다. "인터넷상에 경제 관련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구속까지 되는 사태는 어떤 이유로도 재발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같은 사족은 말 그대로 불필요한 사족, 곧 헛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터넷상에 경제 관련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구속까지" 간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변의 성명을 인용하면서 굳이 '정치적이고 변호사틱한 표현'이라는 수사를 붙인 까닭입니다.

무튼, 지금 잠깐 블로고스피어를 살펴보니 거의 감동의 도가니탕 비슷합니다. 그러나 이게 그렇게 감동해 할만한 일인지 함 살펴봐야 합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이건 감격해 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할 일입니다.


미네르바 석방으로 얻은 건 과연 무엇인가


이 문제는 지금 감격해 하는 친구들이 얻은 게 과연 뭐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답이 이내 나옵니다.  얻은 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진중권 같은 친구까지 나서 뭔가 대단한 걸 얻은 것마냥 신나 하고 있습니다. 진중권의 말을 잠시 옮기자면, 그러니까 진중권이 감격해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보수적인 대한민국 법원에서조차 미네르바에게 죄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군요. 판결의 내용도 확실합니다. 첫째, 허위에 대한 의식이 없었고, 둘째 설사 그런 의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공익을 해칠 목적이 없다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대한민국 검찰의 완패입니다. 미네르바 사건은 대한민국 법치의 수준을 만방에 드러낸 국제적 망신이었습니다. 지금이 무슨 나찌 시절도 아니고.... 그나마 이번 판결이 조국 대한민국의 명예를  더 큰 망신으로부터 막아준 셈이 됐네요."


이 친구가 요즘 하도 여러 군데 발을 담그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감이 많이 떨어진 듯합니다. 예전의 그 예리한 맛을 찾아볼 수 없으니요. 이 건으로 몇 군데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고 했던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싶습니다. 그게 내심 많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고, 그래서 '미네르바 무죄'라는 '현상'에 너무 빠져버린 듯하다는 인상입니다.

물론 표면적으로 보자면 이 친구의 말도 크게 틀리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의 완패' 운운하는 부분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자칭 타칭 대한민국의 대표 논객이 할 말은 아닙니다(블로고스피어의 논조도 진중권의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터라, 이후는 진중권의  글을 모델로 하여 얘기를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의 법칙'이라는 틀에서 보자면, '대한민국 검찰의 완패'라는 등의 얘기는 시기상조입니다. "법원에서조차 미네르바에게 죄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얘기는 더욱 그렇습니다.


법원의 판결문은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사형선고다


진중권은 이같은 판단을 한 근거로 법원이 제시한 "첫째, 허위에 대한 의식이 없었고, 둘째 설사 그런 의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공익을 해칠 목적이 없다는 것"을 들고 있는데요. 패착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서부터 진중권은 크게 허당을 짚고 있습니다. 법원이 밝히고 있는 저 근거라는 게 실제로 '논객 미네르바'에게는 일종의 사형선고나 다름없기에 그렇습니다.[footnote]그런데 진중권은 이 판결문을 또 '명문'이라며 당원들에게 읽어보라 권하고 있습니다. -_-[/footnote]

사실 재판부의 판결문은 여러가지를 비틀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요지는 분명합니다. "미네르바, 낫씽. 미네르바는 암것도 아니다"는 것입니다. 미네르바의 글이라는 건 순전히 여기저기서 줏어들은 걸로 짜맞춘 헛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함의하고 있는 더 중요한 의미는 그런 미네르바에 놀아난 이들이 한심한 족속들이라는 것입니다.

유영현 판사는 한마디로 몽땅 다 까버린 겁니다. '미네르바'나 미네르바를 교주마냥 믿고 설치던 애들을 한꺼번에 '볍진' 취급을 해버린 거지요. 그런데 그게 좋다고 지금 일부 철부지들은 거기에 환호작약하며 감격씩을 하고 있습니다. 참 얼척이 없는 일입니다. 하는 양이 영낙없는 조삼모사의 원숭이들입니다.  


이 지점에서 이 사건을 처음부터 한번 재구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네르바


원래 이 사건은 이렇게 가서는 안 되는 건이었습니다.

검찰로서는 미네르바가 '대한민국 0.01%에 속하는 고위 관료직 출신의 60대 최고 엘리트라'는 우상만 깨버리면 끝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필요한 건 '허위사실 유포'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허위 사실을, 그것도 간 크게도 '정부 공문'씩이나를 들먹이며 거짓말을 공공연히 적시했으니 이걸로 충분하다 본 건이었지요.

그런데, 이같은 검찰의 예상은 너무 나이브했습니다. 검찰의 예상과는 달리 이 문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건드린 일로 비화되면서 언론탄압 국제적 망신 등으로 확장일로를 달려버립니다. 당근 정치적 기동이 틈입한 결과입니다. 미네르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던 건 검찰쪽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검찰, 미네르바에 코가 꿰다


이 건과 관련한 앞선 글에서도 계속 해온 얘기지만, 이같은 정치적 기동이 없었다면[footnote]'정치적 기동' 부분에서 자주 오해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나는 정치적 기동 자체를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단순히 정치적 기동 아닌 게 어디 있느냐는 수준에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내가 정치적 기동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언제나, 그 정치적 기동이 아무리 봐도 봐주기 힘들 정도의 유아틱한 기동일 때입니다. 정치적 기동을 아무 때, 아무 곳에나 휘두르려는 그 인식의 부박함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정치적 기동을 하려면 한번을 해도 제대로 하라는 것이고 한번을 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footnote] 미네르바 건은 굳이 구속까지 갈 것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미네르바가 체포된 이후 그가 석방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의 부모 말고는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단은 미네르바 석방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어 보였고, 당사자인 미네르바조차도 굳이 나가야겠다는 의사가 없어보였습니다. 이같은 일은 대략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적부심 신청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이 건은 미네르바가 거짓말 쌔운 거 잘못했다 인정하고, 변호사가 중간에서 적당히 변호하면 쉬이 불구속으로 갈 수 있는 간단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갑자기 무슨 언론 탄압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죽이고 살리는 문제가 되면서, 그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문제가 되어버립니다.

이제 당혹스러운 것은 오히려 검찰 쪽입니다. 별것 아니라 여기고 시작한 일이 무슨 마른 들판에 불을 놓은 양으로 삽시간에 크게 번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결국에는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버렸으니요. 검찰은 졸지에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정권의 개가 되어 언론 탄압을 자행한 천하의 파렴치한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코너에 몰린 검찰로서는 결국 살아남는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새로운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검찰은 또 한번의 패착을 하게 됩니다. 엉뚱하게도 변호사가 던진 미끼를 덥썩 물고는 같이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합니다.  


검찰, 삼천포로 빠지다


'대외 신인도 추락'이 어쩌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저쩌고 하는 논리를 강변하면서입니다. 두 가지 모두 이번 판결에서 유영현 판사가 '계량화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바로 그 부분들입니다. 그러나 이건 유 판사가 지적하지 않더라도 검찰이 들고 나와서는 안 되는 논리였습니다. 검찰은 그보다는 오히려 처음 쎄운 논리에 집중을 했어야 합니다.

다시말해, 허위 사실 유포 하나에 집중했어야 한다는 건데요. 이를테면 유 판사가 "피고인이 공소사실 제2항의 글을 게시함에 있어 취한 단문의 보도문 형식만으로 그 내용의 긴박성이나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없는 점"이라고 판시한 부분을 파고들었어야 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검찰이 한 방식으로는 아닙니다.
예컨대, 판결문에 의하면 검찰은 공소 사실 제 2항에서 이 문제를 이렇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② 사실은 정부에서 국내 금융기관 또는 수출입 관련 기업에게 달러 대수를 금지시키는 긴급 업무명령을 발령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은 외환거래 자유국인 우리나라의 정부가 금융기관 등의 외환거래를 금지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마치 위와 같은 명령이 발령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로 마음먹고, 2008. 12. 29. 13:30경 위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위 토론방에 접속한 다음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라는 제목 아래 "2008. 12.29. 오후 2시30분 이후 주요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기업에게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공문 전송. -정부 긴급명령 1호- 중요 세부사항은 각 회사별 자금관리 운영팀에 문의 바람. 세부적인 스팩은 법적 문제상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음. 단 한시적인 기간 내의 정부업무 명령인 것으로 제한한다."라는 허위 내용의 글을 작성, 게시하여 약 10만 명 이상이 열람하도록 함으로써 정부의 환율정책 수행을 방해하고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저하시키는 등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라는 제목 아래 "2008. 12.29. 오후 2시30분 이후 주요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기업에게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공문 전송. -정부 긴급명령 1호- 중요 세부사항은 각 회사별 자금관리 운영팀에 문의 바람. 세부적인 스팩은 법적 문제상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음. 단 한시적인 기간 내의 정부업무 명령인 것으로 제한한다."라는 허위 내용의 글을 작성, 게시하여"까지는 어디까지나 사실관계에 대한 얘기이니만큼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이어지고 있는 범죄구성요건입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약 10만 명 이상이 열람하도록 함으로써 정부의 환율정책 수행을 방해하고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저하시키는 등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였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판결문에서 유 판사가 지적하고 있듯이, 이 부분에서 검찰은 포인트를 잘못 맞췄습니다.  
 
미네르바의 이같은 허위공문 유포 행위의 문제를 추상적인 '대외신인도 저하'나 공익을 해할 목적' 등에 맞추는 대신, 이같은 행위가 용인 혹은 허용될 경우에 발생하는 '시장교란'과 '사회적 혼란'에 맞추었어야 합니다. 공문서 위조 등이 죄가 되는 지점에서 접점을 찾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랬다면 결과는 아마 달라질 수 있었을 겁니다.


정부공문, 누구나 만들어 인터넷에 게재할 수 있다? 미쳤어~


사실 이 부분은 이번 판결이 갖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시말해, 만일 이 판결이 지금 이 상태로 확정된다면 이제 누구나 존재하지 않는 '정부공문'을 임의로 만들어서 인터넷에 게재한대도 처벌할 근거가 사라지는 때문입니다. [footnote]이 글을 읽는 분 가운데, 여기서 쥔장이 잘못 파악하거나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능 좀 알려주세요. 여기가 이 글의 핵심인데, 마땅히 그 타당성을 조회할 곳이 없어 발행을 미루고 있던 부분이어서입니다.[/footnote]

물론 검찰의 입장은 다릅니다. 검찰은 재판부가 "박씨가 허위사실임을 인식했다는 객관적 증거를 배척"하여 "공익을 침해하려는 목적에 대한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검찰은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에 앞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한번 더 숙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네르바


이 지점에서 유영현 판사는 대단히 탁월한 판단을 했습니다.

미네르바 사건은 누가 뭐래도 정치적 기동에서 시작되고 정치적 기동에 따라 움직여온 사건입니다. 그 판결이 어떻게 나든 그 결과가 그 정치적인 지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는 건 불문가지입니다. 재판부라고 해서 이같은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사건은 설사 유죄판결이 난다 해도 기껏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전부인 사건입니다. 때문에 민란을 자초하는 게 아니라면 이 사건에 대해 그 이상을 선고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아주 단순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미네르바는 풀려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유영현 판사의 탁월한 선택


재판부의 이번 판결이 탁월하다 여겨지는 대목입니다. 내가 보기에 재판부는 어느 쪽으로부터도 비껴가는 절묘한 길을 택했습니다. 우선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당장 쏟아지게 될 민주주의 후퇴와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에서 비껴갑니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가는 건 아닙니다. 미네르바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 곧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리고 지나갑니다.

다른 한편 검찰에게는 항소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누가 봐도 무죄로 풀려나기는 힘든 사건입니다. 앞서도 밝혔듯이 이 사건이 무죄로 확정되는 경우 초래될 사회적 혼란과 시장교란의 문제는 결코 무시해도 좋을 성질의 문제가 아닌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얼마든지 자체적으로 정화될 거라는 논지를 펴고 있지만,[footnote]한창민/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 확인되지 않은 소문 유포 등 인터넷의 부작용은 이용자와 사업자의 자정을 통해서 고쳐져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footnote] 단순한 거짓 사실의 유포와 정부 공문을 내세운 거짓 사실의 유포는 그것이 갖는 영향력에서 비할 바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무죄선고 직후 변호인단이 모두 충격적이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변호인들조차도 이 사건이 무죄로 선고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내일은 또 어떤 평가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각까지도 아직 반MB 진영이 환영 일색인 것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결과 탓에 아직 대응논리를 마련하지 못한 방증이라는 얘기입니다.


미네르바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리하겠습니다. 미네르바 사건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인 사건입니다. 무죄선고는 당연한 결과라며 이구동성으로 환영 일색인 이른바 미네르바 진영에서 결코 환영할만한 결과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유창선 같은 이는 "논객 미네르바가 이명박 정부를 이겼다"고까지 말하고 있지만, 상황파악이 안 된 데서 나온 너스레 그 이상은 아닙니다.

살짝 거칠게 표현하자면, 유영현 판사에게 놀아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얻은 것은 하나 없이 그저 좋아라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미네르바가 풀려난 점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건 앞서도 말했지만, 미네르바는 그 결과가 설사 유죄였다고 해도 어쨌든 풀려날 상황이었습니다. 도대체 아무리 봐도 실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을 통해 그동안 이명박 정부를 압박, 비판해오던 언론탄압과 민주주의 죽이기의 논리만을 잃게 되었을 뿐입니다. 전체적인 지형에서 보자면 운동의 동력을 상실했고, 미네르바 개인 차원에서도 '논객 미네르바'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논객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판결을 받아들었을 뿐입니다. 결코 좋아라 할 이유가 없는 일입니다.


이후 전개될 사건의 추이에 대하여


제가 보는 이 사건의 향후 추이는 이렇습니다. 검찰은 항소합니다. 다만, 그 방향은 비록 검찰 쪽에서 지금 당장은 반발하고 있긴 하지만, 쓸데없이 논란만 불러일으킬 뿐 실제로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대외 신인도 추락' 따위의 희닥한 논리를 다듬는 일에는 크게 공을 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앞서 언급한, 극히 기본적인 사항들, 예컨대 허위 공문서 적시 등에 더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무죄보다는 유죄가 될 개연성이 큽니다.

