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걸배이 근성이 강하다

제목이 살짝 '거시기'합니다. 하지만 이 블로그에서는 자주 쓰는 말이니 개의치 않고 가겠습니다. 제목 자체가 료해 안 되는 분들이 있을 것같아서 잠깐 설명을 하고 가자면, '걸배이'는 '거지'의 다른 말입니다. 그러니까 제목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빌어먹고 사는 거지 근성이 강하다' 정도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글은 일종의 후기입니다.
그만님의 "우리나라 사람 생산에 익숙치 않다"는 포스트에 강한 '삘'을 받고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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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처럼 습관적으로 메일링을 타고 들어갔다가, 저 글을 읽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무슨 '뻥'이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사실이 그랬습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진 그 느낌이었습니다.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전율.

'독고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 며칠 사이 갑자기 블로고스피어에서 자주 듣보는 말입니다.

저 말 많이 들었습니다. 요즘에야 덜 하지만, 예전엔 주변에서 흔히 듣보던 말이고, 특히 제 경우는 학교 다닐 때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 대상이 되어 자주 들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좋은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독불장군'의 다른 버전이었으니요. 하지만 뭐 크게 거슬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 말이 주는 느낌이 그렇게 싫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독고다이'라는 말이 내게 주는 느낌은 늘 '독한 외로움'이었습니다. '홀로'라는 데서 오는 일종의 '쓸쓸함'이 담긴. 언젠가 박목월이 얘기한 '불우감' 비슷한. [footnote]'독고다이'를 '고독이다'로 풀고 있는 이가 있더군요. http://minoci.net/735#comment16463 (새 창으로 열기) [/footnote]

독고다이, 그 고독한 행보에 대하여 

그랬습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읽으면서 크게 공감했던 것은 그러니까 내가 오랜동안 천착해왔으면서도 정리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들을 저 책이 깔끔하게 정리를 해둔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는, 그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게 내 혼자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과 거기서 오는 모종의 안도감(?)이었다고나 할까요. 무튼, 그런 생각이 들어 밤을 새워 읽었댔습니다

오늘 그만님의 포스트를 보면서 공감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는 생산의 문화가 아니에요. 위키도 그렇고 뭐든 문화를 수입하기만 하죠. 미국에서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인구대비 유학생 비율이 가장 높아요. 우린 배워서 오는 사람들이죠. 우리나라 문화가 새로 만들어져서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철저하게 우리나라는 문화 수입국입니다."  _ http://ringblog.net/1506 (새 창으로 열기)


'문화 수입국'이라는 말에 필이 꽂혔댔습니다. 기생의식, 기생질, 기생층, 기생 같은 말들을 저 의미연관에서 해오던 터여서였지요. 어제만 해도 민노씨.네서 저 얘기를 하다 왔습니다. 살짝 삐딱선을 타고 있는 댓글이라 옮기기 거시기하긴 하지만, 글이 서 있는 지점은 동일합니다. [footnote]http://www.minoci.net/736#comment16466 (새 창으로 열기)[/footnote]

민노씨.네는 '진보를 통한 블로그 혁명'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름의 모색인데,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대고 혁명은 '이른바 진보'가 '진보'만 되어도 가능한 일이라는 댓글을 달았댔습니다. '이른바 진보'가 빠져 허우적이고 있는 '기생질'에서만 빠져 나와도, 그것이 곧 혁명일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며칠 전에 민노씨.네가 여기서 "(하민혁은) 워낙에 기존의 지배적 관념을 (제가 보기엔 다소 과도한) 원칙론(혹은 역설적이게도 현실론)으로 비틀어 달리 판단하곤" 한다는 댓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footnote]http://blog.mintong.org/456#comment3309 [/footnote] 놀랬습니다. 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있어서였습니다.

지극히 원칙적인 것이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다 

"원칙론 혹은 현실론"은 나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내가 안고 있는 문제이면서 또한 동시에 나를 있게 하는 원동력인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하민혁의 딜레마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민노씨.네가 정확히 꿰뚫어 지적을 한 것입니다. [footnote]언젠가 인/사 쟁토방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footnote]

그렇습니다. 나는 자주 원론적인 얘기를 늘어놓습니다.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원칙을 따지고 듭니다.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도 하민혁은 지나치게 원칙론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적 배경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 하민혁은 지극히 현실적인 넘입니다. 민노씨.네가 그랬듯이, 살짝 한번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내 드러나는 사실입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친구들 가운데 하나가 뜬구름 잡는 얘기 하는 친구들입니다. 블로그에 있는 몇 개의 포스트나 댓글만 읽어도 익히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위에서 '딜레마'라는 표현을 썼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건 딜레마가 아닙니다. 역량이 안 되는 탓에 이를 풀어 설명하는 데에 이르질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기생의식은 사이비 보수와 얼치기 진보가 낳은 기형의식이다  

진보건 보수건을 떠나서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들입니다. 원칙에 충실하면 이내 해소되거나 성립조차 되지 않을 문제들이 눈앞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내몰리면서 결국 문제 아닌 문제를 양산해내고 있는 게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입니다. 자신이 말한 것을 자신이 잡아먹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결국 문제 자체를 형해화해버리는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예컨대, 보수를 말하는 이가 전통을 깨부수는 데는 먼저 나서고 진보를 말하는 자가 청동기 시대로 돌아가지 못해 더 안달해 한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이 뿐이라면 말도 안 합니다. 이들은 허구헌날 기생질을 일삼고 있습니다. 어느 쪽도 자신들의 비전이나 논리는 보여주질 못한 채, 허구헌날 원산지도 불분명하고 해석조차가 제멋대로인 '수입산' 비전과 이론들을 놓고 니가 맞네 내가 맞네 하면서 날을 지샙니다.

이런 얘기의 종착점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바로 자신이 한 말을 자신이 잡아먹는 결과입니다. 종국에는 도대체 어느쪽이 보수고 어느쪽이 진보인지를 모를 판이 되고 맙니다. 자기 원칙만 제대로 고수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문제를 만들어서 말 그대로의 흰 까마귀인지 검은 까마귀인지 모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사례를 찾아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블로고스피어에도 만연해 있습니다.

얼치기 진보, 블로고스피어의 기형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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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는 진보를 부르대고 있지만 하는 짓을 보면 어떻게 이런 꼴통이 있나싶을 정도의 어처구니들로 넘쳐납니다. '소통'하자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일수록 댓글이나 트랙백 차단에서는 귀신같이 빠릅니다. 조금이라도 자신과 다르다싶으면 여지없이 차단해버립니다. 만일 그 빠르기로 진보를 가르는 거라면 귀신같은 그 신속함에서는 영낙없이 진보인 게 맞다 해도 좋겠습니다.

깡통같은 논리에 동문서답인 대화도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입니다. 말도 안 되는 헷소리를 '상식'이라고 강변하면서도 그게 왜 상식이냐고 묻기라도 할라치면 이런 '상식'을 모르는 몰상식한 넘이라면서 뒷골목 양아치들마냥 종주먹을 들이밀며 달겨듭니다. 이런 좃선 같은 넘, 이런 한나라당 같은 넘, 이런 쥐박이 같은 넘.. 하는 얘기를 앵무새처럼 되뇌면서.

이들의 머릿속에 든 진보라는 개념은 그러니까 기껏 이런 것입니다.

