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축전에 참가하고 있는 안경호 북측 단장의 전쟁 발언이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

6.15 민족통일 대축전 북측 민간대표단장인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6.15 공동 선언이 날아가고 북남협력교류가 날아가게 된다" "온 나라가 전쟁화염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는 말을 했고, 이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너나 할 것없이 나서 비판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나로서는 이런 야단들이 도무지 생경하기만 하다.

"전쟁이냐, 평화냐!"

'전쟁이냐, 평화냐!' -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후보 시절에 내건 구호였다.

당시 노 후보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일어난다면서 국민에게 양자택일할 것을 호소(?)하는 이 구호를 정책광고로 만들었다. 그리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그런데 노 후보의 이같은 주장과 안경호 북측단장이 했다는 말에 어떤 차이점이 있다는 말인가?

물론 양자의 발언에 차이점이 없는 건 아니다. 노무현 후보는 대한민국 사람이고 안경호 국장은 (비록 같은 민족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나라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사람이라는 차이가 그것이고, 이를 근거로 안 국장의 발언이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할 수는 있는 일이겠다. -_-

하지만, 이것은 본질과는 거리가 먼 넌센스일 뿐이다. 한나라당 집권은 곧 전쟁이라는 인식이 문제의 본질인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에서 정작 따져봐야 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과연 사실인가' 하는 것이고, 사실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묻는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과연 전쟁이 일어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 발언(10일, 6.10만세 80주년 기념 평양시 보고회 발언)
"제2의 조선전쟁 불집이 터진다면 그 불길은 남조선을 포함한 온 강토를 핵참화 속에 몰아넣을 것이며 그 첫째 가는 피해자는 남조선 동포가 될 것이다." "친미노선당인 한나라당이 권력자리에 올라앉으면 6.15는 날아가고… (중략) 남녘땅은 물론 온 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화염 속에 휩싸일 것이다."

◆ 조평통 서기국 보도(15일, 중앙방송 보도)
"우리는 진실을 말했을 뿐이며 한나라당으로서도 꼭 먹여야 할 약을 주었을 뿐이다." "(한나라당은)전쟁광인 미국을 할애비처럼 섬기며 숭상하는 고질적 사대근성부터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06/06/16 14:58 2006/06/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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