이 사건은 매우 단순한 사건입니다. 형식상으로는 '미네르바'가 주인공이지만, 실제로 이 사건에서 미네르바는 큰 고래들 싸움에 끼인 새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같은 사실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미네르바 박대성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가가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것인데요. 재판 과정에서 미네르바 박씨는 어쩌면 정치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소영웅주의적 언행을 언듯 언듯 내비쳤습니다. 앞으로 이 사건에서 변수가 있다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미네르바 박의 변화 과정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붙임] 유영현 판사의 미네르바 무죄 판결문


<덧붙이는글> 글이 좀 이상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중간에서 흐름이 살짝 바뀌었는데, 결국 그걸 다시 되돌리지는 못 했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법칙이라는 측면에서 이 사건의 주인공들 입장을 하나씩 짚는다는 애초의 계획과는 동떨어진 글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뭐 어쩔 수 없습니다. 글을 새롭게 쓰거나 할 여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건 이대로 발행하고, 미처 쓰지 못한 얘기는 다음 글에서 더 해가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내용은 둘째 치고, 일단 재미가 없이 쓰인 듯싶어서 그게 더 불만족스럽습니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의 계획은 흥미진진 모드였는데 말이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덧2> 이 글을 올리고 나서 몇 군데 사설/칼럼 등을 읽어보니 하나같이 미네르바의 무죄선고에 환영하는 분위기네요. 내가 판결문을 잘못 읽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럴 때는 살짝 불안해집니다. 무튼, 다 옮기기는 그렇고 해서 방금 읽은 '미네르바 무죄'는 사필귀정이다는 경향신문 사설의 마지막 부분 하나를 옮깁니다.

"재판절차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로 미네르바의 헛소동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 와중에 민주주의는 후퇴했고, 정부와 검찰은 조롱과 경멸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제 반민주의 광기를 해독하고, 쏠림을 치유할 때다. 민주적 가치를 폄훼하고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기 위해 동원됐던 온갖 궤변과 몰상식의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미네르바 무죄는 우리 사회에 성찰이 절실함을 일깨우고 있다. 인터넷 논객의 입막음에 헛심을 쏟은 정부의 맹성이 우선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지싶은데 말이죠. 쩝~
아, 그리고 미네르바 사건에 대해, 박대성씨에게 사과해야 할 님들은 엠비 정권 말고도 또 있습니다. 박대성이 미네르바가 아니다고 온갖 설레발을 쳐대던 님들입니다. 거기엔 아마 상당수의 이른바 진보언론과 진보논객도 포함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경향신문 칼럼진은 그런 거 안 했을려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그 리스트를 함 찾아서 정리해보는 것도 참 흥미로울 것같습니다.
 
2009/04/21 00:17 2009/04/21 00:17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박대성이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는 소식입니다.

내심 미네르바 박이 계속 감옥에 있어주길 바라던 사람들로서는 살짝 허탈한 판결이 아닐까싶은데요. 그동안 재판부를 성토하며 '미네르바에 대한 유죄선고'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해온 김태동 교수와 아고라의 일부 철부지들로서는 특히 심적 타격이 클 것같습니다. 유영현 판사한테 제대로 한 방 맞은 셈이니요.

무튼, 이에 대해서는 일 마치고 나서 썰을 함 풀어볼까 합니다.
제목은 '미네르바 무죄선고와 게임의 법칙' 정도가 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미네르바 박대성씨, 고생했어요.


미네르바
 
미네르바

미네르바 무죄선고가 의미하는 것은?




 
2009/04/20 14:22 2009/04/20 14:22

"한두 번 선거에 패배했다고 해서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역사에서 옳은 주장을 해도 그 주체가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 졌다고 해서 역사의 역할이 틀린 것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선거 참패 뒤인 2일 정책홍보토론회에서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의 선거 참패를 거론하며 했다는 말이다. 맞다. 선거에 패했다고 해서 역사적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 나라의 제도, 의식, 문화의 수준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역시 같은 자리서 노무현 대통령이 했다는 말이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국민 누구도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부정할 국민은 노대통령 말고는 아무도 없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테면 '모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거나 '분단된 조국은 통일되어야 한다'는 말만큼이나 당연한 말이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고,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이다.

도대체 이같은 주장의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마치 이를 부정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강조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국민 일반이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서 절망하는 것은 이같은 발언에 있지 않다. 국민 일반이 절망하는 것은 그 발언이 나온 맥락, 곧 노무현 대통령이 한사코 외면하면서, 교묘한 수사로 말장난을 일삼고 있는, 사실을 오도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바로 그 지점이다.
 

6월 6일 한겨레 그림판


노무현 대통령 발언의 맥락에서 읽히는 것은 그의 부박한 역사인식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인식은 '한갓된 역사주의'다. 이른바 "역사가 나를 평가하리라"는 나이브한 수준의 역사인식이다(노 대통령이 왜 이같은 인식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하기로 한다). 반성적 성찰이 배제된 '무오류의 환상'이 시작되는 지점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아집과 독선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이같은 역사인식을 공공연히 드러낸 바 있다.

"국민들에게 꼭 지금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가. 옳은 길을 가다보면 언젠가 알아줄 날이 올 것이다."


'여론만 좇다가는 민심을 놓친다'면서 노 대통령이 한 말이다.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노 대통령의 이 발언을 전하면서 "언젠가 민심이 노 대통령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인정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현과 박정희, 그 같고도 다른 지점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 떠오르는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는 말이다.

박통이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의견을 물리치며 했다는 이 말은 표현상으로는 노 대통령의 발언과 흡사하다. 그러나 비슷한 듯 보이는 이 두 발언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미래에 대한 자기 확신과 비전이 읽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 읽히는 것은 현재에 대한 불만과 하소연 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결정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는 발언이 갖는 함의가 그러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아예 그같은 가능성조차를 차단해버린다. 마치 자신이 '무오류의 화신'이라도 된다는 투다. '과거에도 그랬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한갓된 역사주의'에 빠진 결과다.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계시는데 국민들은 아직도 독재시대의 지도자와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있다"는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망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2005년 8월26일 국민일보 서민호 만평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말을 듣다보면 그는 아직도 자신이 무엇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듯만싶다. 그는 잘못을 지적하는 국민에 대해 자주 일반인 이상의 적의를 보인다. 마치 국민이 어거지로 자신을 무릎 꿇리기라도 한다는 투고, 거기에 죽어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노 대통령 자신의 피해의식일 뿐이다. 노 대통령을 무릎꿇리고 굴복시키고자 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그가 아직도 대학생 수준의 한갓된 역사주의에 사로잡힌 채 '역사가 나를 평가하리라'며 국민 일반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독선과 아집의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재는 별유천지에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한갓된 역사주의가 공고화되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독선과 아집이고, 그 독선과 아집이 권력과 결부되어 나타날 때 그것이 곧 독재권력이다. 권력이 자신의 실정에 대한 비판에는 귀를 막은 채 스스로를 평가하려는 데서 독재는 이미 시작되는 것이다.

역사의 평가에 기대어 현실을 변명하거나 원망하기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다.   2006/06/07 05:00

 


<덧글> 며칠 전 밤에 쓰는 글의 문제점 (새 창으로 열기)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결국은 또 오밤중에 글을 썼네요. 거친 부분이 많으리라고 봅니다.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2009/04/20 12:08 2009/04/20 12:08
김보슬 '광우병 PD'가 조선일보에 소송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하여 검찰의 조사를 받은 김보슬 피디가 피디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조사를 받네 마네로 한 달여 동안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던 김보슬 PD는 지난 15일 저녁 7시 55분께 '긴급'[footnote]그런데, 이게 '긴급'체포인 게 맞나요?[/footnote] 체포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았는데요. 48시간여만인 17일 저녁에 풀려나 가진 피디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결혼 앞두고 의도적으로 자진체포' 된 것 아니냐는 조선일보의 기사를 문제 삼으며 이에 대해 소송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하여 피디저널이 전하고 있는 <석방된 김보슬 PD "조선일보 '악의적 보도', 소송 검토할 것">이라는 기사의 제목과 그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선일보가 그럴 줄 알았다

김보슬 PD "조선일보가 그럴 줄 알았다."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피디저널 측 또한 김보슬 PD의 이같은 소송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피디저널 차원에서도 이번 소송에 적극 협조할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의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사실 이 사건은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도 문제라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 김보슬과 그 주변이 보인 행태 또한 여러가지 억측을 낳게 할만한 구석이 없지 않았습니다. '체포 시점'이나 '체포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새색씨 코드' 등에서 지나치게 언론 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인데요.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일이 반드시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동안 이른바 '조선일보식 보도'로 일컬어지는 '악의적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이 최소한의 정신적 위안이라도 받게 되기를 바라고, 나아가 조선일보의 반언론적 행태가 만천하에 공개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음은 김보슬 피디의 '긴급 체포' 당시 상황을 담고 있는 영상들입니다.  


<서비스 영상> 김보슬 피디 검찰에 이렇게 체포되었습니다.   / 미디어몽구


 



 
<덧붙이는글> 쥔장이 최근 들어 거의 비상 작업모드입니다. 수십 시간씩 풀타임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요. 그래서 이슈를 따라잡기 위해, 혹은 의무방어전으로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구석이 많습니다(언제라고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요. ^^). 무튼, 시간이 나는대로 내용을 더 하고 문맥 또한 다듬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09/04/19 02:42 2009/04/19 02:42
노무현 전 대통령이 17일인 어제, 부정한 돈 수수 건이 있은 이후 네번째로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횡령 및 탈세 혐의로 구속된 자신의 오랜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글로, 제목은 '강금원이라는 사람'입니다.

션하게 함 까고 가자는 박연차 건에 대해서는 알듯 모를 듯한 말로 무슨 선문답 하듯 두루뭉실하게 눙을 치고 앉았더니, 이번에는 내밀한 얘기까지 아예 대화체로 엮어 제대로(?) 까고 있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노통.. 이 분 참말로 재밌는 분이십니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 강금원이라는 사람


"강 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 글에서 노통이 하고 있는 말입니다. 엉뚱한 말하는 폼새 하나는 아주 타고나셨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솔직한 거겠지만, 좀 삐딱하게 보자면 천상 타고난 품성이라고 할 수 있을 터입니다. 대통령 직을 5년씩이나 수행했으면 그동안 어투 정도는 다듬었을 법도 한데, 그게 이 분에게는 안 되는 모양입니다.

무튼, 이 글은 순전히 의무방어전으로 쓰는 글입니다.
노통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읽으면서 얼핏 떠오른 생각 두 가지만 언급하기로 합니다.

하나는, 왜 박연차가 아니고 강금원인가 하는 점입니다. 톡 까는 거 얘기입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사람들이 정말 까주길 바랬던 건 강금원이 아니라 박연차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돈을 얼마를 받았는지, 누가 받았는지, 어디서 받았고 어디에 썼는지 등이었지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두고 보자는 식으로만 언급했던 이가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는 강금원에 대해서는 시시콜콜히 말을 하고 나섰습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액면 그대로 보자면, 당근 강금원에 대한 절절한 애정과 미안함의 표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살짝 삐딱하게 보면, 이번에도 역시 얘기는 사뭇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노통의 이 글은, 강금원에 대해서는 톡 까고 얘기해도 '꿀릴 게' 없지만, 박연차에 대해서는 그만큼 말 못할 사정이 많다는 걸로도 볼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노통의 살뜰한 패거리의식입니다. 노통은 재임시에 '노무현 코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기 주변 사람들을 끔찍하게 챙긴 대통령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우리집 어른까지 '사람은 저렇게 자기 사람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했을까요. 누가 뭐래도 노통은 자기 사람들에 대해서는 편애에 가까운 애정을 표시하곤 했습니다. 당근 그 반대 쪽에 있는 이들에게는 증오에 가까운 적의를 내비쳤구요.

이번 글에서 나타난 강금원에 대한 애정 표시도 여기서 크게 멀지 않습니다. 바로 지독한 패거리 의식의 발로라는 것입니다. 노통 시절, 이같은 패거리 의식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찬양 고무되기까지 했습니다. 누가 뭐라기라도 하면, 으레 나오는 건 사방이 기득권인 노통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박 뿐이었습니다. 어거지고 궤변입니다.

에니웨이, 노통의 이번 글에서 드러나고 있는 노통의 태도는, '내 새끼는 뭘 해도 이쁘고, 어떤 잘못을 해도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식의 전형적인 내 새끼 감싸기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행태는 한 마을의 '동장' 직이라면 모를까,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취할 태도는 결코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이같은 패거리 정신에 기대어 국정을 운영해서는 안 되는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걸맞지 않게 키치한 '신파'라니요.  -_  [footnote]이 글을 읽고나서, 노통께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렸습니다. 노통,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_  [/footnote]




다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노통의 '강금원이라는 사람' 전문입니다
 

강금원이라는 사람.


강회장이 구속되기 전의 일이다. 내가 물어보았다.

"강 회장은 리스트 없어요?"

"내가 돈 준 사람은 다 백수들입니다.[footnote]노통의 이 말 한마디로 또 졸지에 백수로 떨어지신 분들, 참 두 눈 뜨고 봐주기 안습일 지경입니다. 이같이 모욕스러운 말 듣고 있느니, 내같으면 차라리 누구처럼 한강에 뛰어들고 말겠습니다. 말 함부로 해서 사람까지 하나 잡았으면서 이 분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듯싶습니다. [/footnote] 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는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돈을 왜 주었어요?"

"사고치지 말라고 준 거지요. 그 사람들 대통령 주변에서 일하다가 놀고 있는데 먹고살 것 없으면 사고치기 쉽잖아요. 사고치지 말고 뭐라도 해보라고 도와준 거지요"[footnote]노통은 청와대 참모들을 아예 대놓고 놀고 먹는 백수에 앵벌이 취급입니다. 그것도 돈 안 주면 사고나 치는 수준의 문제아들입니다. 하나는 알고 둘은 아예 생각조차를 못 하는 이런 이가 한때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footnote]

할 말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나의 수족 노릇을 하던 사람들이 [footnote]'수족노릇을 하던 사람들'이라니.. 말뽄새야 본디 타고난 것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이 분 말을 듣고 있으면 이 분은 국정의 최고 기관인 청와대를 무슨 건달 조직의 양아치들이 노는 놀이터로 생각하고 있는 듯싶습니다.[/footnote] 나로 인하여 줄줄이 감옥에 들어갔다 나와서 백수가 되었는데, 나는 아무 대책도 세워 줄 수가 없었다. 옆에서 보기가 딱했던 모양이다. 강회장이 나서서 그 사람들을 도왔다.

그동안 고맙다는 인사도 변변히 한 일도 없는데 다시 조사를 받고 있으니 참으로 미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데 강회장이 계속한다.

"지난 5년 동안 저는 사업을 한 치도 늘리지 않았어요. 이것저것 해보자는 사람이야 오죽 많았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하면 내가 대통령님 주변 사람을 도와줄 수가 없기 때문에 일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강 회장이 입버릇처럼 해오던 이야기다.

"회사일은 괜찮겠어요?"

"아무 일도 없어요. 지난번에 들어갔다 나오고 나서 직원들에게 모든 일을 법대로 하라고 지시했어요. 수시로 지시했어요. 그리고 모든 일을 변호사와 회계사의 자문을 받아서 처리했어요. 그리고 세무조사도 다 받았어요"

그래서 안심했는데 다시 덜컥 구속이 되어버렸다.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게 사업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어떻든 강 회장은 `모진 놈'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다.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회장이 나를 찾아온 것은 내가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였다.

모르는 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후원금은 얼마까지 낼 수 있지요?" 전화로 물었다.