진보의 이념이나 비전, 뭐 이 따위는 알지도 못 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누가 뭐라 하건 그 대답으로  "이런 좃선 같은 넘, 이런 한나라당 같은 넘, 이런 쥐박이 같은 넘.." 만 열심히 외쳐대면 '진보의 전위'가 되는 그런 진보인 셈입니다. 맨날 똑같은 주문으로 스스로의 믿음을 강제하는 광신교도 집단에서나 비견됨직한, 도대체 대화라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은 족속들입니다. [footnote]이런 이들은 자신은 도대체 듣도보도 못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온갖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주제에 국민의 천민의식을 개조하겠다고 설치고 다닙니다. 기가 찰 노릇입니다. 하지만 뭐 그럴 수는 있습니다. 그건 진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개인의 인성 문제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도대체 그 인성에서 나올 수 있는 의식이 얼마나 진보에 값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개조되어야 할 대상은 바로 그 천박하고 부박한 의식일 듯싶어서입니다.[/footnote]

한국의 위키피디아, 집단지성을 묻다  

애니웨이, 다시 그만님 얘기로 돌아가보면, 이같은 현상은 위키 문제의 경우에도 일정 부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때 위키에 참여해보려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하고 있는 일 쪽에서 더러 정보가 빈약하다 여겨서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 온라인의 특성은 '괴짜'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한국어 위키백과는 이미 너무 '격식을 따지고 객관성을 따지고 복잡한 규율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보다 활성화가 잘 안 된다."

그만님의 글에 나오는 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글을 올리면 이내 삭제하고 다시 바꿔서 올려도 또 삭제하고 하는데, 대체 그 기준이 무엇인지를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내가 보기에는 운영진이 기껏 학부 아니면 대학원생으로 이루어진 듯 한데 이들의 개입과 간섭이 거의 전횡에 가까웠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할 법한 사항도 그들은 몇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삭제를 일삼았습니다. 그러려면 거기에 오픈 백과라는 타이틀을 달 일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냥 몇몇 운영진의 이름을 거는 게 차라리 낫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한국의 진보, 기생의식을 버리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진보의 의의 혹은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건 진보를 말할 때 떠올리게 되는 으뜸 가는 덕목은 '자유함'입니다. 자유한 의지, 자유한 상상력, 자유한 표현과 행동이 배제된 곳에서 운위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닙니다. 사이비일 뿐이지요.

자유함은 기생의식에서는 나올 수 없습니다. 빌어먹고 사는 이들의 최고 행동 준칙은 어떻게든 빌붙어 사는 주인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들이 누구인가를 묻는 주체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오직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 뿐입니다.  

마르크스가 어쩌고 레닌이 어쩌고 김일성 어버이 수령이 어쩌고 공산당 선언이 어쩌고 자본론이 어쩌고 자본주의가 어쩌고 제국주의가 어쩌고 신자유주의가 어쩌고 사회주의가 어쩌고 사회민주주의가 어쩌고 포스트모더니즘이 어쩌고 해체주의가 어쩌고 체 게바라가 어쩌고 라깡이 어쩌고.. 진보가 어쩌고 보수가 어쩌고..

무튼, 주구장창 뭐라고들 뭔가를 읊고 있지만, 여기 어디서도 그들의 논리나 비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수입을 허하여준 주인에 감사하며 개처럼 짖어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기생층의 젖을 빨고 사는 강아지들이 허구헌날 짖어대는 레파토리 또한 늘 똑같습니다.

이명박이 저쩌고 쥐박이가 저쩌고 명바기가 저쩌고 명텐도가 저쩌고 경상도가 쩌쩌고 대운하가 저쩌고 청와대가 저쩌고 딴나라당이 저쩌고 한날당이 저쩌고 수구가 저쩌고 꼴통이 저쩌고 친일파가 저쩌고 독재가 저쩌고 박정희가 저쩌고 이승만이 저쩌고 언론이 저쩌고 좃선일보가 저쩌고 조중동이 저쩌고..


기생의식에 찌든 기생질이자, 한국에서 진보연하며 먹고사는 기생층들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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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글> 그만님의 글을 오독한 거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왜냐면, 그만님이 전하는 얘기의 논점은 '기생질'이 한국 문화의 특질 가운데 하나이므로 이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주장과 내 얘기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습니다. 서 있는 지점이 서로 다른 때문입니다. 그는 학자이기에 분석을 한 것이고, 나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므로 기생의식을 타파하자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덧2> 이 글의 원래 제목은 "한국인은 걸배이 근성이 강하다"였습니다. 이게 적합한 제목이라 여기지만, 불필요한 언쟁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제목으로 바꾸었습니다.  


2009/02/14 22:49 2009/02/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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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우리나라 사람 생산에 익숙치 않다"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2009/02/15 02:46  삭제

    약간 선정적인 제목일 거 같습니다. 조금 더 자극적으로 제목을 구성해본다면 "우리나라 사람은 창조적인 생산에 약하다", "처음부터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모자르다"와 같은 욕 먹기 딱 좋은 제목이 달릴 수도 있겠죠. ㅋㅋ지난 월요일(9일) 오전부터 차로 달려 보광 휘닉스파크로 향했습니다. "HCI2009 학술대회"에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서였죠.매년 HCI학회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 20년째를 맞는 국내에서 꽤 큰 학술대회입니다. 주로 인...

  2. Subject: 풋&amp;hellip;

    Tracked from 잡설로그 2009/02/15 07:47  삭제

    대주니닷컴이라는 표현에 한 번 폭소. 여성비하적인 표현이라는 것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웃긴걸 어떡해…… 링크된 글 읽다가 아래 댓글을 보고 또 한 번 폭소. 범죄, 고소, 정말로 그렇게들 생각하시고 대화를 나누시는 것인지. ‘대승적’ 차원이라니, 할할할. 신랄하고 거친 언어는 범죄이고 상업프로모션임을 밝히지 않는 블로그 포스팅은 블로거의 자유의지이고? 하민혁 씨도 댓글 달았던데 하민혁 씨가 말하는 기생의식이 겹쳐보여서 또 폭소. 웃을 일 많아.

  3. Subject: 이론에 관한 이론

    Tracked from 개암나무에 걸린 게으른 해 2009/02/17 14:36  삭제

    이 글은 하민혁님에 '한국의 진보, 기생의식부터 버려야 산다'란 글에 트래백을 보내려고 쓴 글입니다. 저는 이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복잡하고 요상한 이론일수록 그럴듯하게 들리고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본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습니다. 진보란 집단에 속할려면 머리가 아주 좋은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 하겠단 생각이 종종 듭니다. 무슨 이론이 이렇게 많고 어려운지 말입니다. 결정적인 일 중 하나는 그 이론이...

  4. Subject: 진짜 파워블로그를 보여주마! 남의 인생을 바꿀 정도는 돼야…

    Tracked from 아라의 글로벌 마인드 칼럼..think globally 2009/03/19 21:53  삭제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한 실사례를 통해 남의 인생을 바꾸게 하는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스토커와 안티 블로그까지(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반박이라고 할 지경이었다.) 생긴 만큼 스트레스는 컸지만, 독자 또한 많아졌다. 그래서 내용을 추가하다 보니 연재가 길어졌다. 이 연재는 초딩과 아마추어를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는 말과 연재에 사용된 다양한 통계와 내용이 관련되므로 연재의 모든 내용을 읽어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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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니야 2009/02/14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랄한 글 잘 밨습니다.. 아무리 그래도..일단 제생각엔 무능하지 않은 진보이길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 하민혁 2009/02/15 0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른바 보수가 저래 지리멸렬한 지경에 있지만 이른바 진보는 어떤 영향력도 발휘하질 못합니다. 비전과 자기 논리는 없는 채로 허구헌날 딴짓과 기생질로 날을 지새는 탓입니다.

