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김어준의 유시민 도발인터뷰

(너저분한 이야기 나오는 앞부분 생략)

김 : 목표는?

유 : 시장 자체를 바꾸는 게 목표이다.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공급자 지배 시장에서 수요자가 왕노릇하는 것으로.

김 : 유통질서를 바꾸는 거? 마켓의 왕이 될 생각은 없나?

유 : 그렇죠. 내 목표는 당권은 당원에게 주권을 국민에게에요. 소비자 시장이 통용되는 시장 만들자고.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과점시장이었고 그냥 과점시장이 아니라 지역적 분할 과점시장이니까 이 구도를 깨는 게 목표이고. 수요자 욕구 존중 하지 않는 공급자는 사라지게 돼 있다.

김 :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상, 결과나 뭐가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손에 쥐어지는 건?

유 : 지금 이미. 개혁당이라는 작은 정당 만들어서 모델하우스 구축해봤고. 그 다음에 엠엔에이를 한 거죠. 열린우리당은 기본적으로 민주당 속에 있던 큰 그룹 속 몇개 기업. 그 중 큰 블럭하나와 개혁당이라는 작은 사이드의 엠엔에이 결과 세력은 저쪽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시스템은 개혁당쪽에 근접하고 있다. 이게 성공적인 엠엔에이죠. 지금 국민경선을 봐도 그렇고. 정당 지도부 전부 당원들이 뽑고. 그런 게 시작됐고. 앞으로 4년간 이 작업 진행되리라 보는 거죠. 그런 방식을 통해 양질의 정치인, 의원, 정책, 정치행태 보여주지 않고 체현 안 하는 정당은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내려갈 것이다. 노선의 보수 진보 막론하고. 모든 정당이 노선 차이 제외하면 동일한 헌법적 원리 지키도록 강제하는 것. 그것까지 하면 정치인으로 성공했다고 보는 거지. 물론 저 혼자 하는 건 아니고.

(중략)

김 : 엠엔에이 얘기했는데, 개혁적 국민정당 해산이 사실상 당적을 바꾼거지 당원 전체 끌고 간건 아니고.

유 : 양적으로는 거의 다 왔고. 100여명 남았으니까.

김 : 개혁당원 전원 참여하기로 상임위 안건 통과 됐는데 왜 해산 결정했나?

유 : 참여 방식으로 당대당 통합이든 해산뒤 개별입당이든 두개 있었는데. 당대당 통합 방식은 상호간에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 통합신당 쪽에서, 그쪽 전당대회에서 당대당 통합 합의해야 하는데 양쪽이 돼야하는데 만장일치 방식인데, 이걸 저쪽에 강제할 힘이 없었어요. 저쪽이 원하지도 않고. 합치긴 합쳐야 하는데 우리가 희생하는 방식으로 가자. 아주 심플했지.

김 : 일부 (개혁당) 당원들은 소속당 바꾸지 않았는데 해산시켰다고 주장한다.

유 : 법적 해산 안 됐지. 전당대회 거쳐야 하는데 정치적 의결은 했지만 법률적 의결은 할수 없었지. 온라인에서 해산까지 가능하도록 당헌 만들었는데 선관위가 이 당헌을 등록 안 받아주는 거야. 현행 정당법상. 그러니 실제 운영되는 당헌이 있고 선관위(에 낸) 당헌이 있는거야. 거기는 전당대회에서 하도록 돼 있는데 개혁당은 원래 오프라인 모임을 할수 없는 당이니 해산결의할 수 없는 거야. 법적 절차로. 그래서 해산 결의해서 탈당하고 열우당에 개별입당한 거지. 그러나 선관위에서 해산절차가 자기들 방법과 맞지 않다, 흠결있다고 판결했어.


3월2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정당법 개정안에는 전자관인 인증을 받은 사람의 경우 입·탈당을 인터넷을 통해 할수 있고, 정당의 창당·해산·합당도 인터넷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즉, 앞으로는 인터넷을 통한 의결로 해산 결의를 할수 있게 된다.


김 : 개혁당이 큰 실험이었고, 성공적 모델이었는데. 해산 과정에서 잡음 있었다. 4분의 3만 성과를 거둔 거 아니냐. 잡음을 해소하거나 모두를 끌고 가지는 못했다고 어느 쪽에서는 공격적으로 욕하는데.

유 : 욕하면 욕 먹어야 한다.

김 : 여기서 계산 잘못 했다거나 예상 못했다거나 해서 배운 건 없나? 꼭 말한대로만 계획되로만 되지는 않았으니까.

유 : 몇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가상 시나리오가. 그건 누구나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첫째 노 후보가 민주당에서 좇겨난다면, (민주당 사람들이) 다 해산 결의하고 국민통합쪽으로 정몽준쪽으로 가버리면. 노후보가 민주당이기 때문에 지지했거나, 민주당임에도 불구하고 지지했던 사람들 있었단 말이지. 민주당임에도 지지했던 사람은 더 화가 나지. 조직을 배양할 정치적 욕구가 존재하게 되는데 조직적 표출할 정당이 그 상황이 되면 없는 거지. 이게 에이(A)시나리오였어. 받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놔야 하는데 그래서 사회적 세력으로 존재하는 개혁당을 만든 거지. 시나리오 비(B)는 노 후보가 다행히 가면 우리는 정책적으로 지지한다 이거였다.