"1년에 5천만 원까지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로 온 사람이 강 회장이다.

"나는 정치하는 사람한테 눈곱만큼도 신세질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첫마디를 이렇게 사람 기죽이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눈치 안 보고 생각대로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경계를 하지 않았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나는 장수천 사업에 발이 빠져서 돈을 둘러대느라 정신이 없던 때였다. 자연 강 회장에게 자주 손을 벌렸다. 당시 안희정씨가 그 심부름을 하면서 타박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정치인이 정치나 하지 왜 사업을 하려고 하느냐 하는 것이 구박의 이유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 직접 타박하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나는 2000년 부산 선거에서 떨어졌고, 2002년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에는 장수천 빚 때문에 파산 직전에 가 있었다.

강회장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파산자가 되었을 것이다. 강 회장은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단 한 건의 이권도 청탁한 일이 없다. 아예 그럴만한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퇴임이 다가오자 강 회장은 퇴임 후 사업을 이야기 했다.

처음에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강회장의 생각에는 노무현이 중심에 있었고, 나의 생각에는 생태 마을이 중심에 있었다. 결국 생태마을 쪽을 먼저 하고 재단은 퇴임 후에 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그렇게 해서 주식회사 봉화가 생겼다. 이름이 무엇이든 우리가 생각한 것은 공익적인 사업이었다.

70억이라고 하니 참 크게 보인다. 그런데 강 회장의 구상은 그보다 더 크다. "미국의 클린턴 재단은 몇억 달러나 모았잖아요. 우리는 그 10분의 1이라도 해야지요" 이것이 강 회장의 배포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은 돈을 모으기가 어렵다. 꼭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강 회장 혼자서 부담을 해야 할 형편이다.

강 회장은 퇴임 후에 바로 재단을 설립하자고 주장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좀 천천히 하자고 했다. 강 회장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미안하고 모양도 좋지 않으니 출연할 사람들을 좀 더 모아서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퇴임 후 바로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각종 조사와 수사가 시작되고,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도 시작되니 아무 일도 시작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을 모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 재단은 표류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가급적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한다. 그러지 않아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오겠다는 사람도 없었다. 사업을 안 하는 사람이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디 취직이라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봉하에 오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봉하에 강 회장은 매주 하루씩 다녀갔다.

그런 강회장이 구속이 되었다. 아는 사람들은 그의 건강을 걱정한다. 제발 제때에 늦지 않게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면목 없는 사람 노 무현
 

<덧붙이는글> 여담이지만, 노통은 지난 글을 통해 나내가 돈 받은 걸 "몰랐다니 말이 돼?’냐면서 "이같은 의문을 갖는 건 상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건 증거"라고 빠져나갑니다. 자신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온 '원칙과 상식' 가운데서 '상식'을 내려놓고 있는 지점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그는 자신의 '수족'을 챙겨주고 그 패거리 안에서 입지를 구축한 패거리주의자였음을 실토하고 있습니다. '원칙'까지도 내려놓는 대목입니다. 그가 견지한 것은 원칙이 이 아니라 다만 패거리 정치에 지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입니다.

자주 하는 말인지만, 내가 보는 노통은 승부사일 뿐입니다.
'원칙과 상식'은 다만 그 승부를 위해 세팅된 이미지(성공적인)에 지나지 않은 터구요.   

<덧> 노통은 이 글에서도 '10분의 1' 타령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변호에 쓰던 게 지금은 제식구 감싸기로만 바뀌었을 뿐, 저 말이 나오는 맥락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지금 이 지경에 이르러도 그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모르겠는 모냥입니다. 제말을 제가 잡아먹었으면서도 말이지요. 안쓰러운 것[footnote]대통령 직을 역임한 이를 가리켜 '안쓰럽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실은 더 안쓰러운 일입니다. 비정상적인 일이구요. 대통령이 무슨 신파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듯한 인상입니다. [/footnote][footnote]<정성호> "노의 가장 큰 능력이지.. 졸라 착한 척 불쌍한 척.. 저러니 애들이 안놀아 나나.."
포털의 노통 관련 기사에 달린 어느 네티즌의 댓글입니다. [/footnote]과는 별개로 진짜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싶습니다. -_-;;
 
2009/04/18 08:50 2009/04/18 08:50
'광우병 PD' 김보슬이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위해' 검찰 출두를 거부하며 한 달여를 버틴 끝입니다. 이를 보도하는 몇몇 언론의 기사를 보니 차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 절절한 아픔에 가슴이 미어져서 기사를 다 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살짝 의아해 한 적이 있습니다. 왜 김보슬이 아니고 이춘근일까싶어서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검찰에 쫓기는 수배 새색씨 코드' - 이거, 찌라시 언론이 딱 좋아하는, 죽고 못 살 법한 '코드'입니다. 조를 잡아서 제대로 함 써먹고싶을 법 한데 왜 아니 써먹고 있는가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력쒸 내같은 이는 순 하수였습니다. 가장 극적인 시기를 통해 한꺼번에 빵~! 하고 터뜨렸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은 어쩌면 세팅과정이었던 셈인지 모르겠습니다. 무튼, 그 선봉에는 당근 우리의 오마이뉴스가 서 있습니다. 실시간 속보를 내면서입니다.  

기사야 직접들 가서 보시면 되겠고,
여기서는 오마이뉴스와 한겨레가 이를 전하는 방식만 함 보기로 합니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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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슬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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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후배 보슬아, 결혼식 생각만 해라. PD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다"
[현장-3신] 김보슬 PD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중... 묵비권 행사 예정

이라는, 기인~ 제목의 오마이뉴스 기사입니다. 손수건 없이는 볼 수 없는 눈물겨운 장면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저렇게 눈물나는 장면을 연출해야만 했을까요? 이춘근이랑 함께 조사받고 나오면 끝날 이었는데 말이지요. 아,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_-; 그렇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우리의 새색씨 김보슬 열사는 기꺼이 그렇게 가슴아픈 사연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참으로 야만스러운 시대입니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김보슬과 오마이뉴스


아, 나는 이 기사 보면서 정말로 눈물 많이 쏟았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저 '국민'에서 좀 빼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도 슬퍼서 눈물은 앞을 가리지만, 그래도 공은 공이고 사는 사입니다. 결혼은 결혼이고 나쁜 짓은 나쁜 짓입니다.

지금 옆에 켜둔 디엠비에서 노건호씨가 다시 검찰에 출두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 주 쯤에 조사를 받을 거같다고 하는군요. 그렇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다면 검찰에 나가서 그냥 자기 의견 말하고 나오면 될 일이겠습니다.

그러면 끝날 일을 이렇게 눈물겨운 상황까지 연출해야 했던 이유를 나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김보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뭐 이런 사람보다 훨씬 힘이 쎈 분인 모양입니다. 아,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우리의 김보슬 피디는 그렇게 자기 한 몸을 기꺼이 희생했습니다. -_-;

이같은 김보슬 피디의 가열찬 희생 정신을 우리의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는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김보슬과 독설닷컴

김보슬과 독설닷컴


김보슬 피디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꺼이 그렇게 십자가를 짊어지셨습니다. 선지자라는 이유만으로 하민혁이 온갖 시련을 다 받고 있는 상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보입니다. 그래서 슬픕니다. 기꺼이 십자가를 짊어진 김보슬 피디가 겪고 있는 그 아픔이 더 크게 와닿아서입니다. 그렇습니다. 숨을 쉬기조차가 버거운, '야만의 시대'를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한겨레가 이를 외면할 리가 없습니다. 안수찬 기자는 드디어 특종 하나를 터뜨립니다.
무려 "특종! 광우병 PD 결혼한다"입니다. 크헐~ 


김보슬과 한겨레

김보슬과 한겨레 (클릭~ 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김보슬과 한겨레

김보슬과 한겨레 (클릭~ 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비장미 가득한 안수찬 기자의 이 특종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노벨문학상 쪽으로 가야 합니다. 도대체 이게 기사인지 소설인지 아니면 새색씨에게 바치튼 헌사인지, 그것도 아니면 새색씨 코드를 이용한 선동인지 모를 정도의 글이지만, 무튼 아름다운 글입니다.

신파 가득한 이 글은 어느 한 곳 가슴을 울리지 않는 대목이 없습니다. 다 옮겨서 통성으로 함 같이 읽고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여기서는 부득이 마지막 부분만을 되뇌어봅니다. 같이 함 소리내어 읽오보실 것을 권면합니다.  
 
'꽃처럼 웃는 날.'  청첩장의 맨 앞쪽에 그렇게 적혀 있다. 두 집안의 부모님들이 하객에게 보내려고 예전에 만들어뒀다. 만들고는 그냥 쌓아두기만 했다. 4월의 신부와 신랑은 서로를 보며 슬며시 웃지만, 아직 꽃처럼 활짝 웃지는 못한다. 여의도의 벚꽃은 그런 것도 모르고 저 혼자 천연하게 피어젖히고 있다. / 글 안수찬 기자


다음은 앞선 글에서 소개하고 있는 우리의 호프 진중권 멘트입니다. "결혼 앞둔 새색씨 손목에 수갑 채우다니.." 참으로 섹시합니다. 역시 진중권입니다. 머쪄요. 아, 어느 분이 댓글로 저 블로그 타이틀이 진중권이 말한 것과는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같다는 의견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함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김보슬과 기자

김보슬과 메타블로그

김보슬과 메타블로그



그런데, 위에서도 잠깐 그런 얘기 한 적이 있지만요. 지금 저 친구들이 했다는 말 말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너를 응원하고 있다"는 이 말 말입니다. 그 국민에서 나는 좀 빼줬으면 좋겠습니다. 김보슬 피디의 수갑을 보는 맘이 짠하기는 하지만, 나는 김보슬 피디를 응원하고싶은 생각은 없어서입니다.

나는 오히려 "사랑하는 보슬아, 언능 가서 조사 좀 받고 와라 응!" 쪽이거든요. 쿨럭~ -_



 
<덭분이는글> 그나저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위의 기자님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새색씨 김보슬의 결혼'은 어떤 관계에 있는 건가요? 그것도 광우병 보도의 일부인가요? 궁금합니다.
 


김보슬 피디의 석방 기사가 떴네요. MBC PD수첩 김보슬 PD 석방(종합)
참, 대단한 친구입니다. 젊은 친구가 말이죠. 피디만 하기에는 넘 아까운 친구가 아닌가싶어요. 장래가 기대됩니다. 아, 이제 결혼식 해야죠?! 에효~ 이건 뭐.. 쌩쑈도 이런 쌩쑈가 없겠다는. 미친.. -_-;;
2009/04/17 16:12 2009/04/17 16:12

진중권이 진보신당 게시판에 저런 글을 하나 올린 모양입니다. 자세한 내용이야 위의 링크 타고 들어가보시면 될 터고, 진중권이 갈수록 왜 저렇게 망가져가나 싶습니다. 도대체 수갑 찬 김보슬 피디하고 결혼 앞둔 새색시 김보슬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진중권 "결혼 앞둔 새색시 손목에 수갑 채우다니..."



수갑 찬 피디 김보슬과 결혼 앞둔 새색시 김보슬과의 관계는?

수갑 찬 피디 김보슬과 결혼 앞둔 새색시 김보슬과의 관계는?


수갑 찬 피디 김보슬과 결혼 앞둔 새색시 김보슬과의 관계는?

여기,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있다면 그 말을 하는 이들의 의식 저변에 흐르고 있는 말초적 '섹시' 코드 뿐입니다.  설마 진중권이 저런 '섹시' 코드로 사람들 눈길 끌겠다고 설레발 치는 건 아닐테니, 이건 아무래도 박정호 기자가 진중권을 미끼로 삼아 만든 작품 쯤으로 이해해야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팩트는 팩트. 진중권이 저 말을 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진중권도 결혼 앞둔 새색시 손목에 찬 저 수갑에 눈길이 미쳤던 건 아닌가싶습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진중권이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김보슬 피디가 손목에 찬 저 수갑은 누가 채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스스로가 '세팅한 수갑'입니다. 게다가 원한다면 굳이 '새색시 김보슬'은 아니어도 되었습니다. 이 또한 김보슬 스스로가 세팅한 '새색시 김보슬'일 뿐입니다.

그런데, 천하의 진중권이 지금 이 짓을 하고 있습니다.
경향성이라는 게 무섭긴 무서븐 거인 모냥입니다. 사람을 이렇게까지 배려놓고 있으니요.

에니웨이, 어떤 경우에도 부차적인 섹시 코드 따위가 문제의 본질을 사상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건을 선지자적 관점에서 한마디로 정리한 글 하나를 옮겨둡니다. MBC PD수첩과 철부지 블로거들이라는 글인데, 제목은 좀 바꿔도 될 성부릅니다.


"철부지 진중권, 새색시 김보슬의 수갑에 미치다."


 

<덧붙이는글> 흠. 지금 보니 손석춘이도 한마디 했네요.
결혼식 앞둔 김보슬 손목에 수갑 채워야 했나?
라구 말이지요. 그래서 말인데, 이 친구들 혹시 어디 굴뚝 속에 들앉았다 나온 거 아닌가요? 언론을 한다는 넘들이 어떻게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하나같이 이렇게 엉뚱한 젯밥에만 미쳐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쯧~
<덧2> 허거, 오마이뉴스는 아예 숨 넘어가기 직전입니다. "사랑하는 후배 보슬아, 결혼식 생각만 해라, PD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다" 이 긴 문장이 몽땅 제목이다. 이 친구들이 지금 미쳐도 아주 제대로 미쳤다. -_  

<참고> 다음은 지난 달에 올린 MBC PD수첩과 철부지 블로거들 전문입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새색시 김보슬 피디의 손목에 있는 게 아니고, 바로 이 글에 있습니다.  

 
MBC PD수첩과 철부지 블로거들



엠비씨 피디 애들이 요 며칠 아주 쌩쑈를 하고 자빠졌습니다 있습니다. 거기에 또 무슨 피디연합회인가 하는 애들이 '미쳤다'고 집단 발광을 하면서 언론자유가 어쩌고 민주주의가 어쩌고 하면서 쌩나발을 불어대고 있습니다. 온갖 기생층이란 기생층은 다 붙어 지달들을 떨어대는 형국입니다.

이 좋은 쌩쑈에 블로고스피어의 일부 철부지들이 빠질 리가 없습니다. 당근 '미쳤다'고들 아주 난리 부르스들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암만 봐도 미친 건 지들인 것같은데 말이지요. 에효~


이춘근

쌩쇼의 주인공 이춘근 - 노컷뉴스 화면


언론자유? 당근 있어야 합니다. 정권이 언론을 함부로 밀어붙이는 짓 하지 말아야지요. 언론탄압 어쩌고 하는 고상한 표현 접더라도 그거 일단 억울할 뿐더러 진짜 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아, 함 당해봤거든요. 무튼, 그래서 언론에 대한 압수 수색을 한다거나 언론인에 대한 영장 발부 되었다거나 하는 야구 들으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건은 좀 다릅니다. 보통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건 지금 언론탄압이라고 부르대는 친구들 말대로 군사독재 시대 이후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사안 자체가 그만큼 위중하다는 반증이지요. 실제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엠비씨 피디 애들도 자기 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백 만 촛불을 이끌어낸 방송이었다고 말이죠. 