      여러 층위에서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왕의 울이 워낙 견고합니다. 그런 시도나 모색 자체가 틈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지요. 그래서일 겁니다. 님이 말씀한 무능하지 않은 진보가 여전히 변방을 맴도는 것은요.

      무튼, 그런 얘기를 하고싶었던 건데.. 여전히 횡발수발하다 말았습니다.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닌가싶습니다. 하지만 오늘만 날인 게 아니니.. 쇠털같이 많은 날에 놀밍놀밍 함 가보려 합니다. 블로깅의 재미도 즐기면서요. 모쪼록 지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덧> 지금 보니, 청와대에서 무슨 이상한 이메일을 보냈다고 난리도 아니군요. 하여튼 참 가지가지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저런 집단한테까지 밀려서 나자빠지는 게 이 땅의 이른바 진보세력입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2. black_H 2009/02/15 0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진보가 약해서 그런거죠...
    뭐 어렵게 열심히 쓰셨지만 그냥 비판할 구실만 찾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냥 진보진영이 워낙 열세에요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원칙을 찾은들 약자는 강자한테 눌리게 돼있어요... 돈의 힘을 무시 못하거든요.
    사실 지금같은 시절에는 그냥 정부기관을 탈환해 버리는게 가장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

    • 하민혁 2009/02/15 1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판이 원래 비판할 구실 찾아서 하는 것 아인가요? ^^

      당근입니다. 진보가 약해서 그렇지요. 그래서 한 얘기였답니다. 진보가 왜 약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나는 그게 원칙을 지키지 않은 때문이라 보는 거고, 그 근저에 기생의식이 있다고 보는 거구요. 어렵게 쓴 글이 아니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쳐내려간 글입니다. 그래서 저 얘기들을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충분히 설득력있게 풀어내질 못했지요.

      정부기관을 탈환해버린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겠는데요.

      1. 장권을 잡는다.
      2. 과천청사를 접수해버린다.

      이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지 싶습니다. 나는 어느 쪽이든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내가 문제 삼는 건 지금 한국의 진보는 이 둘 가운데 어느쪽도 할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빌어먹고 사는 기생질이 편하니 거기에 안주해 있을 뿐이지요.

  3. langue 2009/02/15 0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포스트또한 다른분들의 글에 동조하는듯 하면서 살짝 올라탄듯한 기생질아닐까요?
    문화수입국이니 어쩌니 한다는 것은 결국 문화마저도 돈의 값어치로 환산되어 소비에 일조하지 않으면 문화자체의 의미가 없다는 바탕을 깔고 말씀하신거라고 보입니다.
    그런생각은 진보가 가진특성 아닙니까?
    정체성이란게 한쪽으로만 정해지지만은 않는다는걸 아셔야할듯 합니다.
    진보나 보수나 까놓고보면 잘살자는목적이고 누가잘사는지 어떻게 잘사는지의 방법론의 차이일뿐 거기서거기입니다.
    어쨌든 싸잡아서 욕하시고나셔서 시원하시긴하시겠네요.

    • 하민혁 2009/02/15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 무슨 말인지..
      전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1. 뭐가 올라탄 기생질이라는 건지
      2. 뭐가 진보가 가진 특성이라는 건지
      3. 정체성이란 어느 한쪽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

      가능하다면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답은 그때 가서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무튼, 우선은 내가 알아먹은 아래쪽 두 단락에 대해서만 답변을 드립니다.

      진보나 보수나 까놓고 보면 거기서 거기다 하셨는데요. 왜 아니겠습니까? 아마 그럴 겁니다. 근데 이 말씀을 지금 여기서 왜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건 뭐.. 그냥 인간은 다 똑같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얘기 같아서요.

      싸잡아서 욕을 하셨다 했는데, 내는 욕 안 했습니다. 싸잡아서는 더욱 안 했구요. 그리고 하나도 안 시원합니다. 오히려 더 답답합니다. 하고싶은 얘기가 많았는데 그걸 고작 저 따우로밖에 말할 수 없어서요. 다음에는 좀 더 잘 하겠습니다.

  4. 자주오는사람?ㅋ 2009/02/15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문득 성삼문과 신숙주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군요.
    정확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들어서 아는 것이기에 사실과 다를 수 있지만요;

    둘 모두 마지막인 도착점(추구하는 목표)은 같았습니다.
    대신 그 길(방식)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결국 갈라섰다고 압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서 들었던 생각이 성삼문은 꽉 막힌 사람이었구나 였습니다.
    융통성이 없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데 왜 저렇게 고집을 피울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선생의 글을 읽고나니 이것은 융통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원리와 원칙을 지킬 자신이 없었기에 들었던 비겁함? 이었더군요.

    말씀처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무척이나 괴롭겠더군요.
    지키지 않는 사람은 욕을 먹겠고요.
    진보란 그런 것인가... 합니다.

    나아가는 자는 힘들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앞서있는 자가 나아가려 해야하는데, 퍼질러 앉아서 앞지르려 하는(혹은 앞에 있는) 자의 다리를 걸어대는 세상인지라...
    저~ 뒤에서 이제 나아가려 하는 자는 이런 모습을 일찍이 보아왔기에 다른 길을 찾아서 혹은 앞에 있는 자를 제끼려고 다리를 거는 것 같습니다.
    처음은 누구나 하기에 당연히 해도 되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중간에는 안 하면 뒤쳐지니 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자기 위안을 했을 것이고, 후에는 편한 길을 두고 왜 힘들게 가는가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외눈박이 세상에 눈이 두 개인 사람이 가면 병신이 된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세상인 듯 합니다. 특히 어른(저도 마찬가지 입니다만)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더욱 틀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이러더라 하면 우르르 따라갑니다. 그 누군가가 이름있는 사람이면, 그것이 왜 좋은지 혹은 왜 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따라갑니다. 그 사람은 잘 됐다더라 하며, 따라가면 잘 된다고만 생각하며 갑니다.


    쩝.. 저도 그중 한 사람이라 답답하네요;;
    전, 역시 우민이라 똑똑한 누군가가 꼭대기로 향하는 길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확실하게 거기로 갈 수 있는 길이라면 터널을 뚫고, 다리를 놓아서 갈텐데요.
    똑똑한 누군가들은 자신들만 가려고 하는 것만 같아서 조낸 가슴이 답답합니다.
    찾으려고 하지 않고, 기대려고 하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쓴맛나는 한숨만 쉬네요.


    덧 - 중소기업들 쪽에서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주5일제 근무에 칼퇴근에 4대보험에 월차 연차 휴가에.. 이런 거 다 따지고 드는데, 절대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않으면서 저거부터 따지고 드니 힘들다구요. 그러면서 마치 대한민국이 지금 이상국가나 되는 듯이들 생각하는 것같다는 말을 덧붙이더라구요. '
    라고요.

    그리고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일요일 하루 쉬고, 평일은 11시까지 일하고, 토요일은 5시까지... 평균 주에 70시간 이상을 일하는데 월급은 150이 안 되고, 수당이고 뭐고 아무 것도 안 주면서 늦게까지 일하라니. 그러면서 하기 싫으면 관두라며, 요즘같은 때에는 일할 사람 넘쳐난다고. 월급쟁이의 보람은 월급을 받을 때인데, 하는 일에 비해서 반도 안 되는 보람이라면 누가 10, 20년을 일하겠습니까. '
    라고요.

