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은 기사에서 민주노동당내 자주파에 대해 '진보가 아닌 종교집단'이라고 잘라 말한다. '북한을 상전으로 모시고, 북한을 본사라 부르는' 등의 대북 종속성을 비판하면서다. 비민주적인 방식의 '쪽수 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운다.
바른 지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사회주의 이념이 아니다. 비판의 대상은 이 세상 어디에도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만들고 그것을 종교적으로 떠받드는 덜 떨어진 행태다.
유아틱한 선민의식과 떼거리면 뭐든 가능하다고 믿는 저열한 조직의 논리가 여기에 더해지면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정상적인 정치이념 집단이 아니다. 사이비 광신 집단일 뿐.
당연한 얘기지만, 자주파에게도 할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닐 터다. 그러나 다른 걸 모두 떠나서 스스로를 '진보'라 칭하고싶다면, 먼저는 '자주'라는 말에 걸맞는 행동거지부터 보일 일이다. 언제까지 스스로의 힘이 아닌 이데올로기와 쪽수에 기생하여 살려 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출범을 준비하는 새정치진보연대가 명실공히 '진보'에 값하는 정치집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다음은 민주노동당내 주사파가 '본사'로 받들어 모신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비민주적 행태를 비난한 글이다. 저 기사를 보며 지난 해에 적은 이 글이 생각났다. 그대로 리바이벌한다.
[좌충우돌]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리고 인터넷혁명 2006년 07월 09일
"지금 미 제국주의자들은 우리의 사회주의를 없애버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분별 없이 날뛰고 있다"
"우리는 적들의 그 어떤 침략전쟁에도 대처할 수 있게 우리식 사회주의의 군사진지를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
"만약 적들이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존엄 높은 우리식 사회주의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무자비한 섬멸적 타격으로 선군의 기치 밑에 다져온 우리의 신념, 우리의 힘이 어떤 것인가를 똑똑히 보여줄 것"임을 경고한다
"온 사회에 군사를 중시하는 기풍을 더욱 철저히 세우고 인민군대 강화와 자위력 국방공업발전에 계속 최우선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위대한 수령님의 영도업적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을 더욱 줄기차게 벌여나갈 것"을 촉구한다
위에 옮긴 글은 지난 8일 북한 노동신문의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사회주의 건설업적은 만대에 빛날 것이다"는 제목의 사설 가운데 일부다. (참고 : 연합뉴스기사)
김일성 사망 12주기를 맞아 1면 전면을 할애하여 발표된 이날 사설에서는 선군혁명 총진군을 힘있게 다그쳐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전면적으로 높이 발양시킬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사설 전문을 보고싶다. -_-).
에니웨이, 이 기사에서 내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우리식 사회주의'를 설명하고 있는 마지막 대목이다.
"한편 '우리식 사회주의'는 주체사상에 기초해 인민대중이 모든 것의 주인으로 되고 모든 것이 인민대중을 위하여 복무하는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라고 (노동)신문은 설명했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내가 줄기차게 주창해온 진정한 '민주사회의 이념'이다. 나는 이 일이 이른바 '네티즌'이라 불리는 '깨어 있는 시민'에 의해 가능하다고 믿었다. 인터넷 시대의 도래가 비단 기술적인 부문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과 개인 의식의 변화를 촉발하리라고 믿었고, 진정한 '인터넷혁명'의 의의 또한 거기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 있는 지금, 이같은 믿음은 한낱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변한 것은 없다. 누구나 참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개인의 참여를 더 정치하고 더 저열하게 왜곡하는 조직 논리고 운동 방식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이념은 '위대하다'. 그러나 과연 그 현실까지 위대한가? 아니다. 그 현실은 참담하다. 참담하다못해 비극적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이념은 현실 세계에 바탕을 둔 정치 사회적 이념이라기보다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만들어 신봉하는 '종교적 이념'에 가깝다.
나는 무신론자다. 하지만 타인의 종교적 신념과 생활 방식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말 그대로 스스로의 자유의지에 따른 자신의 결단이고 선택인 때문이다. 나는 정치 사회적 이념은 종교적 신념과는 다르고, 또한 달라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둘이 같다고 해도 굳이 이같은 주장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다만, 조건은 있어야 한다. 바로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조선인민민주의의공화국의 이념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그 이념은 결코 어떤 선택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다. 나아가 조직의 논리를 앞세워 '인민' 개인의 의식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우리식 사회주의'의 현실은 '인민대중이 모든 것의 주인'인 사회가 아니라 '조직이 모든 것의 주인'인 사회다. 메워질 수 없는 이념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고 괴리다.
왜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가? 답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답은 한 가지다. 바로 집단으로 나서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저/열/한/ 조직의 논리'고, 사적 개인은 교육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가소성에 바탕을 둔 '한/갓/된 이데올로기의 논리'다.
지금 우리 사회를 배회 혹은 관통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조직의 논리와 이데올로기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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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과 이데올로기 논리, 쪽수와 언론을 통한 선동에 의존하는 것은 수구 정당 딴나라당과도 맥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길래 수많은 의사결정에서 민노당은 딴나라당과 연대했습니다.
'데칼코마니'입니다. 상대를 통해 서로의 입지를 확보하는.
요즘 제일 신나는 게 바로 한나라고 조중동일 겁니다. 종북기생주의자들은 이제 또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들테구요. 그러고 보면 세상 살아가는 방식도 참 가지가지입니다.
실제로는 민노당이 딴나라와 연대한것 보다는 열린우리당과 연대한적이 더 많고요.
그중 종북파는 "열린우리당 2중대 소리 들으면 어떠냐"라 할 정도로 적극적였죠. 종북주의자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뿌리깊은 증오때문에 투표도 민노당이 아닌 열린우리당에 할 정도니까요
글쎄요/ 당연하지요. 양적으로만 본다면 그건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입니다. 당연히 열린우리당과의 연대고리가 한나라당보다는 월등히 크고 넓을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양자가 처해 있는 그 스탠스의 상이함을 두고 볼 때는, 한나라당과 '맥이 통하는 것같다'거나 '많은 의사결정에서 함께 했다'고 말한다고 해서 크게 무리한 표현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통'하는 부분이 적지않았으니까요. '미리내'님이 말씀한 의미를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습니다. 댓글 또한 그같은 맥락에서 쓰인 것이었구요. 평화한 설날이시길 빕니다.
미리내님의 댓글은 한나라당&민노당 vs 열린우리당의 구도였던것 처럼 서술하시니까요. 사실 한나라당과 가장 정책적으로 통했던 정당은 열린우리당이었는데 말이죠. 즐거운 설날되세요.
뭐 딱히 글에 가타부타 할 만큼의 수양도 덜 되어있고,
그 수양 덜 된 머리로 읽어도 도통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양도 덜 되고, 머리도 멍청해서이겠지요.
다만 그 머리로 판단하건데 이 저급한 글과 제가 엮인글로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왜 제 글에 그리 하셨는지 모르겠고, 그것이 자유지만,
저는 님이 엮인글을 끊어주시기 바랍니다.
제 자유로 끊고 싶지만, 님이 시작하신거니 끊어주시죠..
마지막으로 정말 글좀 알아먹게 써주세요!
잘 알겠습니다. 알아먹게 쓰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리고 끊지 마세요.
잘난 사람들만 살아야 하는 세상이라면 그건 또 얼마나 고역인 세상이겠어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