문제는 저 프로그램에 나오는 핵심 화면이 조작된 화면이었다는 건데요.
번역까지 의도적으로 왜곡했고, 메인 피디의 멘트 또한 새빨간 거짓말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일까요? 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엠비시 피디 애들이 이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검찰 출석이 아니라 하민혁이한테 출석을 해서라도 왜 그런 거짓 방송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footnote]검찰한테 가기 싫어서 그러는 거면 하민혁이한테 와서라도 꼭 밝히도록 하세요. 나는 그거 무쟈게 궁금하거든요.[/footnote] 

이건 언론 자유의 문제이기 이전에 진실의 문제고 책임의 문제입니다. 언론 탄압이라고만 부르댈 게 아니고, 대체 왜 저렇게 쌩 거짓말을 했는지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게 맞습니다. 이건 두 살만 먹어도 답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이춘근

석방되는 이춘근 - 잘 했어요~


그래서 말인데,
송일준 이춘근 조능희 김보슬, 니들 모두 사이좋게 손 잡고 가서 조사받고 오면 안 되겠니?
니들이 사랑하시는 그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내 생각에는 니들이 그래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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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글> 여칠 전에 내가 "이춘근 피디 체포는 잘못되었다"고 외치고 있는, "이 정권이 미쳤다"고 부르대고 있는 블로그 99곳(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내 글은 삭제하는 곳이 많습니다)을 돌아다니면서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춘근 피디는 체포되어서는 안 되는가?"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거기에 답한 블로거는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99곳 가운데 단 한 군데도 말이지요. -_-
이거 진짜 웃기잡는 얘기 아닌가요? 눈물 콧물 다 빠지도록 웃기는, 그러다가 문득 슬퍼지는 정말 웃기잡는 코메디 아니냐는 얘깁니다. 아닌가요?
무튼, 지금 판이 이만큼이나 웃기잡는 판입니다. 내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두루들 다 미쳤어요. -_

<덧> 에이, 이 덜 떨어진 쉐이들.. (이건 순전히 덜 떨어진 쉐이들한테 하는 얘기니까.. 이하 생략)
2009/04/17 11:42 2009/04/17 11:42
올블로그에서 엽기적인 동영상을 하나 봤습니다. 얼마 전에 본 엠비씨노조의 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따위는 아예 쨉도 안 될 법한 초특급 울트라 엽기 동영상입니다.

"Minerva and Freedom of Speech"라는 제목의, 
'미네르바는 나의 경제스승'이라는 맹언을 남긴 '김태동이 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랍니다. -_




처음에 이거 봤을 때 솔직히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설마, 김태동이가.. 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김태동이 맞습니다. 멋쩍은 듯 혹은 정신 나간 듯 씩 웃는 도입부를 보면서 등골이 다 서늘해집니다. 저 친구가 지금 제정신이 맞나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저 사람이 지금, 자기 입으로 서울 모 대학에 재직 중이고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노라 떠벌이고 있는 저 친구가 지금 제정신이 맞나요? 혹 개념을 잠시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건 아닐까요? 점잖은 선지자 입장에서 차마 할 말은 아니지만,

참 개같은 세상입니다. -_



김태동

김태동, 지금 제정신 맞아요? (동영상은 위에 있습니다)


 




<덧붙이는글> 이 친구 동영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거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2009/04/16 20:00 2009/04/16 20:00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방식이 그렇다. 일주일에 한 두 개 이슈 파이팅을 하고, 또 한 두 개는 가볍게 웃고 즐기는 걸로 가고, 나머지는 그냥 땜빵용으로 넘긴다. 이게 내가 수용 가능한 범위의 블질이다. 이 이상을 넘어가면 아무래도 소화하기가 버겁다.  

헌데, 요 며칠 연빵으로 이슈 파이팅을 했다. 예상치 않은 노통이 이슈로 등장한 때문이다. 그래서 살짝 피곤한 상태다. 원래대로라면 이제 쉬어가야 하는 타이밍이다. 아니, 그마저도 이미 넘어섰다. 뭔가 글을 하나 쎄워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우선 타임 테이블에 올라 있는 일정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다. 당장은 이게 더 큰 부담이다. -_

그래서 말인데, 신경민 앵커 문제 - 이거 굳이 건들지 않아도 될 문제가 아니었나싶다.
그러나 이미 받은 잔이다. 그리고, 받은 잔이라면 마셔야 한다.

 
나는 신경민 앵커의 멘트가 불편하다

신경민 앵커님, 내가 방송국 하나 차려드릴까요? 말만 하세요~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 건을 본격적으로 다루기에는 솔직히 많이 버겁다. 그러려면 이런저런 자료도 챙겨야 하고 해야 하는데, 당장 내일 아침의 미팅 건을 준비해야 하고, 며칠째 계속 말썽을 부리고 있는 똥차도 손을 봐야 한다. 이같은 사정 탓에 본격적인 얘기를 하기 전에 몇 가지만 우선 짚어두기로 한다.
 
댓글에서 계속 반복되는 얘기가 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앵커는 원고만 읽는 앵무새가 아니다.
2. 언론이 어쩌고.. 기계적 중립이 어쩌고.. 블라블라~  
3. 해외에서는 앵커가 클로징멘트 한다.
4. 신경민의 클로징멘트가 불편했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


간단히 답하겠다.


1. 앵커는 원고만 읽는 앵무새가 아니다.


당근이다. 앵커는 원고만 읽는 앵무새 아니다. 누구도 앵커를 원고만 읽는 앵무새라고 말한 적 없다. 그렇게 말하는 넘이 있다면, 나라도 가서 귓방맹이를 사오십 개 쌔려주겠다. 그러니 이제 이같은 주장하려거든 누가 그랬는지부터 말할 일이다.

같은 맥락에 "그렇다면 앵커는 멘트 하지 말라는 말이냐?" 하는 얘기들이 있다.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알기로는 누구도 이런 말 한 적 없다. 그런데도 계속 같은 얘기를 하면서 물고 늘어지는 친구들이 있다. 이른바 파워블로거라는 친구들도 역시 같은 가이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싸지른다. 전형적인 허수아비 논법이다.
 

"앵커가 왜 중요한지 아십니까? 크로징멘트 때문입니다. 원래 앵커는 크로징멘트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입니다. 그냥 기자가 작성한 멘트만 읽어대는 것이 앵커의 역할이라면 발음좋은 사람만 앉히면 될 것을 왜 궂이 중요도를 놓게 되는 것일까요?"
 

대표적으로 이 댓글을 옮겼지만, 아주 여러분이 쎄워주고 있는 야구다. 듣는 분들 가운데는 괜히 또 마음의 상처를 입고는 욱~ 하실 분들 더러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러니까 이 분들은 기본적으로 앵커 멘트의 뜻 자체를 모르고 있는 거다. -_

분명히 해두자. 앵커 멘트 다른 거 아니다. 아나운서에게 마이크 넘기기 전에 앵커가 하는 말이 앵커멘트다. 이거 뉴스 전체를 꿰뚫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앵커 멘트가 뭐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유천지 비앵커인 냥으로 헷소리 하는 것 좀 안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앵커 멘트 애기하면서 쓸데없이 자꾸 외국 사례 들먹이는 친구들 있는데(이른바 기자 블로거라는 넘들조차도 일부가 이런 가이 소리 지끼고 있다. 철 없는 블러거들은 이걸 또 무슨 진리인 양으로 그대로 쎄워올리고 있고. 기자 자격조차가 의심스러운 한심한 넘들이다. -_-), 그럴 필요 없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최일구 앵커도 맛깔나는 앵커맨트로 유명한 친구다.


2. 언론이 어쩌고.. 기계적 중립이 어쩌고.. 블라블라~


언론의 중립성? 이건 뭔 자다가 봉창 뚜드리는 소린지 모르겠다. 중립? 난 그 따위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이다. 중립이라는 말 자체를 나는 믿지 않는다. 오히려 내 얘기는 그따위 희닥한 말 하지 말라는 거다. 내가 말하는 거는, 헷소리도 좋고 가이 소리도 좋고 언 넘이 뭐라 지끼든 맘대로 해도 내 알 바 아니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저런 스탠스에서 이 말을 하고 있다"는 게 그거다. 무슨 가이 소리를 하건 이렇게 자신의 스탠스를 딱 밝히고 하면 된다는 얘기다.[footnote]그런데, 신경민은 안 그렇다. 무슨 자유 민주 이따위 희닥한 말로 포장한다. 그런 다음 하는 말은 결국 헛소리다. 수준 딸리는 멘트 뿐이다. 이런 멘트 꼭 하고 싶다면 해도 된다. 할 수 있고, 하면 된다. 따르는 무리 일끌고 방송국을 하나 만들든지, 그럴 능력까지가 안 된다면 개인 인터넷빙송국 하나 차리면 된다. 그런 다음 듣고싶은 애들 와서 들으라고 하면 된다. 와이낫? [/footnote]


3. 해외에서는 앵커가 클로징 멘트 한다.


뷁! 이거야 말로 진짜 아주 지롤 찜쪄먹는 소리다. 결론부터 말하자. 당근이다. 어디 클로징 멘트 뿐이겠는가? 오프닝 멘트도 당근 한다. 중요한 건 클로징 멘트를 하네 마네가 아니다. 문제는 그 멘트를 하는 넘이 그걸 할만한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다. 이 글을 읽은 친구들 가운데 누구라도 좋다. 자격도 없는 어떤 넘이 앵커 자리에 앉아서 주제넘게 싸지른 넘이 있었는지 단 한 넘이라도 좋으니 쎄워 올려주길 바란다.

어제 어떤 친구가 그 사례로 피터 재닝스인가 하는 물 건너 앵커를 하나 예로 쎄워주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시 리바이벌하기도 뭐 하고 해서 그대로 옮겨 적는다. 댓글로 쓴 글이라 다소 거칠다. 그거 감안하고 하고자 하는 말에만 주목해서 읽으시길 바란다. 표현 갖고 씰데없이 딴죽 거는 짓은 하지 말라는 얘기다.
 

1. 지금 이 글의 요지는 '신경민은 역량이 딸리는 앵커였다'입니다. 이 글과 님이 사례로 든 피터 재닝스와의 유비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신경민은 피터 재닝스만큼 뉴능했다'는 얘기를 해주셔야 합니다. 신경민이 피터 재닝스에 버금갈 정도로 능력있는 앵커였나요? 어떤 점에서 그런가요?

2. 지금 엠비씨가 피터 재닝스로 유명했다는 ABC 처럼 공영인가요? 설명하자면, 손꾸락 아프고 님이 인용하고 있는 위키백과의 설명을 잠시 옮깁니다.

"미국 방송 회사(American Broadcasting Company, ABC)는 미국의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는 방송사이다. 1948년 4월 19일에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였다. 현재 월트 디즈니 회사가 소유하고 있으며, 디즈니-ABC 텔레비전 그룹에 속해있다."

보셨나요? ABC는 민영입니다. 민영에서 앵커가 뭐라 씨부리건 그거 가지고 내가 입 아프게 뭐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거야 뭐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렇거니 치고 접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엠비씨가 세계인에게 보내는 영상 메세지 만들어서 뿌리고 하는 이유가 뭔가요? 아세요? 혹시 모르는 듯 하니 제가 일러드리겠습니다. 바로 엠비씨 민영화시킨다고 저 난리인 겁니다. 민영화해서는 안 된다고. 민명화하지 말라고 말이죠. -_

자승자박. 이거 존니 웃기잡는 팡돵 씨추에이션이라는 생각 안 드세요?

<덧> “회사 결정에 따라 나는 물러난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지켜온 것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이었다” 이게 신경민이라는 친구가 마지막으로 했다는 클로징 멘트인데, 최소한의 자기 반성조차를 찾아볼 수 없는 참 뻔뻔한 멘트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 친구는 반성적 사고 자체가 아예 결여되어 있는 게 아닌가싶어요. 쩝~ [footnote]참고로, 피터 재닝스인가 하는 저 친구도 짤린 적 있다. 그렇지만, 기자넘들이 들고 일어나서 왜 짜르느냐고, 철회하라고, 민주주의 다 죽는다고 발악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footnote]



4. 신경민의 클로징멘트가 불편했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


내가 앞서 쎄운 글 중에 신경민의 미네르바 관련 멘트를 집어넣었더니 미네르바 관련 멘트의 어디가 문제였느냐고 줄기차게 따져묻는다. 답변을 해줘도 못 알아먹겠단다. 그래서 다시한번 분명하게 쎄워두기로 한다. 좀 길다 싶지만, 니들이 좋아하는 사례를 들다보니 어쩔 수가 없다.
 

"요즘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로 시끄럽습니다. 찬반 논란이 있고 월간지에 기고가 실리고 비난방송까지 나왔습니다. 이렇게 된 까닭은 그의 분석이 정부보다 더 정확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보입니다." 2008년 11월 17일


이게 내가 말한 신경민의 미네르바 관련 멘트다. 미네르바 관련 글에서도 밝혔듯이, 내가 미네르바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거의 순전히 신경민의 저 멘트 때문이었다. 미네르바의 글을 읽은 것도 그 이후였다. 그런데, 웬걸? 신경민이 정부더러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미네르바의 글을 보면서 한마디로 이게 웬 가이소리인가 싶었다.

이는 미네르바, 정신 나간 넘 하나에 놀아나는 사회라는 글에서 쎄운 그대로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나는 미네르바의 글이 거의 정신 나간 넘이 싸지르는 얘기로밖에 안 보였다. 그런데 내가 그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얘기에 대해 신경민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둘 가운데 하나는 지금 뻘짓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그 이후를 함 보자. 미네르바는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과 같이 방구석 경제학자다.[footnote]이거 미네르바 개인을 폄훼하는 의미 아니다. 나는 미네르바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한계 안에서이다. 내가 미네르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전에 쎄워둔 미네르바 관련 글을 함 보기 바란다.[/footnote]

신경민이 얘기는 결국 국가의 경제 정책을 방구석에서 경제학 썰을 푸는 친구 얘기에 귀를 기울여서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나는 이게 순 가이 소리라고 본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슨 말을 더 할까?

아, 당근 신경민은 그런 말 해도 된다. 아니, 신경민이 아니고 그가 설사 기생 오래비질을 하면서 먹고 사는 넘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그렇게 자기 주장 펼칠 수 있다. 얼마든지다. 그런데, 그 자리가 입만 열면 공영방송이고 국민의 방송임을 부르대는 공중파 방송의, 그것도 메인뉴스의 앵커라면, 게다가 그것이 그 뉴스의 클로징 멘트라면 얘기는 다르다.

