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생뚱맞을 수도 있겠다. 7.26재보선을 앞두고 최근 "'비노-반한'이냐, '반노-비한'이냐" 논란이 한창이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부터도 제각각이다. 어떤 곳은 '비노-반한'이라 쓰고, 또 어떤 곳은 '반노-비한'을 쓴다(아래 그림은 한국일보에서 뚱쳐가져왔다).


'비노-반한'이란 '비(非)노무현 반(反)한나라당'을 의미하고, '반노-비한'이란 '반(反)노무현-비(非)한나라당'을 일컫는 말이다. 별거 아닌 것같지만, 그 차이는 크다.

'비노-반한'을 주장하는 쪽은 노무현에 비우호적인 정치세력이 결집하여 내년 대선전에서 한나라당과 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과는 어떤 경우에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결집한다면 그것은 수구 한나라당과 중도개혁세력의 구도여야 한다는 논리다.

'반노-비한'을 주장하는 쪽은 노무현 정권을 노무현에 의해 잘못 세팅된 실패한 사이비 개혁 정권으로 보고 모든 정파를 초월하여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어서 대선전에 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한나라당내 개혁세력과도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같은 입장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노무현에 대한 반감이 큰 이들이 주로 견지하고 있다.

이번 7.26재보선은 비록 4곳에서 치러지는 작은 규모지만 그 결과가 몰고올 파장은 적지 않아보인다. 특히 성북을 후보로 나선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 여부는, 지난 탄핵 정국과 새로운 대안정치세력 출현에 대한 바람과 연결되면서 정치권의 지각 변동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이번 선거에서 비록 조순형 후보가 당선되지 않는다고 해도, 만일 조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 근소한 표 차이를 유지하거나 열린우리당 후보를 상당한 차이로 따돌리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 정치권의 새판짜기 움직임은 불가피한 일이지않을까싶다.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고.

 
2006/07/25 02:48 2006/07/25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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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yas K 2006/07/25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슬슬 탈노무현 경향이 어떤 방향이든간에 본격적으로 정치운동 흐름으로 대두한다는건가요 그나저나 이번 보궐선거... 규모는 작지만 팽팽한 접전이 치뤄질것같기도하네요

    • 하민혁 2006/07/27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네요. 말로야 해보겠다고 했지만, 원래는 안 되는 게임이었잖아요. 유권자의 지지세는 분명하게 나뉘어 있는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그 지지를 나누어 갖는 상황에서 당선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망한 노릇이었지요. 그런데 결국 당선이 되었어요.

      열린우리당 후보가 거둔 9% 득표율이 어떻게 해서 조 후보가 당선되었는지를 말해주는 가늠자라고 봅니다. 세상에.. 직전 당선자를 낸 지역에서 어떻게 한 자릿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건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외면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