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늘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해 해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정연주 사장 측은 무효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라 하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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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인터넷신문에 종사하던 당시 정연주에 대한 글을 몇 편 쓴 적이 있다. 글의 논점은 사안에 따라 공감과 반론이 왔다갔다 했다. 공감하는 글은 대부분 열린사회를 향한 기본적인 인식을 공유하는 지점이었고, 그의 지행불일치와 경직된 사고에 대한 지적이 반론의 주된 지점이었다.

정연주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수 년 전의 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바람직한 사회를 위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드러내는 일은 언론인 정연주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특히 6.25 이후 우리 사회에 짓게 드리워있는 냉전적 사고에 대한 그의 천착은 확실히 유의미한 작업이었다. 그 점에서 정연주는 전적으로 바르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정연주에 대해 우호적일 수 없는 부분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정연주를 빛나게 해주는 바로 저 두 지점에서다.

정연주의 반미는 미국의 아들로 키운 그의 자식 사랑에서 근본적으로 빗나가 있다. 지행불일치의 전형인 셈이다. 인식의 틀 또한  지나치게 냉전적이다. 때로는 그가 비판해마지 않는 냉전적 사고보다 더 냉전적이라 할 정도로 견고하다.

그가 반대하는 게 광신적인 반공 이데올로기라면 정연주의 경우는 반공 이데올로기 타파에 거의 맹목적으로 집착한다. 모든 게 공산당 탓이라는 게 전자의 논리라면 정연주의 경우는 우리 사회의 모든 해악은 수구, 기득권, 냉전세력 탓이라는 논리로 충만해 있다.

모든 게 공산당 탓이라는 논리는 그나마 다중의 경험치에라도 근거해 있지만, 미국식 사고에 찌들대로 찌든 정연주의 수구, 기득권, 냉전세력 타령은 도무지 그 근거조차가 요령부득일 정도로 맹목적이다. (얘기가 넘 길어질 성싶어 이와 관련한 얘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 포스팅을 시작한 바로 그 얘기만 하고 끝내야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KBS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안에 서명하는 대신 정 사장을 청와대로 불러 잔여 임기 동안 모쪼록 공정한 방송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오늘 있을 것이라는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관련한 뉴스를 접하면서 청왜대에 주문해보는 희망사항이다. 와이 낫?



<덧붙이는글>
자신이 무슨 양심세력의 대변인인 양 어거지를 부리며 주저앉아 있는 정연주의 행태가 기꺼운 건 아니지만(지금 정연주가 내세우는 논리, 이를테면 수구, 기득권, 냉전세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논리는 이른바 수구, 기득권, 냉전세력이 아닌 노무현 정권 하에서의 재임명 논란과 그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그 자리를 챙겼던 그의 행태를 보면 궁색하달 수밖에 없다), 막무가내로 밀어내겠다고 설치는 이 정권의 행태는 그 못마땅하기가 백 배는 더 하다. 나아가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직의 인사를 기어이 내쫓겼다는 저 무대뽀 정신에는 경외감마저 들 지경이다. 참 료해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2008/08/11 04:34 2008/08/11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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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정연주라는 트로이 목마

    Tracked from ego + ing 2008/08/11 11:39  삭제

    올림픽은 아무리 정치적이지 않으려해도, 정치인들로 인해 정치적이다.이명박 대통령은 또 다시 나라를 비웠다. 그리고, 그가 없는 사이 또 다시 아랫것들은 속전속결로 정사장을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몸에 힘이 쏙 빠지는 무력감이 느껴진다.그런데 생각해보면 권력이란 불나방 같이 어리석은 것이다. 이를테면, 한나라당이 대통령을 배출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미 세상은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정권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투명성과 눈높이가...

  2. Subject: 공산당선언은 20세기판 철인통치론이다

    Tracked from HAA SEONG WOO 2008/08/24 05:27  삭제

    마르크스가 공산당선언에서 주창하고 있는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은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주장한 철인통치론의 20세기판에 지나지 않는다. 버전업되지 않은. 도대체 만국의 노동자를 향해 "단결하라" 외치는 자는 누구이며, 공산주의혁명을 통해 얻은 '세계'를 지배할 자는 대체 또 누구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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