그가 과연 그 자리서 그런 말을 해도 좋은지 그 역량을 함 짚어봐야 한다. 그리고 나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신경민이 그 자리에 앉아서 함부로 말을 하는 데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것이 내가 어제 여기서 신경민의 클로징 멘트는 함량미달이다고 말한 까닭이다.[footnote]그래서 나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전문가가 무슨 필요 있겠느냐는 것이고, 신경민은 그냥 미네르바 수준의 애 몇 명 데리고 방송국 하나 차려서 그런 친구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그게 민폐 끼치지 않는 일이라는 뜻이고.[/footnote]

피곤하다. 여기까지만 하자.  -_



 

<덧붙이는글>
다음에 옮기는 글은 신경민 앵커가 작년 연말과 이번에 앵커 직을 그만 두면서 각각 한 클로징멘트입니다. 원래 이 멘트까지를 가지고 글을 하나 쎄우려고 했는데, 글이 넘 길어질 것같고 해서 오늘은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올 한해 클로징멘트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원칙이 숨 쉬면서 곳곳에 합리가 흐르는 사회였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책임, 신뢰, 안전이었고 힘에 대한 감시와 약자배려를 뜻합니다. 내용을 두고 논란과 찬반이 있다는 점 알고 있습니다. 불편해 하는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이 꿈과 소망은 바꾸거나 버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함께 가져야 하는 겁니다. 2009년 첫날인 내일 돌아오겠습니다." 2008.12.31
"회사결정에 따라 오늘 자로 물러납니다. 그 동안의 제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 매일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쉽지만 희망을 품을 내일이 언젠가 올 것임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2009.4.13

<덧2> 신경민이 앵커 자리 물러났다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다 죽었다고 헷소리하는 몇몇 기자넘들, 걱정하지 마세요. 니들이 그렇게 징징거리지 않아도 대한민국 민주주의 안 죽습니다.

<덧3> 답댓 빨리 안 준다고 댓글로 도배들 좀 하지 마세요. 기다리면 선지자께서 답글 다 주십니다.
 
2009/04/16 04:29 2009/04/16 04:29

신경민 앵커 하차를 두고 말들이 꽤 많다. 엠비씨 기자들은 무슨 제작거부 투쟁인가를 했다던데, 그거 누가 말리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1년 12달 계속 좀 했으면 좋겠다. 얼마 전, 영상 메세지 만들어서 세계인에게 보낸다고 설레발 치다가 꼬랑지 확 내리고 자진삭제한 엠비씨 노조 애들처럼 제 밥그릇 챙기겠다고 또 슬그머니 겨들어가지 말라는 얘기다.

 

나는 신경민 앵커의 멘트가 불편하다

나는 신경민 당신의 클로징 멘트가 불편했어요


무튼, 암튼, 일부 마이너언론들은 아주 살 판들이 났다. 이거 잘만 활용하믄 없는 넘들 코묻은 돈 좀 땡기겠거니 싶은 모양새다. 아무렴, 가능하리라고 본다. 근데, 아무리 봐도 넘 찌질하다. 해먹으려면 유시민이 정도는 해먹을 줄 알아야지 말이지.

블로고스피어에도 온갖 찌질한 이들로 넘쳐난다. 입달린 넘들은 다 한마디씩 내뱉는다.[footnote]요즘은 안 팔리는 찌라시의 기자들까지 대거 블질로 나선 모양이다. 참 딱하다. 아무리 봐도 그거 그가 소속한 신문/주간지에는 도움이 안 되지싶어서다. -_-[/footnote] 니들이 앵커가 뭔지 알어? 니들이 앵커와 아나운서의 차이를 알어? 선진국은 앵커가 월매나 자유롭게 발언하는지 알어? 블라블라~ 꼴에 어디서들 쎄워주는 거를 또 열심히 줏어듣기는 한 모양이다. -_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줏어들은 말이니 그 다음이 있을 리 없다. 예컨대, 앵커가 뭔데? 앵커와 아나운서의 차이가 뭔데? 선진국에서는 앵커가 얼마나 자유로운데? 말해봐, 말해봐 응?

당근 말 못 한다. 아직 것까지는 학습을 못 받은 거다. 아니면, 학습을 시켜줬는데도 용량이 딸려서 것까지는 써먹을 단계까지 와 있지 않거나. 것도 아니면 학습 시킨 애들조차 아예 것까지는 학습시킬 능력이 못 되거나. -_

에니웨이, 신경민 앵커가 왜 짤렸느냐고?
그거 알고싶나?

이런 말까지는 아니하려 했는데 한마디 해야겠다. 신경민 앵커 짤린 이유, 간단하다. 함량미달이어서다. 이 친구가 바람직하다 말하는 세상이란, 혹은 이 친구가 꿈꾸는 세상이란 그러니까 이런 세상이다.

미네르바를 경제대통령으로 모시고, 신경민은 미네르바가 하는 말을 복음으로 전파하는 세상.
이게 신경민이 꿈꾸는 세상이고, 이게 신경민이 쎄우고 있는 멘트의 베이스에 깔려 있는 인식틀이다.

그런데 이거는, 세상 살기에 바빠서 그냥 뭐든 씨원한 거 한 방 원하는 덜 떨어진 아해들이나, 요즘 한창 유행한다는 '새벽별 보고 인나 삽 자루 들고 명바기 까기' 게임에 열심인 오덕후들에게는 통하는 얘기고 딱 그 수준의 인식틀일지 모르지만, 그밖의 대다수 정상인에게는 그저 소음일 뿐이다. 듣봐주기 거시기한 함량미달의 마스터베이션.

그래서다. 신경민이 짤린 이유 말이다.
어떤가? 이유 듣고 나니 시원들 하신가? 모쪼록 시원들 했으면 좋겠다. 즐~ [footnote]이 대상에 '해밀턴'님은 해당되지 않기에 예외로 합니다.[/footnote]





<덧붙이는글> 아, 제작 거부 들어가셨다는 엠비씨 기자 여러분들, 그거 절대 중단하지 마세요. 가다가 중단하면 아니 감만 못 하다는 말 잊지 마시구요. 끝까지 가서 꼭 끝장 보시길 바래요. 화이팅~!  
   
2009/04/15 12:35 2009/04/15 12:35
산에서 꽤 오랜 동안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산 생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가운데 하나가 하산 사고입니다. 산에서 나는 사고의 대부분은 등산을 할 때보다는 하산을 할 때 일어납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짐작컨대 크게 두 가지가 작용을 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첫째는 정상 등정의 성취감에서 깨어나지 못해서고, 둘째는 하산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게 그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검찰과 한 판 승부를 벌인 결과가 아무래도 패색이 짙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중요한 건 '증거'라면서, 증거를 내놓으라 말하는 노통에게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 오늘 검찰이 결정적인 '소스' 하나를 언론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노통이 박연차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아들 집 사주게 백만 달러를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인데, 그 내용이 대단히 구체적입니다. 다음은 KBS가 단독 보도하고 있는 '백만 달러 송금 요청'의 정황입니다.


지난 2007년 6월 25일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전화해 "대통령께서 전화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곧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는 겁니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미국에 있는 아들 건호 씨에게 집을 사주려고 한다며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액수를 정해 달러로 준비해 달라고 말했고, 6월 29일이라는 날짜도 지정해 줬다고 했습니다. 돈을 보내 달라는 날짜가 불과 며칠 뒤여서 태광실업 직원 백 30여 명의 명의를 동원해 무리하게 환전을 했다는 겁니다.
- http://news.kbs.co.kr/article/society/ ··· 707.html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검찰이 흘린 건넨 '소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아들 집 사주게 백만 달러를 달라" 이렇게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는 사실의 확인이 아닙니다. 단지 '박연차 회장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실제로 기사 어디에도 이를 직접 확인했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사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어제 노통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하고 있는 말입니다.

하도 자신있게 말을 하고 있는 터라, 저도 노통의 말을 믿었습니다. 저 말은 박 회장이 검찰과 모종의 거래를 통해 검찰이 원하는 쪽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어서였습니다.
 
그래서 '박연차와 노통이 짜고 치는 고스톱에 검찰이 말려든 것일 수 있다'는 소설같은 시나리오까지 함 써봤습니다. 다른 건 다 접고라도 노통이 '설마 거짓말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 비슷한 게 있었던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검찰이 전하는 내용을 보면 이 믿음을 과연 유지해도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검찰을 거쳐 나온 것이긴 하지만, 그 정황이 너무 구체적인 터라, 아무리 짜고 치는 거라 해도, 저 정도까지 정치한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노통의 패색이 짙어보인다'고 말하는 건 이 때문입니다.


노무현,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노무현,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그러나 여기에도 약간의 문제는 남습니다. 노통이 지금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한다고 봤을 때, 도대체 노통은 왜 저렇게 당당한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승산없는 게임을 하면서 저렇게 당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것은 대통령 당선 직후에 있은 '검사들와의 대화'입니다. 노통은 지금 당시의 검사들을 생각하고, 검찰을 너무 허투로 여기고 있는 건 혹시 아니겠느냐는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노통은 한 가지를 크게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통은 확실히 승리한 듯 보였지만, 그것은 실제로 노통 자신이 이룬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대통령이라는 어드밴티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허두에서 전한 산행 사고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어쩌면 노통은 지금 대통령의 꿈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 자신이 이룬 성취감에 빠져 하산 길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노무현과 박연차

노무현과 박연차


모를 일입니다. 게임은 이제 겨우 그 초입에 접어들었을 뿐이고, 법률 공방은 아직 채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문제가 되는 돈은 모두 계좌추적 자체가 불가능한 현금으로 건네진 상황입니다. 법률 공방이 지루하게 이어질 것임이 분명하고, 그 과정에서 박연차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개연성 또한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해보입니다. 노통이 결코 당당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노통은 자신의 글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고만 밝히고 있을 뿐, 정작 문제가 되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고,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역시 단 한마디도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당당하다면 모두 밝히지 못 할 이유가 없는 사항들입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footnote]'노무현, 아.. 노무현..'이라고 탄식할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footnote]

그래서 말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님.
그래도 한 때는 후원자였던 친구랑 이 지저분한 게임을 꼭 해야 하겠습니까?
검찰에서 밝히겠다 미루지 마시고, 홈페이지에서 선제로 그냥 확 까고 갈 수는 없겠습니까?

그게 지금까지 노통이 보여온 노무현식 승부 아니었습니까? 노통께서 왜 이러시는지를 모르겠습니다.[footnote]정말 왜 이러세요, 아마추어같이.. -_ [/footnote]

 


 
2009/04/14 04:38 2009/04/14 04:38
엠비씨 신경민 앵커가 교체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합당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나는 신경민 앵커의 멘트가 불편하다"는 글에서도 잠깐 그런 생각을 피력했던 것처럼, 나는 엠비씨 뉴스데스크 말미에 어설프게 들붙어 있는 신경민 앵커의 멘트가 영 불편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나는 신경민 앵커의 멘트가 불편하다

나는 신경민 당신의 클로징 멘트가 불편합니다

 
첫째는 신경민의 생각이 내 생각과는 너무 달라서입니다. 

앵커도 당연히 자기 의견 표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민 앵커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신경민의 멘트는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서 있습니다. 첨예한 다툼을 벌이는 사안에까지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나와는 너무 다른 신경민 자신의 생각일 뿐입니다.  

예컨대, 미네르바 문제를 지적하면서 신경민은 미네르바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나는 미네르바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신경민의 주장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가 듣본 미네르바의 글은 '넌센스'로밖에는 보이지 않은 때문입니다.

둘째는 신경민식 멘트가 허용되는 순간 예상되는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아서입니다.

신경민의 생각이 나와 같은 경우라면 나는 더욱 신경민식 멘트에 반대합니다. 이 경우 신경민 식의 멘트는 지금 당장은 내게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그것이 허용되는 순간 언제라도 내게 독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신경민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데는 얼마든지 동의하고, 만일 그가 이 문제로 탄압을 받는다면 기꺼이 그의 편에 설 것임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민의 한갓된 자기 주장을 공중파에서 듣보는 일에는 단연코 반대합니다.

다른 의견을 말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런 식의 일방적인 멘트를 하려면 차라리 논평/사설 꼭지를 맡아서 자기 주장을 펼치거나 아니면 아예 정치 판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는 게 합당하겠다는 뜻입니다.

신경민의 앵커 교체 결정이 합당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나는 신경민도 이에 대해 기꺼워 하리라고 봅니다. 신경민은 이제라도 자기 생각과 다른 주장을 전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논평 코너를 맡거나 기자로 돌아가거나 정치판으로 가서 자기 주장을 맘껏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음은 신경민 앵커 교체와 관련한 MBC 엄기영 사장의 담화문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MBC 사원 여러분!

최근 방송 구조 개편 논의와 유례없는 경영 위기로 우리에게는 생존을 위해 시시각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봄 개편과 함께 프로그램 경쟁력과 공익성을 높여야 하는 일은 무엇보다 무거운 과제입니다. 이 같은 시기에 뉴스데스크 앵커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문제로 제작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일부 사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공영성을 지키겠다는 충정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서 회사 측에 일방적 수용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MBC 사원 여러분!

최근 일련의 회사 정책 결정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의견 분출은 정당한 내부 소통을 넘어 조직의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는 MBC의 경영을 책임진 사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진행자 문제에 관해서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먼저 뉴스데스크 앵커는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교체는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경영진과 사원 간에, 구성원 내부에서 일부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염원하는 공영방송 MBC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다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송입니다. 후임 앵커는 이 기준에 비춰 최선의 선택이 이뤄지도록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선발토록 하겠습니다. 구성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라디오 진행자는 교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부인력 기용 차원에서 교체여부를 검토했지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이번 봄 개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MBC 사원 여러분!

봄 개편을 앞두고 검토해온 진행자 교체 문제에 대해 회사는 다각도로 판단하여 고심 어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내부 혼란에서 벗어나 방송 정상화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제작 거부에 들어갔던 사원들은 방송 현장으로 복귀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MBC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 좋은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도록 합시다.

2009. 4. 13.

문화방송 사장  엄 기 영


2009/04/13 14:34 2009/04/13 14:34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드디어 루비콘 강을 건넜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늘 날짜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는 글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박연차 회장의 이야기가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며, 이에 대해 '방어'해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의 참 민망하고 구차한 "해명과 방어"


앞선 글에서 나는 노 전 대통령이 거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 승부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늘 올린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갰습니다.

1. 권양숙 여사가 받은 돈은 정말 몰랐다.
2.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서 요청했다"는 박연차 회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3. 최선을 다해 박연차 회장의 말이 거짓 진술임을 밝히겠다.

한마디로, 기업인의 돈을 받아 쓴 사실에 대해 도덕적 비난은 받을 수 있을지언정, 대통령 재임시에 돈을 받고 거짓말을 한 파렴치한 범죄인으로는 남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입니다.

