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는 이들, 특히 '칼럼'이라는 글쓰기를 즐겨하는 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의 글에서 읽히는 건 글재주일 뿐, 도무지 신실함이 읽히지 않아서다. 사실을 말하자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토가 나와 견디기 힘들 정도다. 

이른바 '칼럼'이라 불리는 그 글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스테레오타입으로 돌아간다. 그런 글들은 먼저 입장이 있고 글이 그 입장을 풀어내는 게 아니라 입장이 글의 흐름에 휘둘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글빨 혹은 글재주가 입장을 잡아먹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물론 칼럼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면, 글이 사람 혹은 입장을 이끌고 간다 한들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찬사해마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주장을 담는 글이 이런 식이라면 그 끼치는 해악이 적지않다. 글을 읽는 독자에게는 독이고 사회적으로는 악에 가깝다.

어제 출근하는 차 안에서 송호근의 봄날은 갔습니다 는 칼럼을 읽었다.

송호근이 이런 글을 쓰다니.. 비위가 상했다. 정직함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야바위성 칼럼이었다. 보이는 건 거짓과 그 거짓을 꾸미는 글빨 뿐, 송호근의 저 칼럼에서 신실성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봄날은 갔습니다'라니..

도대체 노무현 정부에서 봄날을 기대했다는 그 단순함도 믿기 어렵거니와, 그걸 글빨로 말을 만들고 바다이야기 하나로 기어이 봄날은 갔다고 읊어대는 어거지라니.. 송호근은 정말로 독자들에게 저 말을 믿어달라고 하고 있는 것인지.. 눈 가리고 아웅도 이 정도면 거의 야바위 수준이다.  

글을 쓰는 이라면 도대체 글빨로 글을 먹으려 해서는 안될 일이다.  -_-


<덧붙이는 글>
어제 옮겨적은 글에 심통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게 저 칼럼과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면. -_-
2006/08/30 04:02 2006/08/3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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