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신문 조선일보가 드뎌 일을 냈습니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의 사장이 있다며 실명을 거론한 이종걸 의원을 상대로 그동안 하릴없이 입씨름만 벌이던 조선일보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오늘 이종걸,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고소장에서 이종걸 이정희 "두 의원은 본사 특정 임원이 장씨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최근 대정부 질문 등에서 장씨 사건에 관련된 것처럼 언급, 본사와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나는 조선일보가 벌써 그렇게 하셨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

일등신문 조선일보는 힘이 쎄다. 얼마나?


첫째는, 이종걸 의원의 행태가 과연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에 해당하는지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함 짚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어서입니다. 사실 그동안 면책특권을 빌미로 한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가 있어왔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흐지부지되어 이에 대한 기준 자체가 없었습니다. 밤의 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막강 권력의 조선일보와 막강 율사 이종걸 의원이 한 판 붙었으니 이번 사건을 통해 이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 하나는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겠습니다.

둘째는,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기자들의 찌질이 근성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조선일보라는 구체적인 회사명이 거론되는 상황임에도 굳이 "땡땡일보"라는 신문사를 하나 만들어 바치고 있는 대한민국 기자들의 행태가 인권을 존중해 이루어진 기자정신의 발로인지, 아니면 권력 앞에만 서면 쪼그라드는 찌질이 근성에서 나온 것인지를 이번 기회에 함 분명히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셋째는, '조선일보 사장'과 '장자연 리스트'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도 조선일보 방사장이 '장자연 리스트'와 어떤 관련도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가 그렇게 말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이에 대한 어떤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그 지위의 그 나이에 그런 자리서 언론사의 사장(어디 '찌라시 언론의 기자'도 아니고 '일등신문 조선일보의 사장')이 젊은 애를 불러내어 술자리 시중을 들게 했다는 사실이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입니다. 이번 고소 건을 통해 이에 대한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 하나가 더 있습니다. 이종걸 이정희 의원을 고소하면서 조선일보는 '서프라이즈' 대표도 함께 고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조선일보 특정임원(방사장)이 장씨 사건에 관련됐다고 단정한 게시글을 장시간 내걸어 네티즌이 열람토록 했다'는 혐의라는데요.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이 역시 잘 한 일이라고 봅니다.


일등신문 조선일보의 건승을 빕니다.




 


 
2009/04/11 13:06 2009/04/11 13:06

[오피니언] 노무현 당선자는 '바보'가 아니다

- “노 당선자, 국민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2003-02-21 오후 9:43:49 / 하민혁  

인터넷 여기저기서 만나게 되는 말들은 하나같이 살풍경하다. 내편 네편으로 편을 가르면서 인터넷을 종횡무진 헤집고 다니는 광신의 무리에게선 말 그대로의 광기마저 느껴진다.

정론은 찾아보기 힘든 반면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도록 가공된 비틀려 왜곡된 기사들만이 인터넷 가득 넘쳐난다.

당파성을 띠지 않은 기사는 기사가 아니라는 주장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할 수 있겠으며, 무슨 말을 한다 한들 그게 제대로 먹혀들 리가 있겠는가?

어느 인터넷신문 하나는 아예 '노무현 기관지'라는 애칭까지를 달고 다니는 주제에 말끝마다 죽어라고 '언론개혁'을 외쳐댄다.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기사 장사하는 데는 정권을 끼고 하는 것 이상으로 돈 되는 장사도 없을 법 하다. 그러나 뭐든 지나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오직 자신의 주장만이 절대한 진리라고 외쳐댄 결과 인터넷에는 다른 쪽의 주장을 대변하는 인터넷신문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특정한 세력의 입맛에 맞추는 건 동일하되, 입맛을 맞추는 대상은 앞서의 신문과는 정 반대에 있는 신문들이다. 말이 신문이지 온갖 음모와 술수를 부추기는 장으로 기능하면서 특정한 세력의 이해를 뒷받침하는 프로파갠더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어느 '승냥이 새끼'의 울부짖음


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신문이라는 게 요모양 요꼴들이니, 그 사회가 실제로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을지는 굳이 살펴보지 않다도 알만 하다. 자나깨나 스스로가 '철학자'임을 입에 달고 다니는 어느 기자 하나는 아예 신문지면에 대고 '이놈 저놈 어쩌고..' 하는 '나발'까지 불어대고 있다. 더럽게 가도 참 너무 더럽게 가고 있다.




사실 뭐를 제대로 알고서나 그런 '나발'을 불어댄다면야 '이놈'이고 '저놈'이고 '썩을 놈'이고 간에 그게 무슨 큰 문제가 될까마는, 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막말을 퍼붓는 이유라는 게 고작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내지르는 '괴성'에 다름 아니다. 이 어찌 더럽고 막가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이 자는, 그의 어법에 따르자면, 쇼맨십으로 먹고사는 무지한 '삐에로'일 뿐이다. 그렇지만 자칭 '철리'에까지 관심을 가진 철학자임을 애써 전하고 있으니, 그런 노력이 가상해서라도 그가 쓴 표현 그대로 어느 '철없는 승냥이새끼'의 울부짖음 정도로 치부해두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런데 시정의 삐에로야 무슨 말을 지껄이건 그건 그야말로 어느 '철없는 승냥이 새끼'가 짖어대는 소리겠거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대통령 당선자라는 사람이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면 이건 참 난감한 일이다.