이제 결론은 하나입니다. 쓰레기만도 못한 거짓말쟁이가 되어 영원히 천하의 웃음꺼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검찰과의 한 판 승부에 성공하여 화려하게 재기의 날개를 펴게 될 것인가? 글의 허두에서 '노통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말한 까닭입니다.


근데, 여기서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아무려면 노통이 전혀 승산이 없는 싸움을 시작했겠느냐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박연차 회장은 또 왜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저렇게 순순히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것이 갖는 의미를 역으로 함 생각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법정 다툼을 통해 노통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검찰이 노통에게 덧씌우고 있는 모든 혐의는 정당성을 잃게 됩니다.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역전이 된다는 뜻입니다. 노통의 말 그대로 일정 부분 도덕적인 비난은 받을 수 있겠지만, 국민은 오히려 검찰 곧 현 정부에 비판과 분노의 화살을 돌릴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당연히 노통은 정권에 의해 탄압받는 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얻게 되고, 도덕적 비난 따위는 언제 있었느냐싶게 동정적 여론이 확산될 것입니다. 여기에 대통령의 부인이 돈을 받아야 했을 정도로 투명한 대통령의 이미지까지 더해진다면 그 동정의 정도는 상당한 폭발력까지를 갖게 될 여지가 다분합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재기까지는 한 걸음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소설 '노무현과 박연차'


이쯤 되면 '소설 쓰지 말라'는 얘기가 나올 법합니다. 물론 소설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노통이 첫 글을 올린 이후의 상황을 보면 꼭 소설이 아니어도 가능한 얘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노통의 집사로 일컬어지는 정상문이 잡혀들어간 직후에 노통 측은 대책회의를 갖습니다. 그런 다음 노통은 "정상문이 받은 돈은 권양숙의 돈이다"는 글을 띄웠습니다. 우선 많은 키를 쥐고 있는 정상문을 빼낼 수순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지금 이건 어디까지나 모종의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지는 소설같은 이야기입니다. 이 점 오해 없으시기를).

두번째 글은 '검찰의 프레임'을 들먹입니다. 사실 이 글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대체 왜 그런 글을 띄웠을까 할 정도로 의미없는 글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는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는 판사에게 보내는 일종의 시위 내지는 압박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 않습니다. 검찰이 지금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판사로 하여금 구속영장 발부에 부담을 느끼도록 하는 것일 수 있었겠다는 뜻입니다.

무튼, 실제로 정상문은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풀려납니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박연차입니다. 정확히는 박연차의 입입니다.

만일 박연차의 저 말이 각본에 의한 것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말해, 이후 박연차가 검찰에서 한 얘기를 모두 뒤집고 '기억이 잘못되었다'거나 '강요 혹은 협박에 의한 것이었다'거나 하면서 자신이 이전에 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 돈을 전달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모두 잘못된 진술이었다고 해버리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입니다.


박연차 진술의 신뢰성은 얼만큼일까


내가 보기에 검찰이나 그동안 검찰이 흘린 내용으로 기사를 썼던 언론들은 모두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형국이 될 공산이 큽니다. 도대체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을 아무리 살펴봐도 박연차의 직접적인 진술 외에는 딱히 구체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박연차가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들, 이를테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 따위의 얘기들을 그렇게 순순히 자백했을까 하는 점에서 이같은 의구심은 더합니다. 그러나 만일 박연차가 지금 검찰을 상대로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는 거라면 이는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변호사의 말을 종합하면, 노통측은 이 문제로 수차에 걸친 대책회의를 가졌습니다. 특기할만한 것은 이 대책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입니다. 이 브리핑에서 노통측은 자신들의 발언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은 노통의 글에서도 어렴풋이 나타나 있지만, 문재인의 발언에서는 보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예컨대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액수나 그것이 쓰인 방식, 그리고 전달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얼버무리거나 아니면 분명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모호한 답을 하다가도, 돈을 받은 사람에 이르면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 권양숙 여사였고, 노통이 그 사실을 인지한 것은 최근이었다는 점에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딱 잘라 답을 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과의 첫 인터뷰에서 문재인은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돈을 받은 구체적인 경위는?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도리지만 앞으로 검찰 수사가 남아 있는데 먼저 자세한 내용을 다 밝히고 나서면 마치 (검찰) 수사에 미리 선을 그으려고 하는 것처럼 비칠 것 같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궁금하겠지만 (돈을 받은) 시기와 명목 등 자세한 경위는 앞으로 모두 밝혀질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게 된 시기는?
“근래에 알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돈의 성격은?
“(권양숙 여사가) 빌린 것으로 들었다.”
-차용증을 작성했나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다.”
-돈의 사용처는?
“내가 확인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정치를 오래 했고 원외 생활도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신세를 지다 보니 남은 빚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 시기와 경위, 사용처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질 것이다.”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인가?
“인터넷에 올린 글 그대로다.”


다음은 한겨레신문과의 두 번째 인터뷰 내용입니다.


-100만달러의 용처를 계속 밝히지 않을 것인가?
“나도 모른다. 집안일에 썼다고만 한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처가 쪽 채무 문제는 아닌 걸로 안다.”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 수수를 안 시점은?
“근래라고만 알고 있다.”
-권씨가 100만달러만 받은 게 맞나? 그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권 여사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을 시켜서 받았던 거고,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없다.”
-수표나 계좌이체도 아니고 달러로 받았다면 차용금이란 주장은 설 자리가 줄지 않나?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무렵에 박 회장한테서 빌린 15억원은 차용금 아니냐. 대통령이 그런 행위에서는 법률적 방법을 명확히 했다. 그런 면에서 (100만달러도) 그냥 줬다면 이상하지 않냐. 여하튼 100만달러 부분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설명한 그대로라고 본다. 10억원 부분에 대해서 사과문에서 설명해, 다른 얘기들은 저희로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 용처, 차용 증빙 등을 궁금해하는 줄은 알겠는데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나. 그런 거 앞질러서 밝히는 거 적절하지 않다.”

  
문재인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3억 수수설을 흘렸다가(지난 8일자 한겨레신문의 1면 헤드라인은 "권양숙씨, 박연차 돈 3억 받았다"였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현재 검색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한겨레신문에서 기사를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 이후에는 100만 달러는 권양숙이 받았고, 500만 달러는 퇴임 이후 알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권양숙씨의 검찰 조사 후에는 이 금액은 다시 13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_-). 일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인터뷰가 이루어지고 있더라는 얘기입니다.

쓰다보니 글만 괜히 길어지고 말았는데, 이 글에서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노통 측은 이 사건을 두고 대책회의까지 가졌고, 그런 다음 돈 받은 사실까지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지금 검찰이 흘리고 언론이 받아쓰는 기사를 보면 너무 앞서나간다는 인상이 짙습니다. 이러다 한 방 된통 뚜드러맞을 것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연차의 진술이 너무 순순히 나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박연차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수사를 진행하거나 보도를 일삼다가 당사자가 갑자기 태도를 돌면하여 "야, 이쉑들아. 그거 전부 훼이크였어~" 이렇게 말해버린대도 현재 나와 있는 결과만을 두고 보면 뭐라 할 말이 없는 형국입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내가 보이게는 그렇다는 뜻입니다.


노무현의 해명과 방어, 참 민망하고 구차한


다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세 번째로 올린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는 글 전문입니다. 이전에 올린 두 편의 글과는 달리 이번에는 뭔가 결기가 느껴지는 글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민망하고 구차하다 하면서도 굳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글을 올리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민망하고 구차한 건 글을 쓰고 있는 노통 자신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노통이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그의 홈페이지에서 늘어놓고 이같은 해명과 방어의 글을 듣봐야 하는 국민은 더 민망하고 구차한 지경이기에 하는 말입니다.[footnote]아,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있을 성부러서 한마디 덧붙인다면, 이건 노통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것 자체를 두고 딴죽 걸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노통이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밝히는 거는 전혀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다만, 내가 지금 구차하다 말하는 것은 그 방식이 넘 졸렬하고 찌질해보여서입니다.
기왕 밝히기로 했다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이유로 얼마를 어떻게 받아서 어디에 썼다고 화통하게 까고 갈 수도 있는 거를, 언론의 보도에 따라서 오늘은 이만큼만 내보이고, 또 내일은 조만큼 내비치고.. 이게 지금 뭐 하자는 짓이냐는 겁니다.
함 생각해보자구요. 와이프가 돈을 빌려썼고 그걸 뒤늦게 알았다고 치자구요. 그렇다면 이제는 그걸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아서 어디에 무슨 이유로 썼는지는 다 알고 있을 것 아니냐구요. 그런데 그 얘기는 죽어도 안 합니다. 검찰에서 밝히겠다면서요. 국민 알기를 무슨 옆집 초딩으로 알아도 그렇지, 이게 말이 되는 야구냐구요. 그렇다면 검찰에 가서 밝히면 되는 거를 왜 굳이 노통 자신이 전화를 했다는 박연차의 진술에는 또 그게 아니라면서 설레발인 거구요. 쩝~ [/footnote]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습니다.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4월 12일
노 무 현


<덧붙이는글> 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미쳤어.. -_  
   
2009/04/12 22:45 2009/04/12 22:45

박찬종

박찬종 변호사

나의 옛 동지, 노무현님께 몇 자 글을 적어 올립니다.

우리는 90년 1월 이른바 ‘3당 야합’직후 3김청산, 세대교체, 지역주의타파, 수권정당창출이란 목표를 내 걸고 창당한 민주당의 동지였습니다.

너무 거창한 목표에 짓눌렸는지 창당 1년여 만에 우리는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로 갔고, 그 이후 나는 노동지와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지가 놀랍게도 대통령자리를 쟁취했을 때는 진심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했습니다. 그러한 염원 때문에 공개서한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충고, 질책, 건의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노동지의 5년간의 대통령직 재임 중 결정적 실패는 헌법66조가 명시한 ‘대통령은 국가원수’임을 자각 못한데서 비롯된 일련의 사태와 깨끗하고 도덕적인 정부운영이라는 절대공약이 무위로 드러난 것입니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며 동시에 국민통합의 상징, 실천자로서 헌법수호의 최고책임자인 국가원수입니다.

그러함에도 노동지는 수시로 자신을 비하하여 단순한 행정부책임자이거나, 오로지 한 정파의 수장으로 행동하면서 국민을 계층, 지역, 빈부, 학력, 이념적으로 갈라놓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급기야는 공개생방송을 통하여 구체적인 한 국민인 대우건설 남상국사장을 지칭하여 그의 인격을 무자비하게 폄훼함으로서 그를 죽음의 길로 내 몰았습니다.

이런 태도와 언행은 한나라의 으뜸가는 우두머리로서 헌법이 요구하는 국가원수의 책무를 유기한대서 비롯된 것입니다.

깨끗한 정부, 청정사회 건설이라는 절대공약은 이제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는 한낱 수사였음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 박연차 폭풍

어찌됐든 영욕의 5년이 지나고 퇴임한지 1년여가 흘렀습니다.
지금 노동지 앞에는 ‘박연차 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①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퇴임직후 15억여 원 차용 건
② 미화 1백만 불을 청와대에서 수수한 건
③ 조카사위가 투자받았다고 하는 500만 불 건 등이 노동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이목이 노동지와 가족구성원에게 집중되어 있고, 지금 대한민국은 ‘노무현 뉴스‘에 깊이 빠져있으며 외신들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노동지의 입‘이 주시의 대상이 된 이즈음, 4월 6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서 “나의 아내가 박회장으로부터 꾸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같지 않는 것 같다. 검찰의 조사에 응하겠다.“는 요지의 입장을 인터넷을 통해 표명하였습니다.

누가, 언제, 왜, 얼마를, 꿨고, 투자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일체 생략한 채 검찰의 조사에 응하겠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측근 문재인 변호사는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이 없고 검찰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검찰의 출두요구가 있으면 출석하여 조사를 받을 것이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겠지만, 이런 의심들이 노동지 자신과는 무관한 일들임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 법대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이 능사입니까? 

박회장과의 일련의 돈 거래에 노동지는 정말 관련이 없습니까? 떳떳하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박회장이 스스로 밝혀서 진술하고 있는 내용이 모두 허위라고 봅니까?

나는 박회장의 변호인으로서 3월26일부터 최소한의 조력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 하건데 박회장은 지금 진실을 말하고 있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는 지금 구속된 지 4개월째입니다. 얼마 전까지도 그는 스스로 누구에게 얼마를 건넸는지를 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젊은 검사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자신이 부끄럽지만 자신의 말 때문에 사법 처리되는 인연 있는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지를 지켜내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수사 기법 상 여러 정황들이 제시되었을 때 이제는 더 이상 거짓을 말할 수 없는 경우에 몰려서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진술하고 구치소에 돌아와서는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습니다.
“나 때문에 사법 처리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내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 박회장과 노동지와의 운명

박회장은 노동지와의 관계가 단순한 인연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30대부터 같은 나이또래의 노동지의 형, 건평씨와 친구사이로 지내왔고, 88년 13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부산 동구에서 YS당 후보로 나선 노동지를 위해서, 아니 친구 동생을 위해서 흔쾌히 후원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친구간의 우정차원에서 친구의 동생 노무현을 도운 것입니다.

그때 박회장이 노동지가 어느 날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견을 했을 리 만무합니다.
그렇게 지내오던 중 노동지가 덜컥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박회장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친구의 동생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신기하고 놀랄 일이며 인정, 인맥, 우정을 중시하는 우리의 풍토에서는 이 어찌 보람된 일로서 감회가 벅차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박연차와 노무현 관계는 자연스럽게 그 순간 운명이 된 것입니다.

친구인 대통령의 형으로부터 그 동생이 소속한 정당의 도지사와 국회의원후보들에게 “화끈하게 도와 줘라“라는 부탁을 받고 박회장 아닌 누구라도 그 처지에서 ”나 몰라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화끈하게 도와준 일로 뒷날 말썽이 난다해도 그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우리의 풍토입니다.

빈농의 아들로 초등학교만 나와서 각고의 노력 끝에 알찬기업을 일구고 어느새 한 지역의 주목받는 기업가가 되었을 때 선심을 써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관행입니다. 박회장은 호쾌한 성격에 사람사귀기 좋아하는 성품상 대통령형의 부탁은 물론 그의 존재를 알고 찾아와 부탁하는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른바 박연차게이트의 바탕에는 이러한 그의 품성에서 배어나온 인연과 온정이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대가 없이 도와줬다고 되뇌는 것도 그의 이러한 인격에서 연유하는 것입니다.

△ 박연차는 모기이다

노동지.
지금 이 나라에서 최고악덕기업가, 정경유착의 1급 경영자가 박연차 입니까?
나는 확신하고 단언하건데 ‘박연차’가 아닙니다.

