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조선-동아와 대전쟁' 노림수
일요신문 커버스토리다. 타이틀만 메가톤급인 뻥튀기성 기사다. 조선 동아에 대한 청와대의 잇단 강공이 DJ 정부 시절의 '언론개혁 출정가'를 연상케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동아일보가 언제부터 수구였을까?
동아일보는 암울했던 시절 민주세력의 대변지였고 그나마 반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었다. 그랬던 게 지금은 타도되어야 할 수구의 개가 되어 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아니, 그보다는 왜 동아일보인가? 바로 진보수 놀음 때문이다.
진보수 놀음이란 21세기 벽두에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일종의 희생양 찾기 게임이다.
이 게임은 누군가를 끝없이 희생양으로 만들어야 승리하는 게임이다. 룰은 간단하다.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극에 서는 것. 그러면 희생양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어중간하게 스탠스를 잡는 모든 것이 희생양이다.
이 게임에서 주의할 건 하나다. '절대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잠시라도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어~ 그건 아니잖어.." 하면 그 순간 게임은 끝난다. 민주당이 그랬다. 극단에 서야 하는데 스탠스를 어설프게 잡았다. 그 결과 민주당은 하루아침에 개혁의 걸림돌로 희생양이 되었다. 이보다는 좀더 정치한 설명이 필요한 케이스지만 동아일보도 결국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게임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일반 대중일까?
일부에서는 그렇다고 말한다. 대중은 희생양이라는 타겟에 걸리지 않겠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아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한 일반 대중 또한 희생양이라는 타겟을 벗어나지 못 한다. 아니다,
어쩌면 대중이야말로 이 게임의 궁극적인 타겟인지도 모른다. 제거되어야 할, 우매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는 까닭이다.
- 2004. 07. 22 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