    현 기업의 관리자들은 대부분 현재의 청년 실업자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일을 시작한 시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일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세대차이가 그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양쪽은 갑과 을의 관계이고,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이 갈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청년 실업자들은 바라보지 않으면서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중소기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덧을 달아봅니다.


    생각의 차이겠죠, 뭐ㅋ
    같은 돈이면 다홍치마 라고, 좀 더 능력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지요. 단지 능력만을 보니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네요. 그 능력도, 문서화 된 서류로 볼 수 있는 것만을 보려고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더군요;;

    • 하민혁 2009/02/15 1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넘 어려워요. 제가 워낙 비유에 약해서요. 유비관계를 읽어내는 눈이 모자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읽는 것과는 워낙 달리 읽는 경우가 많다보니 비유만 나오면 뒤로 넘어갑니다. 특히 논리적 유비가 아니라 은유적 비유인 경우에는 더욱이요. ^^

      무튼, 이같은 전제를 깔고 야구를 해본다면,

      성삼문과 신숙주의 비유는 이 경우와는 좀 다른 거같습니다. 이 글에서 내가 하고싶은 말은 님이 말한 성삼문 쪽이든 신숙주 쪽이든 분명히 하고 가자는 거거든요(뭐 그레 잘 아니 드러났다면 건 전적으로 내 글쓰기에 문제가 있어서일 겁니다. 사실 오랜 동안 글쓰기도 안 해 버릇한 데다 짬 내어 글쓰는 일도 만만치가 않은 일이어서요).

      한마디로 원칙에 충실하자는 건데요. 이를테면 이 나라 진보는 박정희식 독재를 비판하면서도 김일성식 독재를 찬양합니다. 박정희식 관치경제가 잘못되었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은 사회주의를 말하고 있구요. 거의가 이런 식입니다. 도대체 어디서도 이들이 내세우는 원칙이 뭔지를 모르겠어요.

      게다가 이들이 서 있는 지점이 도대체 모호하기만 합니다. 무슨 토론회 자료집이나 연구서들 받아보면 이미 수십년 전에 폐기처분된 지난 시절의 이론과 모델을 마치 신주 단지 모시듯이 우러러 받들고 있지요.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이들이 말하고 있는 거를 들어보면 영낙없는 엘리트주의에요. 민중은 자신들의 뜻에 따라 교화 혹은 세뇌하여야 이용해야 할 대상일 뿐이지요. 더 웃기는 건 이들의 어디를 봐도 이같은 엘리트주의 다른 말로 하면 아리스토식 철인통치가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철인의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는 겁니다. 뵈는 거라곤 기껏 빌붙어 사는 기회주의적 기생의식 뿐이지요.

      자주 민주화를 들어 그것을 자신들이 성취한 것인 양 말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건 그들이 쟁취한 게 아닙니다. 민중이 쟁취한 거지요. 어쩌면 민중이 (이런 말이 가능하다면) 그들을 이용한 측면이 더 강해요. 그런데도 이들은 그것이 마치 자신들의 힘으로 이룬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얼척없는 일입니다.

      님의 말씀대로 앞서 나아가는 자는 힘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들은 나아가려는 어떤 몸짓도 보여주질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에는 원칙도 현실도 무시한 기생의식이 있다는 거구요. 이 글은 이런 얘기를 구체화하기 위해 던지는 일종의 화두인 셈입니다. 앞으로 여기서 하나씩 풀어가볼 예정으로 있는.


      중소기업 얘기는, 쓰면서 이같은 답이 나오리라는 예상을 했댔습니다. 그래서 꼭 한 부분은 수정을 했으면 했는데, 수정하면 다른 댓글과 날짜가 섞이고 해서 그냥 두었지요.

      "주5일제 근무에 칼퇴근에 4대보험에 월차 연차 휴가에.. 이런 거 다 따지고 드는데, 절대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않으면서 저거부터 따지고 드니 힘들다구요. 그러면서 마치 대한민국이 지금 이상국가나 되는 듯이들 생각하는 것같다는 말을 덧붙이더라구요.'

      여기서 중요한 얘기가 하나 빠졌는데요. "우리(중소기업 애기입니다)가 필요한 사람은 우리가 하는 일을 빠르게 배우고 익혀서 실전을 치러야 하는 사람인데, 남 쉴 때 다 쉬고 해서는 어느 세월에 일을 배울 수 있겠는가" 하는 대목입니다. 대기업이나 일부 떴다방 하는 친구들(뭐 하나 개발해서 대기업에 팔아넘기고 이익 남기는 친구들)이야 장기적인 안목으로 입사 이후 교육을 시켜가며 일하는 게 가능하지만 자신들은 아니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랬다가는 당장 생존 자체가 힘든 게 현실이라는 거지요.

      뭐 한때 작은 기업을 한 입장에서 고암이 가는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전한 거였구요. 갑을의 관계에서 보자면, 확실히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얘기인 것같습니다. ^^

      어~? 근데 쓰다보니 이 얘기도 왔다갔다 하고 있는 듯싶은데.. 지금 이게 님의 댓글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한 건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휴일 저녁 즐겁게 보내세요.

  5. 자주오는사람?ㅋ 2009/02/15 2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충분히 답이 된 듯 합니다.
    남은 부분은 쓰신 글과 주신 답변을 보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러다 정 안 되면 다시 묻지요ㅋ


    선생께서도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여러모로 말씀 고맙습니다 ^^

  6. 너바나나 2009/02/17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이 길어서리 삭제하고 트랙백으로 보냈구만요. 그리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 하민혁 2009/02/17 1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트랙백 잘 봤습니다. 저는 트랙백이 더 좋습니다. 트랙백에 목 말라 하고 있지요. ^^ 다만, 넘 어려운 말씀을 하신 터라 음미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리가 좀 필요해서요. -_-;

  7. Frigate 2009/03/08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어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것 같은데요. 기생의식이라고 하면 기생이라는 직업여성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여성비하적 발언을 예상할 수 있죠. 기생의식이라기 보단 기생습성(습성이란 어휘는 생태에 관련하는 의미가 커서 기생하여 산다는의미를 떠올리기 쉬워집니다)이나, 기생근성 노골적으로 기생충습성, 기생충근성이라고 부르는게 맞지 않을까 싶네요. 비슷한 의미로 무임승차근성이 있겠네요.

    제 생각엔 이런 기생근성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전체의 문제로 보는데요. 남의 이론을 빌어 허세를 부리는 것은 구지 진보가 아니더라도 한국 전체에 만연된 뿌리깊은 악습입니다. 지금 전체적으로 불고 있는 영어광풍역시 누가 미국이란 몸에 빨때꽃기를 잘하나 경쟁에 다름아니죠.

    남의 문화를 온전히 수입하길 즐겨한다면 영어광풍이 불리가 없습니다. 남의 것을 빌어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영어광풍이 부는것이죠. 이론 자체의 수입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일본처럼 누군가는 열심히 번역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번역을 토대로 공부하면 그만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이론 자체보단 누구보다 먼저 외국이론을 수입했냐로 학문적 위세가 결정되어지기때문에 남들보다 빨리 아는척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가 직접 영어를 해야한다는 점이고 이때문에 영어광풍이 부는것입니다.

