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에 나는 통곡합니다- (421)

59년 전 오늘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종로 YMCA 강당에서 그 날 오후 함석헌 선생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작은 방에 선생님을 모시고 그 날 새벽부터 점점 커져가는 대포 소리를 들으며 몇이 모여 앉아 우울한 표정으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일이 심상치 않을 것 같아. 느낌이 좀 다른데”하시며 선생님은 긴 수염을 쓰다듬으셨습니다.

소련군 철수를 구실로 북의 김일성은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강력하게 요구하였고 미국정부는 북의 요청을 물리치고 계속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킬 이유도 없었고 의사도 없었던지 곧 철수가 결정되고 당시 무치오 주한 미 대사는 “미군이 철수해도 인민군의 남침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북은 전쟁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고 남의 국군은 북침은커녕 자기 방어의 능력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방위의 허를 찔러 인민군은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감행하였고 서울은 3일 만에 인민군 수중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와서 “남침”을 “북침”이라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일 뿐 아니라, 그것은 동족상잔의 비극의 책임을 몽땅 남쪽에 뒤집어씌우려는 흉악한 음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거짓된 주장에 동조하는 미국 교수도 있고 한국 교수도 있습니다. 미국 학생도 있고 한국 학생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압니다. 그것이 얼마나 거짓된 주장인가를. 만일 맥카더 장군이 이끄는 유엔군의 인천상륙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사라져버리고, 한반도에는 오직 김일성·김정일이 독재하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만이 존재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로 끝이 났을 것이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은 대통령 꿈도 꿔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대통령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만 해도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이 자민련과 연합, 15대 대선에 후보로 나와 유세 중, 이런 한 마디를 던지게 됨으로 이 나라의 안보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내가 김종필 총재와 손을 잡았으니 나의 사상·이념의 검증은 끝난 것 아닙니까.” 이 한 마디가 결국 국민을 속이고 조국의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습니다.

김대중은 이 나라의 초대 중앙정보부장과 손을 잡게 되었으므로 국민은 안심하고 그에게 표를 던져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난 뒤의 그의 처신과 행보는 그의 “사상과 이념의 검증”이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증이 끝나지 않은 그의 “사상과 이념”을 바탕으로 행동을 개시한 것입니다. 그는 취임 직 후 대구에 가서 신현확 씨를 비롯한 대구·경북의 유지 30여명을 조찬에 초대하고 그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이 민족에게 자존심을 심어준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라고 한 마디 던졌는데 그 한 마디가 진실이 아님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희가 하는 일은 건건사사 반대만 하던 사람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어떻게 그런 말을 감히 할 수가 있습니까.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구나, 나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곧 현대의 정주영 회장을 시켜 도합 1천 한 마리의 소를 트럭에 실어 무상으로 북한에 가져다주었습니다. 거짓된 남북 화해의 서곡이었습니다. 북의 김정일을 따뜻한 햇볕으로 감싸겠다는 이른바 “햇볕정책”이 선포되고 김대중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달러를 가지고 북을 방문하여 김정일을 껴안고 대한민국의 분해공작에 착수했다 하여도 과언은 아닙니다. 남파된 간첩은 마음대로 남한 땅에 드나들고 모든 직장의 노조들은 각자의 생활향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진로를 바로 잡겠다고 일어나니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었습니다.

남한에서 북으로 간 달러가 북의 핵무기 개발을 도운 것이라면 그 돈을 가져다 준 사람은 마땅히 뒷산에 올라가 투신자살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2007년 민중의 민주적 역량으로 정권교체의 숙원을 달성했지만 이 “간첩들의 천국”에서 이명박 정권은 속수무책,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그리고 더 나아가 한반도를 자유민주주의의 꽃동산으로 가꾸고자 많은 젊음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런 대한민국이 오늘 어쩌다 이 꼴이 되었습니까.

국립묘지에 줄줄이 말 못하고 누워 있는 젊은 혼들 앞에 오늘 무릎 꿇고 통곡합니다. 평화공존을 부르짖으며 스스로 진보 개혁세력이라고 우쭐거리던 자들이 오늘의 조국을 이렇게 한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통곡하고 싶은 심정일 뿐입니다. 호국의 영령들 앞에 경건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소서. 이 난국을 타개하고 한반도의 역사적 사명을 다하게 하소서. 하늘이 맡겨주신 그 사명 - “태평양시대의 주역”이 되게 하소서.

