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인터넷신문 제작 일을 해왔다. 햇수로 따져서 7년이다. 언젠가부터 인터넷신문을 만들고자 하는 개인이나 회사에 꼭 하는 조언이 있다. "색깔을 가지라!"는 것이다.

인터넷신문이 언론인 한, 자신의 색깔 곧 정체성을 가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조언의 의미는 거기에 있지 않다. 내 말은 바람직한 의미에서의 정체성을 가지라는 게 아니라, '당파성'을 가지라는, 그것도 '정치적 당파성'을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언론은 극한 당파성을 띠고 있다. 특히 성공했다는 언론의 경우는 정치권보다도 더 정치적으로 기동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짐짓 과도기라며 눙을 치는 이들이 있기도 하지만, 이것은 사기다. 눈 앞의 이익에 빠져 있지만 않다면 겪지 않아도 될 과도기라는 의미에서 그렇다. 오히려 과도기라는 말 뒤에 숨어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려는 자들이 과도기를 만들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이곳에서 코리아포커스의 휴간에 대해 잠깐 이야기한 적이 있다. 코리아포커스는 스탠스를 잘못 잡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진보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그 지점은 정확히 민중의 소리와 겹쳤다. 이미 상당한 이력과 민주노동당이라는 분명한 아우라를 가진 민중의 소리와의 경쟁은 처음부터 그 결과가 예견된 것이었다.

누군가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다. 인터넷신문 시장에서도 그 징후는 이미 여러군데서 확인되고 있었다. 스탠스가 겹치는 참세상과 민중의 소리가 가끔씩 엇박자로 파열음을 내는 것만으로도 코리아포커스는 스탠스를 달리 잡았어야 했다.

어느 블로그에 있는 언론 관련 포스트를 보다가 문득 떠올라서 적어봤다. 어쨌거나, 이제 저 더티한 당파성에서 벗어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새로운 언론 하나쯤은 나올 때도 되었다. 아닌가?





 

2006/07/25 01:32 2006/07/25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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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f 2006/07/27 0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긴 코리아포커스와 민중의 소리는 너무 비슷했죠. 진보라기보다는 민중적인 목소리랄까.
    진보로써 제대로 색채낸곳은 프로메테우스였지, 코리아포커스는 확실히 아녔습니다.
    코리아포커스는 양적인 승부를 선보였지만, 글쎄요....
    사실 관심에서 살짝 멀어진 것들을 억지로 끌어붙여놓은 것도 없잖아있었는걸요.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닐껍니다.

    • 하민혁 2006/07/27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지막 이야기 다음에 뭔가 추가되어야 할 이야기가 있을 것같은데요. 그게 아닐 거라는 문제에 대해 좀 이야기해주시면 안 될까요? 궁금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