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학생회? 그거 가따 어따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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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놈, 2009-05-07 10:58:25 (코멘트: 2개, 조회수: 39번)  

 
93년도에 아주 웃긴 꼴을 봤다..
공대 신입생이 혼자서 총장실을 쳐들어갔다..
틀림없이 실험실습비는 겁내게 냈는데, 실습자재가 부실하게 나오는 문제였다.

비서실에서 지가 총장 조카라고 뻥치고,
'숙부님좀 뵈러 왔는데요.'
하고는 돌파해서.. 총장앞에가서 실험실습비 납부한거 통계자료 들이대면서
총장님, 이거 어떻게 된겁니까~!! 우리가 납부한 실험실습비 다 어디 간겁니까! 하면서 깽판을 치다가..
총장실에서는 좋게 나왔다..

그놈도 왠지 되바라졌다는게..
[운동꿘? 학생회? 그딴거 어따써? 어차피 생각은 콩밭에 있는 애들이잖어~]
선배가 있든지 말든지 거침없이 대포를 날려댔다.


어떤 현안이 있다.
근디, 해결방안은 딱 하나다..
수업거부하고, 총장실 점거하자..
다른 방법도 없고, 뭐 아무것도 없다.

목적은? 깨지기 위한 싸움.
싸움을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써 학우들을 의식화 조직화 시켜내고,
선전전을 펼쳐서 뭐 어쩌고 저쩌고를 이루겠다.

즉! 현실적인 문제점들의 해결이 목적이 아니라
의식화, 조직화가 목적이었던 것이며,
그 배후에는 역사주의적 관점이 농후하게 녹아있었을 뿐이다.


운동권과 진보정치세력이 냉소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재단비리 문제로 집회에 나갔더니 재단비리 문제에 관한 보고나, 언급은 10분만에 끝나고,
주구장창 계급투쟁이나 통일을 위한 구호만 외쳐지고..
재단비리 관련한 이런저런 자료들을 들고 나갔고, 이런저런 방법들을 논의하려고 하면,
당신들의 대자보에 적힌 이런이런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 이런 말을 하면,
소 닭보듯이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말한다..
듣기 귀찮다는 투로 [총장실 점거해야 된다니깐요..] 라고.. ''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였고, 학생처 직원들은 허위사실이라며 대자보를 뗏으며,
학생들은 학우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라며, 본드풀로 대자보를 도배했고,
학생처를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며 토치로 태워버린다.
오호라~ 껀수다~! 학생회 탄압이니 총장실 점거하잰다. ㅡㅡ;;
그걸 보는 학생들은.. '우리애들 다치기만 해.. 그냥 않넘어간다.'
'우리꽈 신입생들 꼬셔가서 사고나면, 우리꽈 학생회가 단대학생회로부터 독립할 줄 알아.'


여기서 어마어마한 차이는 벌어진다.
다른 의식을 가지고 살고있다는 것이다.
[민주]라는 기표의 기의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인 사람들과 [민주]인 사람들.
두개의 세상이라고 해야 하나?

전문적인 의견들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들은
문제가 풀려버리니 총장실 점거할 껀수를 없앴다며 꽁시랑 댄다..
투쟁을 위한 투쟁.
모순은 혁명을 앞당기는 수단일 뿐. 해결과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학우대중자치조직을 언더 정치조직들이 먹어치운 형국이며,
학우들의 무관심과 냉소라는 저항을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이름은 민중입니다.]식의 계몽주의가 횡행했고,
익명의 창작자를 지닌 우스개는 널리 공감을 얻어 '나 북극곰 맞아?'의 시리즈물의 창작이란
형국으로 집단재창작의 형식으로 맞받아 쳐버렸었다..


지식인들이 등돌리고 앉은 형국.
정치판에는 낄 생각이 없다며, 청산별곡을 부르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만들어진' 명필 최우의 서방따위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추신 : 아주 기본적인 상식이다. 본 목적은 딴데 가있는 의식화,조직화.
         그런거는 두번 쓰면, 역효과 나는 방법이다. 근디 주구장창 뻘났다고 썻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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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글> 진보신당 게시판에 내 글이 올라와 있다기에 함 가보라고 해서 진보신당 게시판에 드갔다가 본 글입니다. 오늘 내가 올린 글과도 상통하는 점이 있기에 일단 퍼다 옮깁니다. 당근 허락은 구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글쓴이가 보고 내리라고 하면 제꺽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칼같은 글 읽게 해주신 글쓴이께 감사드립니다.
 
2009/05/07 15:59 2009/05/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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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심상정이 유시민에게 배워야 할 것들

    Tracked from 하민혁의 민주통신 2009/05/07 16:01  삭제

    언젠가 유시민이 민주노동당에 대고 "공부 좀 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저 말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공부를 하지 않은 이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구태의연한, 그래서 때로는 지겹기까지 한 스테레오타입의 얘기가 그것입니다. 미디어오늘이 참여연대와 공동기획으로 진행한 "경제는 민주주의다"의 마지막 순서로 심상정 전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습니다. "새로운 비전 내걸고 대안 정치세력 결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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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단군의땅 2009/05/14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글도 재밌내요.

    하하 이런식의 업데이트라면 좀 정신없긴하지만 통신보안이든 민주통신이든 일단정지이든 다 환영입니다!

    • 하민혁 2009/05/15 0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도 이 글 재밌게 봤습니다. 아직 학생 신분의 친구인 듯싶은데, 글은 상당히 재밌게, 그리고 생각있게 쓰더라구요. 엇! 어지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사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진짜 재밌는 글들을 모아서 즐거운 장을 마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데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