김 : 최소한 총선 4월까지는 개혁정당 유지한다가 비 시나리오의 플랜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유 : 아니지. 대선에서 이겼는데 그 다음 닥친 일이. 친노 반노 뒤엉킨 세력이 민주당이었고, 진짜 노 후보 지지자는 개혁당이었다. 우리는 깨는 방식의 신당 창당을 제안했고. 그런데 민주당이 거부 하는 식이었고. 그래서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환골탈태 못하고 적당히 여러 파벌이 절충해서 큰 틀에서 정당 틀 유지하면서 4월총선으로 갈 경우, 그러면 선거 결과 어떻게 나오든 개혁당으로 총선을 간다는 게 (이 경우의) 시나리오 에이(A)였다. 그 다음 시나이로 비(B)는 민주당이 분당은 안 됐지만, 큰 틀에서 지역당 벗어나는 합리적 정당으로 탈바꿈할 경우 참여여부 논의할 수 있다는 거. 시나리오 씨(C)는 민주당이 분당되는 경우 범개혁세력 연합에 따른 신당을 띄운다. 우리는 모든 가능성 보고 있었고. 씨 시나리오로 귀착된 거야.

김 : 우발적이거나 내부 갈등은 아니었고 급변하는 정치상황 안에 들어 있었다?

유 : 그렇죠. 예측가능한 속에 있었어요. 4·24 재보선 끝난 뒤 우리는 씨 시나리오에 돌입한 거지.

(중략)

김 : 오로지 노무현 위해서만?

유 : 논리적으로 맞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건 평론가의 시각이다. 실제 나는 정당 만들었고 선거운동에게 뛰어든 상황이었다. 선거운동은 대통령 후보가 한다. 단일화하더라도 그건 지도자의 결정이어야 한다. 추종자들이 못살게 굴고 요구하고 혈서쓰고 단식하고 그래서 지도자가 받아들이는 게 아니고 후보 스스로가 결단해서 하도록 해야 한다. 노무현 지지자들은 죽어도 단일화 반대하다 떨어져도 ‘고’지. 지도자가 판단해서 결정하면, 우리한테 물어보지도 않았네 욕하고도 또 당선운동 뛰어드는 거예요.

김 : 그게 논리의 기본 베이스인데. 즉 주권이 국민에게 당권이 당원에게 있다면 그 맥락에서 그건 소위 말해서 리더의 결정을 지나치게 보는 거 아니냐. 죽으라면 죽나?

유 : 후보 단일화는 전술의 문제이다. 스스로 결단하는 문제이다. 지지자에게 받아들여질지 아닐지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거야. 그 권한은 지도자에게 있다.

김 : 논리적 충돌은 가능한데 이해는 충분히 간다.

유 : 다른 사안들도 많은데 그런 면도 있죠. 논리적으로는 안 맞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밖에 없죠.

김 : 당권이 당원에게 간다는 얘기가 맞으면서도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가 현실정치에서 지도자 권능 인정하면서 논리적으로 구성된 선언이라서가 아니냐. 당권을 당원에게 그 말.

유 : 그렇죠. 구체적 상황에서 늘 충돌하죠. 선험적 해법은 없어.

(중략)

■ 차마 다 옮기지 못한 얘기, 요점 정리


첫경험:25세. 더 이상은 말 안해

주당 횟수:프라이버시. 말 못한다

첫 자위:중3

섹시:배종옥, 김영애(이영애 아님)

부채:1억5천만원짜리 아파트 분양 때 9천만원 담보대출

절도:어릴 때 구멍가게 사탕 몇 알

노무현: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

김근태: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분’

정동영:에너지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정치인’

이부영:장점과 단점이 똑같이 많은 ‘사람’

이회창:입지선정을 잘 못한 ‘분’

홍준표:삶의 여백이 뭔지 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정치인’

정형근:머리가 무지 좋지만 가치관이 삐뚤어진 ‘사람’

최병렬:자신의 소임이 종식됐다는 걸 알아야 할 ‘정치인’

이재오:가치관을 상실한 ‘정치인’

김문수:과거와는 다른 ‘사람’

권영길:개인적 매력이 있다면 더 크게 성공할수 있었을 ‘정치인’

추미애: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있어야 할 ‘정치인’

박근혜:늘 볼 때마다 사람을 안쓰럽게 만드는 ‘분’

한화갑:중용은 있으되 자기 중심은 없는 ‘정치인’

유시민 : 노무현이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등에 탄 자'임을 알고 배팅한 '정치꾼'?

<2004-03-03. 21:36>

2006/11/01 23:58 2006/11/0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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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amX 2006/11/26 2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저도 아주 잠깐이나마 개혁당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하민혁님께서 이렇게 과거를 꼼꼼히 기록해두신 것에 대해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2002년 10월에 입당했다가, 집행위의 월권 행위-특히 유시민-에 배신감을 느끼며 2003년 6월에 탈당했습니다.
    탈당한 다음 해에 군대 가느라 개혁당 문제에는 전혀 신경을 못 썼습니다. 올 6월에 제대했으니까요. 같은 당이셨던 분이라 속터넣고 말씀드리자면, 현재는 (전혀 지지하지 않지만) 민노당원이고, 만화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잠깐 정리해놓으신 개혁당 글을 봤습니다만, 보는 내내 정말 씁쓸하더군요. 저는 정말 입당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개혁당이 계속 갈 줄 알았거든요. 한 번 당하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세상에 대해 무지했던 가를 뒤늦게나마 깨달아 지금은 10년 뒤를 생각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습니다. 연이 있다면 개혁당 때처럼 언젠가 함께 뜻을 할 날도 오겠지요.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요. 내공으로 치자면, 제가 한참 아래라 함께 한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요. ^.^;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건필하시길.

    • 하민혁 2006/12/01 0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 잘 봤습니다.
      연이 있다면..
      언젠가 뜻을 함께 할 수 있기를 저도 희망합니다. X님도 건필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