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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헷세
안개 속에서
이상하구나,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숲과 들이 모두 외롭고
나무들은 서로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다 혼자이어라.내 삶이 빛으로 밝을 때에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가 드리우고 나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어둠은 조용히 피할 수도 없이
사람들을 격리시킨다.
이 어둠을 모르는 사람을
누가 현명하다 말할 것인가.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삶이란 정녕 고독한 것.
누구도 다른 이를 알 수 없으니
사람이란 결국 모두 다 혼자인 것을.
방랑의 길에서 (크눌프를 기리며)
슬퍼하지 말아라, 이제 곧 밤이 온다.
그러면 푸르스름한 들판 위에는
차가운 달이 소리없이 미소지으리라.
그 때 손을 맞잡고 가기로 하자.슬퍼하지 말아라, 이제 곧 때가 온다.
우리는 잠이 들고 우리를 위해 두 개의 십자가는
환한 길가에 나란히 서게 되리라.
그 위에 비 오고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그리고 또 가리라.
어디엔가
햇볕에 타며 세상의 사막 위를 나는 방황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무거운 짐에 깔려 신음했다.
하지만 어디엔가, 거의 잊혀진 곳
서늘한 그늘이 드리운 꽃피는 뜰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또 어디엔가 꿈처럼 먼 곳에서 몸 풀고 쉴 곳이 기다린다.
이 영혼이 또다시 고향을 갖고,
엷은 잠과 밤과 그리고 별들이 기다리는 그 어디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