    이건 구지 학자들이나 사회 지도층만이 아니라 맨 위꼭대비부터 아래 발바닥 보통네사람까지 다 해당됩니다. 지금 일반 CF에 마지감에 외국인, 그것도 미국영어를 쓰는 외국인의 멘트 하나가 광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반 사람역시 외국것이 막연히 좋다는 의식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진보는 타국의 진보이론에 편승하여 자기 입지를 굳힐뿐이고 보수는 보수대로 외국의 보수 이론이나 풍조를 빌어 자기의 입지를 굳힐뿐입니다. 보수가 입에 달고 사는 글로벌스탠다드가 대표적인 그것이죠.

    그리고 한가지 덧글들을 보다 생각나서 지적하고 싶은것은 진보와 보수가 어떤 분명한 기준이 있어 물과 기름처럼 선을 분명히 그을수 있는 성질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예를들어 군사독재를 비판하면서 김일성독재를 찬양하는 진보인사를 언급하셨는데 그건 적절하지 못한것 같네요. 김일성독재를 찬양하는 정도의 진보인사라면 그건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보구요. 보통 진보쪽에 선 사람들은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김일성독재의 지지는 아닙니다.

    사회주의가 어떤 독재의 형태일수는 있지만, 진보,보수를 가르는 기준이란 사적적의미의 반대 어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으로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로운 형태의 어떤 이론이나 정치체계를 지지하는것이 진보 보수를 가르는 것이지, 독재의 반대가 자유주의 뭐 이런걸로 진보를 가르는게 아니란 것이죠.

    예를 들어 군부독재는 재벌이나 상류층에 유리한 반면 사회주의는 사회 약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면 진보가 되는 것이고, 도로를 뚫고 산림을 개발하는것이 사회 상류층에 유리한 반면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 농민을 보호하는 것이 되는 것이민 진보가 되는 것이지, 사전적 의미로 진보 보수를 가른다는것은 전혀 아닙니다.

    아무튼 저 역시 하민혁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전적으로 공감을 합니다. 덧붙여 진보만이 아니라 한국인 전체가 이런 기생근성에 젖어있다는 생각으로요. 게다가 수입에만 열을 올렸지 수입된 이론을 철저히 자기화 시키지 못한 덕에 지금처럼 절차만 민주주의 국가의 형태를 띄었지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중세 조선시대의 정치의식에서 별로 나아지지 않았단 생각입니다.

    • 하민혁 2009/03/09 05: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님이 일러준대로 오늘 몇 군데서 용어를 고쳐 '기생습성'이라 적어봤는데요. 제가 그 단어에 투사한 의미가 있어서인지 정확히 제가 의미한 바가 잘 안 드러나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용어 교정을 해야 할 지는 앞으로 좀더 두고 시험을 해봐야 할 듯싶습니다.

      아, 그런데 한 가지.. '기생충'이라고 쓰셨던데요, 아무려면 제가 그런 표현을 쓸 리는 없는 일이겠습니다. 제가 쓴 표현은 '기생층'입니다. '기생계층'이라는 의미입니다. 영어에서의 '클래스'를 '층'으로 표현했던 거지요.

      말씀하신대로 기생근성은 비단 진보진영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지금 진보 진영에 한정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전 부문에 대한 얘기가 아니구요. 저의 거의 모든 포스팅이 그렇하듯이 저는 일단은 내가 관심이 있는 것부터, 그리고 부분에서 전체로 그렇게 얘기를 진행해가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나로부터인 셈이구요.

      이건 제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제가 확실하다고 여기는 것만을 발언하려고 애를 씁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지요. 거대담론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사소하다 여겨지는 부분의 문제를 자꾸 걸고 넘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문득 깨치는' 저 동양의 도에는 별로 능하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내 힘의 범위를 넘어서는 거대담론에서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는 건데요. 이같은 상황을 저는 고등수학과 초등 산수의 관점에서 자주 말하곤 합니다. 예컨대, 하나씩 풀어나가는 게 산수의 영역이라면 한꺼번에 모든 걸 깨치는 건 고등수학의 문제로 본다는 거지요. 당근 후자에는 내 힘이 미치지 못 한다는 거구요.

      그리고 사회주의 얘기 중에 제가 "군사독재를 비판하면서 김일성독재를 찬양하는 진보인사를 언급"한 것으로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 부분에서는 한 두 가지 작은 오해가 있으신 성 싶습니다.

      우선 제가 댓글 중에 저 부분을 언급한 맥락은 그 단독으로보다는 그것과 묶여 있는 다른 얘기 즉, "박정희식 관치경제가 잘못되었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은 사회주의를 말하고 있다"는 얘기를 강조하는 의미로 쓰인 것이었습니다. 댓글이어서 단순화한 측면도 없지 않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님은 "김일성독재를 찬양하는 정도의 진보인사라면 그건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고 하셨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그리고 지금도 진보진영 일각(그 일각이 막강한 일각입니다)에서는 김일성 체제를 옹호하는 논리가 없지 않습니다.

      쓰다보니 좀 횡설수설한 감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여기까지마느 답을 하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글을 엮을 때가 오면 못 다 한 얘기, 예컨대 수입문화 문제 등의 얘기)는 그때 계속하기로 하구요. 생각할 수 있는 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쾌한 한 주 열어가시길 빕니다. 촟총.

  8. 명승 2009/03/09 0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일 모든 사회가 자급자족식의 문화를 영위한다면 발전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는 글로벌시대를 살면서는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고요.-장모씨 발언,

    스팩트럼을 넓히는 과정에서 수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우리나라가 수출한 것이 없다라...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게을러서? 아니면 구조적인 다른 환경문제에 걸려서?
    천성이 그렇지는 않겠죠. 한민족은 모두 다 같다는 건가요?

  9. 명승 2009/03/10 0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다시 이 글을 봅니다. 사실...요즘 긴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영화도 컴으로 보면 중간에 자꾸 인터넷 하다가 다시 보고...
    집중력 부족인지...

    여튼 생각해 봤는데요.
    수입이론이 필요한 것은 말 그대로 스팩트럼을 넓히고 발전을 위한 양분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는데
    이건...좀...어쩌면 PD니 NL이니 그런 분류들이 나름 자기들 주관을 키우는 과정에서 생겨난
    갈래 같은데...그런데도...독창적인, 창조적인 이야기들은 아직 들어보질 못했네요.
    생각해 보니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들...한국의 진보 역사가 짧아서 그럴까요?

    • 하민혁 2009/03/10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지고 보면 결국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의 현대사가 짧은 기간에 격랑을 헤쳐나온 터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걸림돌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지붕에 오르기 위해서는 사다리가 필요하지만, 지붕에 오르는 순간 그 사다리는 더 이상의 효용성을 갖지 않습니다. 사다리는 지붕에 오르는 일로 그 역할을 다 한 거지요. 그런데, 이 사다리를 끝까지 놓지 못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어이 그것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우기는 이들입니다.

      진보가 앞으로 대닫지를 못 하고 자주 헛발질로 제자리 뺑뺑이를 도는 것은 이 지점입니다. 우리의 펀더멘털은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힘이 있음에도 그러지를 못 하는 것은 저 사다리에 집착하는 때문입니다. 무용한 집착이지요. 그러니 새로운 동력원이 있어도 그걸 이용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요. 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가 짧은 탓에, 그리고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상대적으로 거들떠보는 이들이 없던 영역을 차지하고 있던 이들(역시 상대적으로 마이너스러운 이들)이 저 사다리에 집착하여 일종의 기득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한 여러 논란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 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까닭이구요.

