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치러진 선거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보궐 선거일 뿐"이라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나아가 지난 2004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반면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 조재희 전 청와대 국정과제 비서관, 김성진 전 청와대 행정관 등 청와대 출신들이 모두 낙선했다는 사실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과도한 확대 해석"이라며 일축했다는 소식이다. 

하기사 단지 4곳에서 치러진 초미니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전례없이 '특별한 반응'씩이나를 보인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는 하겠다. 말씀하시기를 좋아하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조용하신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는 청와대가 한번쯤은 '특별한 반응'을 보여도 무방한 것이었다.  

다른 건 다 접고, 성북을에서 열린우리당이 거둔 득표율만을 보자. 9.99%다. 국민이 얼마나 두 자리 수 지지를 보내주고싶지 않았으면 10%도 아니고 그렇다고 9%도 아닌 이 절묘한 비율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다. 공식적인 최종 집계가 아닌 만큼 득표율에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고, 나의 이런 이야기 또한 약간 억지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닌, 직전 선거에서 자기 당의 후보가 당선된 지역에서 9.99%의 한 자리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특별한 반응을 한번은 보여줘도 무방하겠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은 이번 기회에 다음과 같은 특별한 반응을 한번 보여주는 건 어떨까싶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잔치는 끝났다."



피곤하다. 오늘은 그만 자야겠다.

2006/07/27 04:45 2006/07/2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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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aco 2006/07/27 0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그런데...
    "노무현, 잔치는 끝났다"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날 조선일보 1면 해드라인 카피였죠.;;

    • 하민혁 2006/07/27 1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가요? 저는 조선일보는 잘 보지를 않아서 몰랐네요. 그런데 정말로 그랬다면.. 진짜 희한한 일이네요. 취임식날 어떻게 "노무현, 잔치는 끝났다"는 헤드 카피가 나올 수가 있지요?

  2. Sabin 2006/07/27 0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잔치한적이 있는지..

    • 하민혁 2006/07/27 1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이 글을 쓸 때는 지난 총선 직후 청와대에서 가진 당선자 파티를 이야기할려고 했댔습니다. 그래서 타이틀을 저렇게 적었던 거구요. 청와대에 모여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던 그때를 '잔치'라고 본 거지요. 솔직히 그거 보면서 너무 오버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겸허한 수용은 찾아볼 수가 없는 반면, 자신들이 잘해서 혹은 정당해서 '승리'한 것으로 여기는 오만은 하늘을 찌를 기세였잖아요. 그 오만이 결국 오늘의 결과를 낳은 것이구요.

  3. Draco 2006/07/28 2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당시 조선일보로서는 "당선됐다고 좋아할거 다 끝났다. 고생좀 해봐라"라는 의미였겠지요. 내용은 당시 노무현의 공약과 정책이 우리나라 실정에 안맞고 잘못되었으니 앞날이 걱정이다, 지금 뭐뭐가 시급한데 열린우리당은 관심이 없다 식이었습니다.;;;

    김대중 이전의 대통령은 취임만 하면 아주 거창하고 기대하는 기사만 쓰던 조선일보가 노무현 취임식때는 너무 뻔히 속보이게 가관이었죠.

    더 재미있는 것은, 노무현 취임 기사는 1면의 하단으로 크게 들어가고, 1면 상단에는 미군 철수를 우려하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_-; 대통령 취임보다 미군이 더 중요한 것이었을까요 ㅎㅎ

    노무현이 잘못한것도 많고, 기대보다 못한것도 많지만, 그래도 대통령인데 이런 취급 당하는거 보면 참 불쌍하기도 합니다.

    • 하민혁 2006/08/02 0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조선일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님이 지적한 조선일보의 '간지'가 그런 행동을 하게 했을 수 있고,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주적' 선언이 조선일보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게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대통령은 불쌍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잘 한 것보다 잘못한 것이 더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는 준비가 안 되었으면서도 대통령이 되려 했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 근거는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4. 곽인수 2007/02/15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사의식의 빈곤을 해결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