그의 태광실업에는 세무사찰요원 60명이 투입되어 5개월간 샅샅이 뒤져서 모든 정황들이 드러났습니다. 태광실업은 재벌기업이 아닙니다. 10대는 물론 30대 대기업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고작 김해, 경남지역에서 제법 잘나가는 신발수출기업일 따름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 삼성과 현대차 사건 등 굵은 사건들이 떠올랐으나, 무탈하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태광실업과 견주어 자산규모 비례에 따른 세무사찰요원을 동원하여 이름난 대기업을 5개월간 뒤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겠습니까?

아마도 서울의 남산이 반쯤 허물어지는 듯 한 천지가 진동하는 사법처리 대상자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나는 그리 믿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조국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봅니다.

박회장은 나에게 절규합니다.
“모기가 대포 맞았다”고 말입니다.

박회장이 대포 맞게 된 데는 노동지의 요소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제 박회장은 그의 의지와 관계없이 올 때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한낱 모기에 지나지 않는 자신이 친구와 그의 동생인 전직대통령일가에게 엄청난 폭풍을 안겨주고 있는 현실을 견뎌내기에 지치고 절망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박회장에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목까지 온 이상 모든 것을 사실대로 털어놓아라고 권고해 왔습니다.

나의 권고대로 그가 털어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털지 않을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서 그리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인격에 장, 단과 강, 약점들이 있습니다.
인간 박연차도 단점과 약점이 있으나, 그것이 오늘의 사태를 이끈 주된 원인은 아닙니다.
그가 백수에서 기업을 일구어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노동지와의 관계가 운명이 되어 그 운명의 장막이 그 앞에 드리워 진 것입니다.

△ 박연차를 구할 사람은 노무현뿐이다

지금 박회장은 그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비난과 비판의 가시방망이에 찔려 잠못이루고 있고, 스스로를 추스를 수 없는 지경에 빠져 있습니다. 한없는 두려움과 고독 속에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되었다고 자탄하고 있습니다. 정말 불쌍합니다.

그를 본성(本性)으로 돌아가도록 두려움과 고독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노동지입니다. 그를 구해 주십시오.

- 모든 것을 스스로 털고 서울구치소정문을 노크하십시오 

노동지가 모든 것을 털어내십시오. 그리고 그를 위한 변호의 말을 쏟아내십시오.
왜 박회장이 먼저 털어내야 합니까?

나와 같은 카톨릭의 영세를 받은 신자인 노동지께 구약의 신명기 16장의 몇 절을 인용합니다.

“너희는 공정을 왜곡해서는 안 되고, 한쪽을 편들어서도 안 되며, 뇌물을 받아서도 안 된다. 뇌물은 지혜로운 이들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이들의 송사를 뒤엎어 버린다.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

노동지.
아무나 함부로 국가원수인 대통령자리에 오를 수 없고, 올라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일단 오른 이상 한번원수는 영원한 원수가 되어야 합니다. 비록 현직에서 실패, 실수가 크게 있었다 하더라도 그럴수록 퇴임 후 국민적 원수로 부활해야 합니다.

국민은 지금 경제위기 속에서 좌절, 절망하고 있습니다.
노동지.
검사의 조사를 받고, 방어하고, 해명하고, 무탈하게 이 고비를 넘길 작정입니까?
검찰에 가서 5공 정권의 전직대통령들처럼 젊은 검사들 앞에서 머리 수그리고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겠다는 것입니까?
그래서는 안 됩니다.
조사는 무슨 조사, 다 털고 구치소 정문 앞에 서십시오.
노무현의 정의, 남아있는 마지막 정의를 펼쳐 보이시오.

결단하십시오. 
모든 것을 떠안고 이 땅에 불행한 마지막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사 앞에 십자가를 지십시오. 노동지의 결단을 이명박 대통령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입니다.


2009. 4. 12

옛동지  박찬종 드림




  

2009/04/12 20:38 2009/04/12 20:38
혹시 '따옴표 언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기사의 내용과 관계없이 '직접 인용구'를 기사의 제목으로 사용하는 언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기사의 제목에 '직접 인용구'를 사용하는 건 기사의 주제를 부각시키는 일반 제목을 사용하는 데 비해 보다 더 강하고 직접적인 독자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따옴표 제목'은 독자의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강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호도하거나 왜곡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는 단점 또한 큰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이 '따옴표 제목' 달기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헤드라인 타이틀의 경우, 그것이 갖는 의미나 독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직접 인용구'를 사용한 제목 달기는 그 유혹이 아무리 크다 해도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부족하다 할 정도이지요.

그런데 출범 초기부터 이같은 '따옴표 제목 달기'를 거의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신문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입니다.[footnote]신문방송학이나 언론학 혹은 미디어론을 공부하는 이들 가운데 아직 학위 주제를 정하지 못한 이가 있다면, 이걸 논문의 주제로 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사례 연구만으로도 석사 학위 정도는 훌륭하게 통과할 테고, 거기에 인터넷과 아이티 기술의 접목 혹은 이같은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전망까지를 제시한다면 박사학위를 받는 데도 결코 손색이 없다 하겠습니다.[/footnote] 오마이뉴스는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애오라지 이같은 따옴표 제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옴표 언론' 하면 자연스레 오마이뉴스를 떠올릴 정도로 '따옴표 제목 달기'는 이제 오마이뉴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렸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따옴표 제목은 오늘도 여지없이 그 빛을 발했습니다.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따옴표 언론의 대명사,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전여옥 의원 맞거나 눈 찔린 적 없다"

'따옴표 언론' 오마이뉴스의 특기를 한껏 보여주고 있는 죽여주는 타이틀입니다. 사람들이 기사를 보는 방식이 대개 기사의 제목에 크게 좌우된다고 볼 때, 그리고 인터넷에서 기사가 노출되는 방식이 100% 기사의 제목에 한정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저 '따옴표 제목' 하나가 갖는 의미는 적지가 않습니다.

기사의 제목만을 보면 전여옥은 천하의 파렴치한 인간입니다. 맞거나 찔린 적이 없으면서 8주 진단을 끊어서 가짜 호나자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명천지 밝은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맞은 적도 없고 눈을 찔린 것도 아닌 이가, 그것도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이가 이처럼 뻔뻔스런 가짜 환자 행세를 하는 게 어뗗게 가능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 기사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여옥 쌩쑈 뽀록나다

전여옥 쌩쑈 뽀록나다

 
"전여옥 쌩쇼 뽀록났군요"

오늘 메타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입니다. 내용은 오마이뉴스의 저 기사를 전하면서 전여옥이 쌩쑈를 했더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같은 글에 특별한 내용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나는 전여옥을 싫어한다'는 알 수 없는 증오심만이 드러나 있을 뿐입니다.


전여옥의 쌩쑈가 뽀록이 나는 순간..ㅋㅋ
그럴 줄 알고는 있었지만 참...대단한 오크..ㅄ 인증


그럴 줄 알고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인증샷까지 덧붙입니다.


전여옥

다친 척 엄살 떨고 있는 전여옥 인증샷


개인적으로 전여옥 혹은 전여옥의 행태를 좋아하는 이도 있을 수 있고 싫어하는 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혹은 누군가의 행태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때에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있습니다. 예컨대, 이번 사건에서 전여옥은 가해자가 아니고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전여옥이 린치를 당했을 때 인터넷에서 나온 반응을 보면 어이가 없는 정도를 넘어 섬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잘 처맞았다' ' 아예 **했어야 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 정도는 약과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증오로 넘쳐 났습니다.

미워하는 감정이 크면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저변을 살펴보면 이게 그렇게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일만은 아닙니다. 불필요한 대갤구도를 조장하고, '증오 바이러스'를 퍼뜨려 증오심을 부추기는 존재가 없지 않은 것으로 보여서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오마이뉴스의 기사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저 기사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여옥을 증오하는 이들에게 증오 바이러스를 퍼뜨려 그들의 증오심을 부추기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기사입니다. 그게 아니고서는 "전여옥 의원 맞거나 눈 찔린 적 없다"는 따옴표 제목은 어떻게도 설명이 불가능한 때문입니다.

나는 오마이뉴스를 내가 생각하는 언론의 범주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footnote]오마이뉴스가 언론이면 날아가는 새는 똥파리다. 파리채로 탁! 하고 때려잡아야 할.[/footnote] '찌라시'의 다른 표현인 '따옴표 언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찌라시'가 무슨 짓을 하건, 제목을 뭘로 달건 거기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뭐라고 할 생각조차도 없습니다. 다만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할 수 있는 온갖 패악질은 다 하는 찌라시 주제에 입만 열면 '언론개혁'을 부르대고 있으니 그게 차마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따옴표 언론' 오마이뉴스는 자주 조선일보를 비판합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언론으로서의 오마이뉴스는 그 어떤 잣대를 들이댄다 해도 조선일보보다 결코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비전의 제시가 아니라 무조건적인 '증오 바이러스'의 유포를 최고의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해악은 오히려 조선일보를 능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찌라시조차도 차마 조심스러워 할 성부른 '따옴표 제목 달기'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하고 있는 이따위 '따옴표 언론'이 언론의 문제를 탓하면서 언론개혁을 운위하는 현실이 참혹할 뿐입니다. [footnote]신기한 것은 조중동의 편집이 갖는 문제를 그렇게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언론개혁 전도사 손석춘이 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꿀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언제 만나면 함 물어봐야겠습니다. 손석춘도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 언제 여기 들른 김에 답을 해줄 수도 있겠습니다, [/footnote]


따옴표 언론 - 오마이뉴스

따옴표 언론의 대명사 -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덧붙이는글> 계속 똑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것같은데요. 이같은 '따옴표 제목'은 비정상적인 겁니다. 그 해악 또한 무쟈게 큰 아주 나쁜 거구요. 해외 언론이 뭐 굳이 더 낫다는 건 아니지만, 이는 유수의 해외언론사 몇 곳만 돌아봐도 이내 확인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어느 곳도 지금 우리나라 언론들처럼 이렇게 '따옴표 제목'으로 도배를 하는 곳은 없습니다. 도배는 둘째 치고 그런 기사 찾기가 더 힘들다고 하는 게 맞는 말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또 그런 얘기 나올 수 있습니다. 포털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온라인신문긔 구조상 제목을 일정 길이로 끊어야 하고 거기에 맞추다보면 거기에 맞는 기사 제목을 만들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구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분들 꼭 있습니다.
짧게 결론만 말한다면 그래서 지금 내가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거 잘못된 것이니 틀 자체를 바꿔야 하는 거라구요. 세상에 뭔가 개혁하겠다고 부르대는 넘이 그래 틀이 그런데 어찌라는 말이냐고 한다면.. 걍 죽으라고 할 밖에는요. 못 죽겠다면 한다면 그런 것들은 그냥 파리채로 탁! 하고 때려잡아버려야 합니다. 그것 말고는 답 없습니다. -_
2009/04/12 00:03 2009/04/12 00:03
일등신문 조선일보가 드뎌 일을 냈습니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의 사장이 있다며 실명을 거론한 이종걸 의원을 상대로 그동안 하릴없이 입씨름만 벌이던 조선일보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오늘 이종걸,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고소장에서 이종걸 이정희 "두 의원은 본사 특정 임원이 장씨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최근 대정부 질문 등에서 장씨 사건에 관련된 것처럼 언급, 본사와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나는 조선일보가 벌써 그렇게 하셨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

일등신문 조선일보는 힘이 쎄다. 얼마나?


첫째는, 이종걸 의원의 행태가 과연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에 해당하는지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함 짚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어서입니다. 사실 그동안 면책특권을 빌미로 한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가 있어왔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흐지부지되어 이에 대한 기준 자체가 없었습니다. 밤의 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막강 권력의 조선일보와 막강 율사 이종걸 의원이 한 판 붙었으니 이번 사건을 통해 이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 하나는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겠습니다.

둘째는,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기자들의 찌질이 근성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조선일보라는 구체적인 회사명이 거론되는 상황임에도 굳이 "땡땡일보"라는 신문사를 하나 만들어 바치고 있는 대한민국 기자들의 행태가 인권을 존중해 이루어진 기자정신의 발로인지, 아니면 권력 앞에만 서면 쪼그라드는 찌질이 근성에서 나온 것인지를 이번 기회에 함 분명히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셋째는, '조선일보 사장'과 '장자연 리스트'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도 조선일보 방사장이 '장자연 리스트'와 어떤 관련도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가 그렇게 말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이에 대한 어떤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그 지위의 그 나이에 그런 자리서 언론사의 사장(어디 '찌라시 언론의 기자'도 아니고 '일등신문 조선일보의 사장')이 젊은 애를 불러내어 술자리 시중을 들게 했다는 사실이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입니다. 이번 고소 건을 통해 이에 대한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 하나가 더 있습니다. 이종걸 이정희 의원을 고소하면서 조선일보는 '서프라이즈' 대표도 함께 고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조선일보 특정임원(방사장)이 장씨 사건에 관련됐다고 단정한 게시글을 장시간 내걸어 네티즌이 열람토록 했다'는 혐의라는데요.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이 역시 잘 한 일이라고 봅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의 건승을 빕니다.




 


 
2009/04/11 13:06 2009/04/11 13:06

[오피니언] 노무현 당선자는 '바보'가 아니다

- “노 당선자, 국민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2003-02-21 오후 9:43:49 / 하민혁  

인터넷 여기저기서 만나게 되는 말들은 하나같이 살풍경하다. 내편 네편으로 편을 가르면서 인터넷을 종횡무진 헤집고 다니는 광신의 무리에게선 말 그대로의 광기마저 느껴진다.

정론은 찾아보기 힘든 반면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도록 가공된 비틀려 왜곡된 기사들만이 인터넷 가득 넘쳐난다.

당파성을 띠지 않은 기사는 기사가 아니라는 주장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할 수 있겠으며, 무슨 말을 한다 한들 그게 제대로 먹혀들 리가 있겠는가?

어느 인터넷신문 하나는 아예 '노무현 기관지'라는 애칭까지를 달고 다니는 주제에 말끝마다 죽어라고 '언론개혁'을 외쳐댄다.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기사 장사하는 데는 정권을 끼고 하는 것 이상으로 돈 되는 장사도 없을 법 하다. 그러나 뭐든 지나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오직 자신의 주장만이 절대한 진리라고 외쳐댄 결과 인터넷에는 다른 쪽의 주장을 대변하는 인터넷신문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특정한 세력의 입맛에 맞추는 건 동일하되, 입맛을 맞추는 대상은 앞서의 신문과는 정 반대에 있는 신문들이다. 말이 신문이지 온갖 음모와 술수를 부추기는 장으로 기능하면서 특정한 세력의 이해를 뒷받침하는 프로파갠더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어느 '승냥이 새끼'의 울부짖음


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신문이라는 게 요모양 요꼴들이니, 그 사회가 실제로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을지는 굳이 살펴보지 않다도 알만 하다. 자나깨나 스스로가 '철학자'임을 입에 달고 다니는 어느 기자 하나는 아예 신문지면에 대고 '이놈 저놈 어쩌고..' 하는 '나발'까지 불어대고 있다. 더럽게 가도 참 너무 더럽게 가고 있다.