김동길
www.kimdonggill.com
http://www.kimdonggill.com/mb/mb.html? ··· %3Bwhere=
2009/06/25 20:58 2009/06/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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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울렐리우스 2009/06/26 0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금한게 있는데 김동김교수는 6.25 전쟁 때 뭐했을까요? 28년생이니까 50년엔 22~23살일거고, 바로 입대를 하셔야 할 나이셨을텐데. 프로필을 보니 1951년 연세대 영문학과 졸업으로 기재하셨네요. 전쟁통에 대학졸업이라..병역의 의무를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쟁통에 대학을 졸업하실 정도면 학구열은 대단하신가 봅니다.

  2. jjs 2009/06/26 0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김대중이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갖다 바쳐서 흡수통일을 시킨 것도 아니고... 국가의 통일을 위해서는 햇볕정책도 하나의 전술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식의 흡수통일은 지금 일반 국민들도 원하진 않는 것 같던데.. 어마어마한 세금 부담이 뒤따르니까요. 그렇다고 김일성, 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 독재 북조선 왕국을 찬양하는 건 아닙니다. 21세기에 세습 왕조라니.. 참.. 그렇다고 전쟁할 수는 없지 않나요? 북한을 완전 봉쇄하고 벼랑끝으로 몰아가면 결국, 북한이라는 쥐한테 물리진 않을까요? 북한은 잃을것이 없지만 우린 잃을 게 많죠.. 김동길 교수의 글이 너무 감정적이고 선동적이네요. 대안도 없고... 김동길 교수 글대로라면 전쟁해야죠.. 하지만 전 전쟁은 절대 반대입니다. 김동길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야 해외로 도망을 가던 하면 되지만 우린 나가서 싸워야 하잖아요? 항상 이런 선동하는 사람들 자식들 보면 이중국적자에 병역 미필자들이 많더군요... 아이러니 하죠. 얼마전엔 칠성파 두목 아들 주례도 서 줬다더만... 자신의 의견에 맞으면 조직폭력단체도 민주단체가 되고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다 빨갱이라... 그래도 아마 김동길 교수 뵐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제가 오래 살겠죠??

    • 누가 2009/06/26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누가 오래살지는 봐야 겠지요.
      김동길 교수 같은분이 있어서 숨통이 트입니다.

    • 승산 2009/06/26 1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빨만 있는 이상한 학자군요. 이랬다 저랬다. 참 말 잘합니다. 소수에 해당하는 것이 다수인것처럼 예기하고 진짜 말해야 할땐 침묵으로 일관 하다사람..

  3. bhn 2009/06/26 0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민혁님...
    남의 글을 이렇게 통째로 가져오시는 경우가 너무 많군요.
    안좋아 보입니다.

  4. 쿄쿄쿄 2009/06/26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가지 굉장히 웃기지도 않은 것이 햇볕정책이 하나의 전술이라고 한다면, 북한측은 그걸 눈 뜨고 당할 것이냐가 문제겠죠?

    우리처럼 엘리트들이 외국이나, 기업으로 진출하는 길이 열린 것과 달리 북한은 죄다 국가를 위해 엘리트들이 집결합니다. 그들이 햇볕정책의 근본적인 목적 하나조차 꿰뚫어보지 못할 것 같은지...

    그리고 북한이 잃을 것이 없다라... 북한 주민들은 잃을 것이 없겠죠. 그런데 북한 지도부들도 잃을 것이 없을까요? 절대 아니죠. 김정일과 그 잔당들은 21개소에 걸쳐져 있는 초대소(별장)와 그들을 위해 준비된 아낙들, 그리고 그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백화점의 특권을 포기할 것 같은가요? 제가 볼 때는 전쟁이 잃어나면 그런 것들이 송두리째 날아간다는 상념에 사로잡힌 것은 그 족속들이 더할 겁니다.

    그리고 북한은 NLL을 침범한다고 지난 10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엄포를 놓았죠. 그런데 침범했나요? 우리측 해군을 공격했나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죠. 교전추칙이 바뀌어서, 침범했다간 어떻게 될 줄 뻔히 아니까요.

    김정일 역시 전쟁이 무엇을 부를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히틀러처럼 미국 삼류 코믹 영화에 등장해서 파인애플로 똥구멍이나 쑤셔박히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계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5. 김건우 2009/06/26 16: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는 서로가 진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중을 위한다고 하면서 자기들의 재산축적이나 세략확장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거죠. 진실로 국민울 위하고 있나요? 진실로 통일을 위해서 일하고 있나요? 북한문제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왜 북한이 우리 국민들, 정치, 기타 모든 문제의 중심이 되어 있나요? 북한이 남한을 위해서 해준 것이 무엇입니까? 제가 자라면서 현재까지 북한은 우리에게 피해만 준 국가입니다. 왜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거죠?