'노비어천가'로 날을 지새는 어느 인터넷신문(나는 이게 왜 '인터넷신문'인지를 아직 모르겠다. 차라리 세간의 평가대로 그냥 '노무현 기관지'가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에 들렀다가, 에라 눈 배리겠다다 싶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다는, 그래서 가는 곳마다 링크가 걸려 있는 또다른 인터넷신문(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의 관계마냥이나 깊은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조선일보에서조차도 신문이 아닌 '웹진'으로 소개가 되더니 최근에는 '신문'으로 격상했는지 모르겠다)에 접속했더니 이게 웬일인가? 첫눈에 들어오는 헤드라인 기사의 타이틀이 기가 막힌다. 한마디로 압권이다.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한번 보라.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이게 헤드카피다. 참으로 죽이지 않는가?

노무현 당선자측의 '바보 노무현'이라는 레토릭을 정면으로 씹어버린 백만불 짜리 카피다. 이것은 백만불로도 결코 아깝지 않을 걸작이다(물론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거 보면서 괜히 인상 쓰시는 분 있다면 인상 그만 펴시라. 쓸데없는 데 인상 쓰면 오래 살지 못한다. 사소한 데 목숨 걸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나는 노무현 당선자가 이 카피에 숨은 뜻을 모쪼록 가슴에 잘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레토릭의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레토릭은 가급적이면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 레토릭의 가치는 그 사용 빈도에 반비례하는 때문이다. 레토릭은 과도하게 남발하다 보면 듣보는 사람을 식상하게 할 뿐더러 말하는 사람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그동안 노무현은 너무 많이 너무 자주 웃기잡는 레토릭을 구사해왔다.



'노비어천가'를 부르는 쪽에서야 그것을 애써 '노무현 화법'이라는 식으로 아전인수격인 변호를 해대고 있지만, 그러나 그런 억지스런 변이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부 광신도들에게야 앞으로도 상당 기간 더 먹혀들 수도 있겠지만, 국민 일반이나 세계인이 그런 변에 박수 쳐주고 동의해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은 광야에서 짖어대는 승냥이 새끼가 아니라 일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사례들을 들어 이런저런 이야기할 시기도 이미 지났다.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당장 어제의 사례만을 봐도 노무현의 경망스러움은 도를 넘었다. 어제 노무현 당선자의 발언을 전하는 짧은 연합뉴스 기사 하나는 단락마다가 온통 (기자가 설명을 더한) 괄호 투성이다. 미루어 짐작해달라는 식이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세살배기 어린애도 아닌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 하나를 두고 수십 명이 달라붙어서 이게 대체 뭐 하자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노무현은 사실 '바보'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는 아직 철이 덜든 '천둥벌거숭이'인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말과 행동들을 보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더 신빙성이 있는 걸로 보인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그래서 말인데, 노 당선자, 이제 '이미지 놀음'은 그만 했으면 한다. 이미지 아닌 정치가 어디 있으랴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밑천 드러나는 어설픈 광대 짓은 그만 하면 됐다. 그럴 시간 있거든 그 시간에 차라리 내실을 가다듬는 데 힘을 쓰도록 하시라. 

언제까지 일부 광신도의 추임새에 놀아나는 광대짓을 계속하려 하는가? 대체 언제까지 저 웃기잡는 광신무에 자신을 맡기려 하는가? 그 어줍잖은 이미지 놀음이 언제까지나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제 10여일 후면 노무현 당선자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나는 대통령 노무현이 이 격언으로 남게 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는 이딴 거나 만들 궁리하면서 지내다가 어느 순간, "당신! 대통령이야? 나도 대통령이다. 맞짱 한번 뜨까? 국민이 대통령이라며? 뭐가 문제야?"  하면서 들이댈 국민 없으라는 법도 없다. 그러니 노무현 당선자,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리시라. 그리고 진중 좀 하시라.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도무지 위태위태 하고 불안스러워서 못 봐주겠다. 쯧~



2003-02-21 오후 9:43:49  



<덧붙이는 글>
생뚱맞은 글이다. 느닷없이 3년 전의 글이라니.. 확실히 생뚱맞다. 사정은 이렇다. 오늘은 종일 바빴다. 다들 그렇겠지만 월요일은 원래 좀 정신없는 날인데다, 예정에 없던 눈치없는 월요일 손님이 있어서 더 그랬다. 얼마 전에 잃어버린(정확히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기억에 없다) 지갑 건도 나를 예민하게 했다. 아름답지 않은 일로 동사무소나 파출소 갈 형편이 못 되는 터라 곧 있을 지방 출장 건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런 중에 "나라 안 망한다"는 노 대통령 발언 기사를 봤다. 이제는 거의 이골이 난 터라 그러려니 했다. 이번에는 "노 대통령 말, 미 행정부 자극 한·미 관계에 깊은 스트레스" (새 창으로 열기)라는 기사를 봤다. 몇년 전에 쓴 글이 생각났고 그래서 찾아 올린 게 이 글이다. 중앙일보가 어쩌고.. 미국 부시 니는 더 하잖아.. 하는 말에도 이제 질렸다. 잘못 된 건 잘못된 거다.
내가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천둥벌거숭이다. 그것도 좋지않은 의미에서의. 제멋에 겨워 사는 것도 좋지만 이미 선을 넘었다. 철 들 때도 되었다. 계속 천둥벌거숭이 같은 짓을 하면 누군가는 나서 철이 들게 해줘야 한다. 안 되겠다. 그만하자. 오늘은 이야기 더 하다가는 아무래도 사고 치겠다.     

2009/04/11 11:41 2009/04/11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