사실 뭐를 제대로 알고서나 그런 '나발'을 불어댄다면야 '이놈'이고 '저놈'이고 '썩을 놈'이고 간에 그게 무슨 큰 문제가 될까마는, 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막말을 퍼붓는 이유라는 게 고작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내지르는 '괴성'에 다름 아니다. 이 어찌 더럽고 막가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이 자는, 그의 어법에 따르자면, 쇼맨십으로 먹고사는 무지한 '삐에로'일 뿐이다. 그렇지만 자칭 '철리'에까지 관심을 가진 철학자임을 애써 전하고 있으니, 그런 노력이 가상해서라도 그가 쓴 표현 그대로 어느 '철없는 승냥이새끼'의 울부짖음 정도로 치부해두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런데 시정의 삐에로야 무슨 말을 지껄이건 그건 그야말로 어느 '철없는 승냥이 새끼'가 짖어대는 소리겠거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대통령 당선자라는 사람이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면 이건 참 난감한 일이다.

'노비어천가'로 날을 지새는 어느 인터넷신문(나는 이게 왜 '인터넷신문'인지를 아직 모르겠다. 차라리 세간의 평가대로 그냥 '노무현 기관지'가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에 들렀다가, 에라 눈 배리겠다다 싶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다는, 그래서 가는 곳마다 링크가 걸려 있는 또다른 인터넷신문(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의 관계마냥이나 깊은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조선일보에서조차도 신문이 아닌 '웹진'으로 소개가 되더니 최근에는 '신문'으로 격상했는지 모르겠다)에 접속했더니 이게 웬일인가? 첫눈에 들어오는 헤드라인 기사의 타이틀이 기가 막힌다. 한마디로 압권이다.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한번 보라.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이게 헤드카피다. 참으로 죽이지 않는가?

노무현 당선자측의 '바보 노무현'이라는 레토릭을 정면으로 씹어버린 백만불 짜리 카피다. 이것은 백만불로도 결코 아깝지 않을 걸작이다(물론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거 보면서 괜히 인상 쓰시는 분 있다면 인상 그만 펴시라. 쓸데없는 데 인상 쓰면 오래 살지 못한다. 사소한 데 목숨 걸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나는 노무현 당선자가 이 카피에 숨은 뜻을 모쪼록 가슴에 잘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레토릭의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레토릭은 가급적이면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 레토릭의 가치는 그 사용 빈도에 반비례하는 때문이다. 레토릭은 과도하게 남발하다 보면 듣보는 사람을 식상하게 할 뿐더러 말하는 사람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그동안 노무현은 너무 많이 너무 자주 웃기잡는 레토릭을 구사해왔다.



'노비어천가'를 부르는 쪽에서야 그것을 애써 '노무현 화법'이라는 식으로 아전인수격인 변호를 해대고 있지만, 그러나 그런 억지스런 변이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부 광신도들에게야 앞으로도 상당 기간 더 먹혀들 수도 있겠지만, 국민 일반이나 세계인이 그런 변에 박수 쳐주고 동의해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은 광야에서 짖어대는 승냥이 새끼가 아니라 일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사례들을 들어 이런저런 이야기할 시기도 이미 지났다.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당장 어제의 사례만을 봐도 노무현의 경망스러움은 도를 넘었다. 어제 노무현 당선자의 발언을 전하는 짧은 연합뉴스 기사 하나는 단락마다가 온통 (기자가 설명을 더한) 괄호 투성이다. 미루어 짐작해달라는 식이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세살배기 어린애도 아닌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 하나를 두고 수십 명이 달라붙어서 이게 대체 뭐 하자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노무현은 사실 '바보'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는 아직 철이 덜든 '천둥벌거숭이'인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말과 행동들을 보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더 신빙성이 있는 걸로 보인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그래서 말인데, 노 당선자, 이제 '이미지 놀음'은 그만 했으면 한다. 이미지 아닌 정치가 어디 있으랴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밑천 드러나는 어설픈 광대 짓은 그만 하면 됐다. 그럴 시간 있거든 그 시간에 차라리 내실을 가다듬는 데 힘을 쓰도록 하시라. 

언제까지 일부 광신도의 추임새에 놀아나는 광대짓을 계속하려 하는가? 대체 언제까지 저 웃기잡는 광신무에 자신을 맡기려 하는가? 그 어줍잖은 이미지 놀음이 언제까지나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제 10여일 후면 노무현 당선자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나는 대통령 노무현이 이 격언으로 남게 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는 이딴 거나 만들 궁리하면서 지내다가 어느 순간, "당신! 대통령이야? 나도 대통령이다. 맞짱 한번 뜨까? 국민이 대통령이라며? 뭐가 문제야?"  하면서 들이댈 국민 없으라는 법도 없다. 그러니 노무현 당선자,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리시라. 그리고 진중 좀 하시라.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도무지 위태위태 하고 불안스러워서 못 봐주겠다. 쯧~



2003-02-21 오후 9:43:49  



<덧붙이는 글>
생뚱맞은 글이다. 느닷없이 3년 전의 글이라니.. 확실히 생뚱맞다. 사정은 이렇다. 오늘은 종일 바빴다. 다들 그렇겠지만 월요일은 원래 좀 정신없는 날인데다, 예정에 없던 눈치없는 월요일 손님이 있어서 더 그랬다. 얼마 전에 잃어버린(정확히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기억에 없다) 지갑 건도 나를 예민하게 했다. 아름답지 않은 일로 동사무소나 파출소 갈 형편이 못 되는 터라 곧 있을 지방 출장 건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런 중에 "나라 안 망한다"는 노 대통령 발언 기사를 봤다. 이제는 거의 이골이 난 터라 그러려니 했다. 이번에는 "노 대통령 말, 미 행정부 자극 한·미 관계에 깊은 스트레스" (새 창으로 열기)라는 기사를 봤다. 몇년 전에 쓴 글이 생각났고 그래서 찾아 올린 게 이 글이다. 중앙일보가 어쩌고.. 미국 부시 니는 더 하잖아.. 하는 말에도 이제 질렸다. 잘못 된 건 잘못된 거다.
내가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천둥벌거숭이다. 그것도 좋지않은 의미에서의. 제멋에 겨워 사는 것도 좋지만 이미 선을 넘었다. 철 들 때도 되었다. 계속 천둥벌거숭이 같은 짓을 하면 누군가는 나서 철이 들게 해줘야 한다. 안 되겠다. 그만하자. 오늘은 이야기 더 하다가는 아무래도 사고 치겠다.     

2009/04/11 11:41 2009/04/11 11:41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있는 안희정이 요즘 인기 상한가인 박연차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5천만원어치를 받았다고 하는군요. 연합뉴스의 기사입니다. 본인도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고 하니, 자주 걸리적 거리곤 하던 '사실로 드러났다'는 기사의 표현을 두고 딱히 뭐라 할 말도 없습니다.


안희정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내가 암것도 아닌 이 글을 굳이 블질로 쌔워 올리는 까닭은 이 친구들 한 짓들이 하 한심해서입니다. 이번에 커밍아웃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그 수하 휘하의 '패밀리'에 속해 있는 숱한 인간 군상들은 왜 이렇게 다들 찌질한 걸까요?

이 군상들이 돈을 받아 썼다는 박연차 강금원이 누구인가요?
박연차 감금원이 얼마나 대단한 재력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솔직히 듣보잡인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이리저리 드러나는 정황을 보면 노통과 그 수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이같은 듣보잡 경제인이 뿌려대는 돈으로 정치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화통하게 '차떼기'나 뭐 이런 걸로 했다면 모르겠습니다. 하나같이 찌질합니다. 노통같은 이는 '저의 집'이 빚 갚으려 손 벌리고, 안희정 같은 친구는 빵 갔다온 다음 상품권 받아서 그걸로 호구지책 삼은 듯한 인상이고. 에효~ -_

그나저나, 검찰은 이거 밝혀서 뭐 하겠다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안희정이 니 한번 쪽 팔리봐라, 뭐 이런 건가요? 아니면, 박연차 자금 추적을 하다보니 드러난 거라서 어쩔 수 없이 공개하게 된 거다?  어느 쪽이든 검찰도 참 에지간히들 개념없는 친구들입니다. 이 따위를 굳이 언론에 공개해야 했을까 하는 점에서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건에 대한 검찰의 변도 궁색하기만 합니다.


"검찰은 안 위원이 출소 후 뚜렷한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 때 상품권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를 `정치자금'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수부는 또 상품권 수수 혐의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안 위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중인 대전지검 특수부로 이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안희정 `박연차 상품권' 5천만원 수수(종합2보)


그래서 말인데, 안희정이 엔간히 쪽 주고 걍~ 좀 냅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죽 했으면 5십억도 아니고 오억도 아니고 5천만원을 받아 썼을까요? 그것도 돈도 아닌 상품권으로.. -_-;;

사람한테는 신념이나 이념보다 더 무서운 게 있습니다. 자존, 곧 쪽입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어쩌고 하는 건 다 좋은데, 먹고사니즘 부분까지 들춰내어 인간 넘 쪽 팔리게 하는 일은 좀 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덧붙이는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대통령을 도왔다고 해서 이렇게 '정치 탄압'을 받는 것..달게 받죠. 해 보죠"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을 들은 강금원이 대전교도소로 향하기 전 몰려든 취재진에게 했다는 말입니다. 공감합니다. 이 친구 데일리서프라이즈인가 하는 찌라시에 써놓은 글 보면 참 한심하다 여긴 적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저 말은 가슴에 와닿습니다. 이해가 된다는 뜻입니다. 
2009/04/10 13:36 2009/04/10 13:36
오늘도 자정이 다 된 시각에 귀가했습니다. 여름날 같은 더위가 장난이 아니고 먹고 사는 일이 참 장난이 아닙니다. 벚꽃 축제 하는 걸 모르고 여의도 쪽에 나갔다가 시간을 축내고 저녁까지 건너뛰었습니다.

네이버 오픈캐스트를 함 발행해봤습니다. 귀차니즘의 진수를 보여주는 쥔장인 터라 마이크로탑텐 뉴스레터도 개설만 해둔 채 휴업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막강 네이버에서 내놓은 서비스니 함 이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하민혁의 민주통신

하민혁의 민주통신, 네이버 오픈캐스트 발행하다


결론은, '무난하다' 입니다. 잘만 이용한다면 꽤 의미있게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구요.

예컨대, 이번에 첫번째로 발행한 오픈캐스트의 타이틀은 "진보라는 유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고 있다"입니다. '진보'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는 글들을 한데 묶어서 발행한 것인데요. 이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꽤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싶습니다.


오픈캐스트와 마이크로탑텐 간단 비교


오픈캐스트를 보면서 이미 서비스 중인 마이크로탑텐과의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오픈캐스트는 마이크로탑텐에 비해 기능이 살짝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예컨대, 마이크로탑텐의 경우 링크 주소만 넣으면 이미지 등은 해당 글에 있는 이미지를 바로 찾아서 넣을 수 있는데 반해, 오픈캐스트의 경우에는 이미지를 일일이 다시 넣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탑텐의 경우 현재 보고 있는 웹사이트의 글을 링크하기 위해 북마클릿이라는 플러그인만 하나 설치하면 되지만, 오픈캐스트는 네이버 툴바의 설치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툴바 설치 강요는 넘 부담스럽습니다. 툴바 설치를 꺼려 하는 이들을 위해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 끝.

하민혁의 민주통신을 찾아주신 님들 모두 쾌한 하루이셨기를 빕니다. ^^




<덧붙이는글> 아, 중요한 말을 빼먹었습니다. 하민혁의 민주통신 오픈캐스트 많이 구독해주세요. ^^
 
2009/04/10 01:58 2009/04/10 01:58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번 글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글을 올리셨네요. 

이와 관련, 할 얘기가 꽤 있는데, 마침 빡빡한 일정이 겹쳐 있는 탓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군요. 언제 본격적으로 함 쌔워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당분간은 힘들어보이지만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의 "부탁드립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번에 노 전 대통령이 거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입니다.

하고싶은 얘기가 있다는 것도 이 어름인데요,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던 노통의 호통이 말 그대로의 '호통개그'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국가 수반으로서의 충정어린 '고언'이었는지를 여기서 어느 정도 판가름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무튼, 이래저래 지금 노통의 심정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지경일 터입니다. '자신에겐 엄하고 타인에겐 너그럽게'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노통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부탁합니다'는 어제의 글이 나온 배경도 결국 이 지점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노통의 '부탁합니다.'는 글 전문입니다.
역시 참 구질구질합니다. -_


부탁드립니다.

홈페이지를 찾아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한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글을 읽고 걱정이 되는 일이 있어서 부탁 말씀을 드립니다.

모금 이야기도 있고, 봉하 방문 이야기도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한 특별한 행사나 방문은 계획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아니라 멀리서 실망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이 눈살을 찌푸릴 가능성이 있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함께 욕먹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그게 무슨 잘못이냐?’ 또는 ‘정치적 탄압이다.’ 이런 취지의 글을 올리신 분들이 있고, ‘잘못은 잘못이다.’ 또는 ‘좀 지켜보자.’ 이런 글도 있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논쟁이 있고, 싸움도 있습니다.

저의 생각은 ‘잘못은 잘못이다.’는 쪽입니다. 또 좀 지켜보자는 말씀도 함께 드립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같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편들어 글을 올린 분들이라고 저의 잘못이라는 점을 모르기야 하겠습니까? 알면서도 저를 위로하기 위해서, 또는 스스로의 실망을 인정하기 싫어서, 저를 편들어 글을 올리신 것일 것입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냉정한 평가를 한 글에 대하여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욕을 먹을 수도 있는 일일 것입니다.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저의 허물을 이미 사과한 처지입니다. 이제 이 홈페이지로 인해 욕을 더 먹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2009년 4월 8일
노 무 현


<덧붙이는글> 저 짧은 글에서 노통은 '욕먹는다'는 말을 세 번이나 쓰고 있습니다. 거의 강박관념 수준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지금 중요한 건 욕먹고 안먹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노통이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덧2> 어느 분께서 노무현 대통령을 좀 불쌍해하면 안 되느냐구, 대통령은 동정하면 안 되는 거냐고, 대통령이 그렇게 대단한 거냐고 하시는데요. 이 분은 '대통령'이 뭔지는 알고 있는 건지가 궁금합니다. 대통령은 그렇게 길거리 걸배이마냥 동정을 구해서 직을 수행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님 따위의 동정을 받을 사람은 노통이 아닙니다. 그런 이들은 서울역 지하도에만 가도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님의 동정 따위를 받는 일은 기꺼워하지 않을 터입니다. 
저 위에서 노통이 '검찰의 프레임' 어쩌고 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노통은 검찰의 프레임 따지기 전에 자신이 쳐두고 있는 저 '동정 프레임' '걸배이 프레임'부터 걷어치우고 볼 일입니다. -_
 
2009/04/09 12:03 2009/04/09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