  10. 정우철 2009/03/24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하신 그만님의 주장에 따르면 한반도문화에 자생못하고 주변의 눈치를 보는 변두리근성이 숨어있고, 거기에 더해서 좋은말로 진보, 모욕적으로 빨갱이, 정확히는 좌파에 해당하는 세력의 본래 명칭이자 시발이 protest(ant)정도인만큼 근본적으로 스스로는 할줄아는게 없고 기성세력 씹으면서 빌어먹고 사는 특성이 있기는 합니다(그리고 가능하다면 구도를 전복시켜서 자기들이 기득권이 얻고싶어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한국의 진보"에 기생성이 있다고 하셨네요

    그만님도 그렇고 하민혁님도 그렇고 제가 몇년전부터 생각은 해왔지만 표현이 안되던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셔서 참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경제학자나 말하기 좋아하는 보통사람들중 별로 덜 이념적인 사람들이 운운하는 전가의 보도 내수1억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구가 1억이 안되어서 내수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드니 인구를 왕창 늘리든지 북한과 통일하고 조선족까지 접수하자느니 하는 웃기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지요

    근데 그게 안돼서 구미 선진국으로 애들 유학보내서 그쪽규격에 맞는 인재로 만들어냅니다

    이제 걔들이 외국에서 돈을 벌어오거나 최소한 국내에서는 입이 하나 주는 효과가 있지요

    하여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징기스칸시대의 위구르족이나 유럽과 미국에서 암약하는 유태계 지식노동자집단처럼, 눈코입손발 떳떳하게 다 붙어있는 국가를 이루고 떵떵거리며 자생치 못하는 대신에 보다 큰 제국적 집단의 적혈구로써 기능하는 인자들이 있을 수 있고 그게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떤 특정한 nation이나 tribe, brood따위에 의해 주도적으로 행해질 수 있다구요

    만약 한반도가 지금보다 세배쯤 넓었다면 어땠을까요?

    혹은 역사이래로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붙어있었다면?

    그 커다란 인구와 내수시장의 구심력으로써 지나족의 정권과 대등하게 맞서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

    대륙쪽에 좀더 깊이 좀더 넓게 자리잡고 한나라와 맞짱뜨던 고조선, 혹은 당나라와 맞겨루던 고구려정도의 세력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다고 생각하면 좀더 이해하기 쉬울것도 같네요

    사대조공도 없었을것이고 그러한 습성은 면면히 이어져와 오늘날 한국인은 문화의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는 논의가 있지도 않았을것입니다

    논의에 사용되는 언어가 지금 여기의 한글과 한국어가 아닐수도 있고 민족정체성이 한국인이거나 일본인이거나 말갈인이거나 만주인이거나 고구려인이거나 하지 않을수도, 국호가 전혀 달랐을수도, 아니면 실질적인 종족구성이 지금 여기와 근처에 분포된것과 똑같거나 전혀 다를수도 있지만 중요한게 아닙니다

    문득 목성과 토성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항성일 수 있었을거라는 천체물리학자들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본 글의 취지나 논점과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댓글은 어쨌든 쓰라고 열어놓은거니까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아쉬운점을 표하자면, 주장의 근거를 위해 예시하신 한국어위키에 대한 시비가 다소 안타깝습니다

    예로 든 경우가 달랑 하나뿐인건 차치하더라도, 위키가 (하민혁님에게)재미없는게 정말 걔네들이 사대근성을 지니고 있고 부끄럽게도 대학생나부랭이라서 그런걸까요?

    태터툴스가 있었고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가 또 있듯이 위키위키플랫폼이 있고 그걸 이용해서 순수하게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자는 취지로 각 언어별로 지부를 두고 성립된 위키피디아입니다

    따라서 세계 어디의 위키든, 혹은 어떤 언어의 위키든 분위기는 똑같습니다

    이상 저편에 모호하게 숨어있는 객관성을 가능한 붙잡고서, 우리모두가 자율적으로 함께 작성은 하되 내용물은 상아탑 교수들이 샤바샤바해서 지들끼리 만든 구식의 사전에 최대한 비슷하도록 만들자고 한게 위키인데 어째서 그들의 원칙을 무시하려 하시는건지 정말 납득할 수 없습니다

    걔네들은 하민혁님같은분을 일컬어 반달리스트라고 부르지요

    하여간 웹과 인터넷에 까막눈만 아니라면 위키위키플랫폼을 주물러서 새로운 위키를 만들수도 있고 조금만 찾아보시면 그보다도 단순하고 쉬운 모니위키나 웻페인트, nc의 스프링노트같은것도 나옵니다

    혹은 대놓고 뻘짓하고픈 편파적 박물학자의 만신전인 백괴사전uncyclopedia이나 엔젤하이로angelhalo같은곳도 있구요

    참고로 백괴사전의 경우에는 위키피디아처럼 세계곳곳에 언어별 지부가 있고 규모도 정규 위키피디아 못지않게 거대합니다


    어떻든간에 제가 분명히 인정해야만 할 것은 말씀과 주장이 아무리 삐딱한 시선으로 보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정도로 합당하고 옳다는 것이지만, 반면에 성급하고 폭력적이라는 부분도 몹시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기분 상하지 않으시기를 빌며 이만..

    • 하민혁 2009/03/25 0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고, 무려 30여분을 탐독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말씀을 하시자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_-

      <덧> 지금 머리가 뽀개지기 일보직전입니다. 흑~

  11. 정우철 2009/03/25 15: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장황한걸 좋아해서요 ;ㅁ;
    요약하겠습니다

    1. 우리나라사람들 외국거 좋아라하고 눈치보기도 잘함

    인구가 적고 나라에 힘이 모자란것에서 이유를 찾고싶음

    옛 몽고제국치세의 위구르족이나 현재의 유태인처럼 인구와 국가가 작거나 없는 종족, 또는 인근 강대국의 제후국이나 식민지의 처지에 있는 종족은 그들의 일부로 편입되어 자신들의 재능이나 특성에 맞는 역할을 함(못하면 흡수되어 없어짐)


    2. 위키피디아는 원래 그렇게 딱딱한곳이고, 나름의 정책에 따라 가능한한 편파적이지 않고 많은사람들이 동의할만한 주장이나 연구결과를 적지 않으면 바로 지워버림

    아울러 위키 관리자들은 외부인의 왈가왈부에 대해 어쩌면 고양이 쥐 생각해준다고 느낄수도 있음

    위키플랫폼의 사용법은 어쩌면 설치형블로그보다 쉬울수도 있으므로 맘에드는데가 없다면 차라리 새로 만들어버리는게 나음

    또는 이미 백괴사전이나 엔젤하이로같이 정규위키의 고리타분함을 대놓고 조롱하는 위키를 찾아 그곳에 터잡는것도 좋음

    • 하민혁 2009/03/25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정우철님 글만 보면 브라우저에서 윈도우를 수십 개 열어놓고, 어떤 때는 책상 위에 사전까지 내려놓고 공부를 합니다. 근데.. 흑~

      1. 이 부분은 전문가 한 분 있거든요. 그 분께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지금은 메신저에 올라와 있지를 않은 터라 저녁답에 함 여쭤버고 답을 드리겠습니다. 감은 잡히는데 딱히 제가 뭐라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어서입니다.