    이젠 진실로 사태를 똑바로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좌우로 편갈려 있어서 서로 다투기만 하면 됩니까? 국민투표로 선정된 사람들은 왜 밖에서 서성입니까? 진실되게 여당과 상대하세요. 아니다 싶으면 다음 선거때 우리 국민은 가만 안있을 것 입니다. 선거혁명이 있지 않습니까? 제발 제자로 돌아가시길 빕니다, 진정 나라를 위한다면..

    한가지 더, 될 수 있으면 좋은 말을 쓰면 안될까요? 과격하고 폭력적인 표현만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말없는 다수가 정말로 많거든요..

    그냥한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6. 이제문 2009/06/26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유민주주의 만세!!! 자유 대한민국만세!!!

  7. hscopark 2009/06/26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이 나라가 한심하다고 느끼시는게 진보세력때문인가요? 전 보수답지 않은 보수들이 이 나라를 한심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이 나라에서 자칭 보수라는 사람들은 보수인가요? 정직하고 돈 벌고, 번 만큼 세금 잘내고. 자식 낳아서 군대보내서 국가를 위해 헌신케햇나요? 이 나라의 대부분의 보수들은 위 세가지 중 하나 이상은 아니라고 답할걸요. 그러니 그건 진정한 보수가 아니고 보수의 탈을 쓴 수구이지요. 수구이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키 어렵다보니 남의 잘못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우리가 6.25로 인해 가진 색깔거부감에 편승해 상대를 폄하하기 위해 진보세력을 운운하며 그들을 비난하는거지요. 일제강점기의 영향이라고 봅니다만, 불법여하를 막론하고 약삭빠르게 돈 벌고, 탈세를 밥먹듯 하며 자신의 욕심만을 채웠고, 돈과 인맥으로 아들들 군대에 보내지도 않으므로서, 없는 집 아이들을 전쟁터 총알받이로 만들었던 우리나라의 수구들의 시대는 거의 끝나갑니다. 그들의 자식들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다음세대에서 요직에 오른다 한들 그들의 아버지와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해 한해가 흐르고 당신들이 한사람 두사람 세상을 뜰때마다 조금씩 세상은 바뀌어서 제대로 된 문명세계가 이 나라에도 찾아 올것이니 그리 큰 걱정 않으셔도 되리라 봅니다. 좋든 나쁘든 우리의 역사이니 그 또한 우리가 감당해야하는 것이지만 잘될겁니다. 당신과 같지 않은 생각으로 깨어있는 사람도 많이 있으니까요.

    • 흐음 2009/06/27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hscopark/
      잘 생각해 보세요. 깨어있는 건지 아니면 뇌가 씻겨나간 건지 말이에요. ^^;

      추신, 초면에 세뇌운운해서 미안합니다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님의 이 큼지막한 댓글 중에 진보연하는 사람들이 계속 반복해 들려주던 내용이 아닌 게 정말로 단 한 줄도 없어서 그렇습니다. 솔직히 웃다가도 슬퍼집니다.

  8. 성 화선 2009/06/26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당신이 살아있음에 통곡한네...

  9. 껍데기들에게.. 2009/06/27 0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대중은 자주국방을 전제로 남북화해협력으로 북한을 민주화하고 남북한 경제발전을 도모한 것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북한이 서해바다에서 국지전을 벌일때 막아냈다. 김대중은 김동길이 비난하는 친북좌빨이 아니라, 철저히 민족주의자이고 민주주의자이고 시장경제주의자다.

  10. ㄱㄱㄱ 2009/10/03 1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생 양지에서 살면서 주둥아리로 산 영감. 와 전두한이 한테는 한번 비판이 없노. 지구상에 태어나지 말아야 할 변태 영감.
    당신 눈에는 국민들이 다 병신같제. 너보다는 다 똑똑 다 영감아, 고마 사기치고 고이 이 지구를 떠나라

  11. 이방인 2009/10/03 1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야다거 저런 사악한 사탄을 조물주가 만들어 이땅에 보냈을까.

    말세가 가까운건 확실해.. 할레루야

  12. 캉통 2009/10/04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족상잔 비극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노. 통곡 안한 사람 있나.
    6.25 전쟁통에 당신이 그토로 미워하는 인민군을 물리치기 위해 목숨이라도 내나 봐나.
    아무리 짖어봐야 이제 당신 실체는 뽀록이 났어. 촛점없이 짖지 말고 입닥치고 있으세요.
    과거에는 멀정한 줄 알았는데, 노망하건 확실해. 미쳐도 제대로 미쳐야지. 애이 때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