      2. 위키 부분은 좀 다른 생각입니다. 우철님처럼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니, 그게 정답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더 플렉시블하게 간다면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http://capcold.net/blog/3175
      여기서 말하는 미디어클라우드 개념이라고나 할까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초기에 그쪽 동네 심하게 경색되어 있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당시 나는 인터넷신문 등의 역사나 툴 뭐 이런 거에는 국내에서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구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의견만 게시해도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그게 몇 시간 텀이라면 말을 않겠는데, 거의 실시간으로 사라져버립니다. 내 경우가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이가 없지 않았을테고 그 결과가 다른 나라의 위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우리나라 위키의 위상이 아니겠느냐는 얘기였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주시셔 고맙습니다.

      <덧> 백괴사전이나 뭐 이런 거 할 생각 저는 전혀 없습니다. 한다면 정공법으로 하고 말지요. 실제로도 그런 일들 몇 가지를 했고, 최근에도 시도를 했습니다. ^^

    • 朴京範 2009/03/25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妓生과 寄生을 혼동하면서 논쟁에 오해가 생기는것을 보면 참 우리 어문정책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만들어졌다는것을 알수 있군요. 한글은 한반도의피지배계급을 위한 賤한글자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의 지도층은 중국대륙 일본열도와 크개다르지 않은 한문사용계층이었고요.
      따라서 오늘날 한반도가 넓었다면? 일본과 붙어있었다면? 등등의추측은 부질없는 것입니다. 한반도가 대륙과 다소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반도국가의 역사가 있었던 것인데 因果관계를 뒤집는 격이죠. 고양이가작으니까고양이인데 고양이가 호랑이만했으면 어떠했을까 추측하는것이나 같습니다.
      제국주의시절에 국가를 민족과 결부시키는것이 유행이었지만 사실 국가는 정복자가 피정복자를 지배하는 체제에 불과한것입니다. 중국과 잇닿은곳은 서로다른문화가 마주싸우다가 때로는 漢문화때로는 夷문화가 지배를했지요. 다만 한국땅은 그들과 별도로 있었기에 지배체제에서 다소 벗어나 있을수 있었던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가 만약 중원문화와 견줄만한 문명이 없는 지역이었다면 쉽사리 병합되고 말았을것입니다.
      참고 글을 추가합니다.
      --------------------
      어떻게 大韓民國을 유지할 것인가
      - 民族과 文化의 억지차별화는 無用, 세계 속의 역할분담으로
      朴京範, 2008-10-27 오후 11:53:38


      韓中 교류의 중요성은 이제 새삼스레 말하는 것이 無色할 정도이다. 게다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일부 舊냉전세력의 親美至上상황 유지노력과 일부 북방민족주의 세력의 反中 목소리도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제 한국이 중화경제권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우리의 定體性을 유지하며 대한민국의 國體를 保全하느냐가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물론 이 관심사는 기존 대한민국 구성원의 福利 나아가서 중국의 利益에도 부합하는 것이어야지 어떤 悲壯한 決意일 필요는 없고 소용도 없을 것이다.




      역사상 한반도 국가유지의 배경




      우선은 역사적으로 한반도정권이 어떻게 해서 수천년 중국왕조의 곁에 머물면서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는가를 냉정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帝國主義 蔓衍의 시대가 지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민족, 더 정확히 말해서 血族과, 국가를 일치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부족국가시대 이후에 형성된 고대국가는 부족간의 전쟁과 정복에 의하여 병합되고 같은 나라에서 부족별로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신분제도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근세에 거의 동일한 민족이 영국, 미국, 남아공, 호주를 통치했듯이 고대 동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고대와 중세에 대륙에서 韓半島로의 移住의 利點은 대륙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일차 소외됐던 자들이 비교적 쉽게 상류계급을 형성할 수 있었고 대륙의 ‘省정부’보다는 자율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한반도는 대륙중심과 비슷한 수준의 문화를 가졌기에 북방유목민들과는 달리 안정적인 독립국가의 유지가 가능했다. 비록 토지의 상대적 척박함과 양반귀족의 徵收로 생활이 困難하다 할지라도 피지배계층인 일반백성은 쉽사리 바다건너와 교류하기는 어려웠기에 한반도의 국체는 안정될 수 있었다. (근래한국의 미국중심사회도 같은 효과에 의존한 것이었다. 일반서민은 수백만원을 들여 미국을 오가기 불가능했으므로 미국을 통한 각종 정보와 사회적 利權의 독점은 상류층과 그들에 附合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었다.)




      韓中의 民族別 區分의 無意味性




      중세보다 地理上의 여행이 더욱 활발해진 근세 帝國主義 만연의 시절에 被侵略 국가들은 국가혈족주의를 내세워, 부모가 무능하고 싫다고 떠날 수 없듯이 배신할 수 없는 것이 조국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의지하여 공동체의식을 유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언제까지나 그런 사상을 강요하긴 곤란하다. 고대에도 백성을 잘 다스리는 나라로 사람들이 몰려 나라가 盛衰했듯이 이제 자기나라가 싫어서 떠나가는 국민을 배신자라며 逼迫하는 나라는 북조선을 마지막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韓中의 구성원의 차이는 혈족의 차이가 아니라 지역적 특성에 따른 생활전통의 차이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시장에 같은 사과 당근 오이가 쌓여 있어도 한국의 것들과 중국의 것들은 다른 느낌이 난다. 그런데 억지로 한국에는 당근만 있고 중국에는 무만 있는 것처럼 구분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물론 언어의 主軸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언어를 썼던 민족이 상대적 다수였다는 증거는 되어도 그들이 구성원의 전부라고는 볼 수 없다. 중국에도 우랄알타이어계통의 민족이 있었지만 거의가 흡수되었듯이, 한국에서는 우랄알타이어계통의 민족이 상대적 다수였기 때문에 비록 지식어휘에 있어서는 한자어가 다수였다고 해도 언어의 체계는 우랄알타이어를 따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자어사용族과 우랄알타이語族은 공존의 관계이지 어느 한쪽이 애초의 주인이었다고 하기도 곤란하다. 三面이 바다로 싸인 해양국가지역이라는 한반도에 ‘魚(fish)’에 해당하는 말이 없어서 ‘물고기’라고만 하는 것을 보아도 흔히 순 우리말이라고 일컫는 우랄알타이계통語를 한반도의 고대 토착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진정한 고대한반도 토착인과 고대한반도語는 거의 혹은 완전히 절멸되었지 않았나 하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문화의 차별화로 가능할 것인가




      그러면 앞으로 무엇으로 한국을 한국답게 하고 길이 유지할 바탕이 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중국과의 문화적인 차별화를 ‘꿋꿋이’ 지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중국을 지배했던 몽고족과 만주족이 저들의 문화를 잊고 漢族文化를 선호했기에 쇠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몽고족은 저들의 문자를 國家公用文字로 지정하여 漢字文化의 國家的地位를 제한했고 만주족 또한 저들의 만주어를 宮闕懸板에 共用하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려 노력했다. 특히 그들 모두가 漢族文化를 선호하기는커녕 자신들의 풍습을 漢族에게 강요했다는 것은 이미 역사교육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要는 그들의 고유문화만으로는 문명국의 유지를 위해서는 역부족이었음에도 억지로 上層文化의 지위를 유지하려다 무너진 것일 뿐이다. 만약 그들이 대륙정복의 욕심을 내지 않고 단지 우수문명을 받아들여 富國에 힘썼다면 오늘날 비록 크지 않아도 훌륭한 강국으로 남았을 것이다.

      한국은 대륙과 같지는 않은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대륙과의 교류 특히 상류층문화의 교류로 인해 뚜렷이 차이나는 문화가 부족해 보인다. 이것을 不滿삼은 민족주의자들이 한글을 대륙문화와의 차별화의 수단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애초에 ‘어리석은’ 피지배계층에게 지배층의 문화를 교육시키지 않고 訟事등의 경우에 의사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어진(사실 양반과 상민이 글로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訟事의 일밖에는 별로 없을 것이다.) 한글이라는 것을 大韓民國을 상징하는 固有文化로서 삼으려는 것은 소용없다. 문화의 깊이와 경쟁력이 이웃나라와 比肩되어야 독립국으로서 자리할 수 있는 것이지 단지 구별된다고 해서 低級의 문화를 고집하는 것은 차차 독립국가로서의 역량을 잃게 될 것이며 이후 타 국가내의 소수민족으로서의 존립을 위해서나 적당할 뿐이다.




      국가체제의 利點을 활용




      문화적 차별화로 억지구분을 하려는 것은 국체유지에 아무도움이 안 된다. 그것은 공식적인 다민족국가 내에서의 특정민족을 보존할 목적에나 유용할 뿐이다.

      우선적으로 현시점에서 獨立國體로서의 利點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병역의무를 지는 등 한국의 국민은 한국이 大國의 一部分이 아닌 독립국체를 유지함에 따른 여러 부담을 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反對給付的인 이득을 얻지 못한다면 병역의무자 등의 국가를 위한 봉사도 헛된 것이 될 것이다.

      근래 탁구선수 당예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에서 국가단위의 경쟁에서 밀려난 인재에게 지방대표를 하느니 다른 국가단위의 활약을 권유하여 영입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그들의 대표에서 탈락한 次下位의 선수라고 해서 반드시 실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으며 얼마든지 후에 올라설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각계의 우수인력을 受容하면 한국은 精銳化된 인재들의 활동공간이 될 것이다.




      韓國의 國體維持에 따른 韓中의 相互利點



      한국이 중국과 통합하여 하나의 국체로 되는 것이 중국의 욕심이라는 것은 短見이며 그것은 중국 나아가 동양문화의 保全에 있어서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한국과 중국은 별개의 國體를 유지함으로써 동양문화의 保全에 기여해왔다.

      역사상으로 보면 중국의 몽고정권에서 漢字가 國家公用字의 지위를 박탈당한 시대에도 한국은 漢字문화를 변함없이 지켜왔다.

      중국이 공산화로 인해 국가의 상징(國旗)을 서구공산사상을 따라 지었음에도 한국은 동양문화의 精髓인 太極을 국가의 象徵으로 삼아 동양문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춘추전국시대가 지난 후에는 천자의 나라만이 홑字 국명을 쓸 수 있었다. 淸의 쇠약이후 설립된 大韓帝國은 홑字 이름의 國名으로서 이를 계승한 大韓民國은 正統 天子의 나라의 脈을 잇는다고 볼 수 있다.

      反面에 근래 韓國의 漢字교육부재로 인해 몰락위기에 처한 한국의 전통문화는 중국이 있음으로 해서 한자교육의 動機를 더해 回生의 힘을 얻고 있다.




      三國志魏志東夷傳에 머문 시대착오에서 벗어나야




      시대착오적 사고라는 말은 흔히 쓰는 말이다. 보통 한세대쯤 전의 가치관을 지금에 적용하려 하는 사람을 지적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단지 몇십년이 아니라 이천년이 지난 시대착오의식을 가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東夷族과 華族의 갈등을 항상 문제 삼는 사람들… 三國志魏志東夷傳의 思考에 얽매인 시대착오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금 동양문화의 중심은 대륙내부의 西安과 洛陽이 아니다. 黃海를 접한 北京과 上海 그리고 서울(漢城)인 것이다.

      2008-10-27 오후 11:53:38
      펜션타임즈 http://www.pensiontimes.com/

    • 하민혁 2009/03/25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흐미야~ 정우철님보다 더 길다는.. -_-

      <덧> 한글 기생은 그것대로 또 맛이 있습니다. 중의적으로 쓸 수 있는. ^^

    • 정우철 2009/03/26 0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민혁님//

      미디어클라우드는 좀 거리가 먼 얘기가 아닐까 싶군요

      인터넷세계의 이른바 구루들의 혀에서 빚어지는 이른바 웹3.0 까지는 가야 기술적으로나 그것을 사용하고 누릴 일반사람들의 인식이 따라올듯 싶습니다

      더군다나 수많은 수동적인 누리꾼들이 주저없이 감탄하고 숭배하는 위키는 따지고보면 peer들에게 좀더 많은 웹페이지의 편집권이 주어졌다 뿐이지 별달리 첨단도 아니구요

      원하고 꿈꾸시는 청사진을 감히 짐작해보건대, 지금 존재하는 시스템이나 플랫폼에 바라기는 무리지 싶습니다

      물론 위키피디아의 정책이 좀더 유연하게만 바뀌어 준다면 만족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걔네 처지에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가 없으니 말도 안되는 경우지요

      무책임하게 뱉는 얘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꼬우면 직접 호스팅해서 위키 새로 만들면 되는겁니다

  12. 정우철 2009/03/26 0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경범님//

    만약 ...라면? 이라는 추측은 그냥 글을 쓰다가 흘러나온 지나가는 한 구절일 뿐입니다

    또한 역사에 가정이란 불가하다는 이야기도 뼈저리게 알고 있구요

    민족이라는 개념이 지배자의 유용한 도구로써 개발되었다는 말씀도 동의합니다

    직접 어디다가 써놓으셨던건지 감명깊게 읽었던 다른 어느분의 글이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열심히(!) 글까지 퍼오셨건만...

    제가 하민혁님께 드린 의견도 본문과 약간 동떨어진 와중에 애석하게도 전혀 상관없는 말꼬리잡기를 하신듯 보입니다

    저와 하민혁님의 논점과 주장이 어디에 있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말과 글은 어렵게 비틀고 옛날말(또는 한반도의 경우에는 특히 漢文) 섞어서 늘어놓으라고 있는게 아니라 함께 나누고 통하기 위해 쓰는겁니다

    한가하고 다른 성가신 생각이 들지 않는때에 제가 남긴 댓글을 집중해서 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제가 썼던 글을 읽어보니 종족이 어떻고 민족이 어떻고 하는부분을 빼도 전혀 지장이 없겠군요

    그러니까 저는 결코 환빠나부랭이처럼 우리나라가 더 넓었으면, 더 커다랬으면, 사람이 더 많았으면, 국력이 더 강했으면 이런 망상을 한게 아니에요

    가정을 무슨 이유로 했었던건지, 전후의 맥락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생각해주세요

  13. gnot 2009/04/02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위키피디아는 그 숨막히는 얼치기 권위주의 때문에 성장이 안 되고 있지요.
    위키피디아와 엔젤하이로위키 (거의 유일하게 비교가능한 대상이군요.)의 성장률을 생각해보면 답은 나옵니다.

    • 하민혁 2009/04/02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키피디아에 대한 지적에 공감해주시는 분은 처음이네요. 고맙습니다.

      '얼치기 권위주의'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공감합니다. 우리나라는(다른 나라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특히) 이른바 '완장'을 차게 되면 사람들이 살짝 변하는 것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http://blog.mintong.org/67
      윤흥길의 '완장' 그리고 기득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